기고문- 김종석


김종석
서울시안경사회장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지독히도 덥고 지루했던 여름도 자연의 섭리는 이기지 못하고 우리는 또 다른 계절을 맞이했다.

그런데 안경계의 불황은 그 끝이 보이지 않고 더 많은 악재와 위기가 겹치고 있다. 우리의 상품은 안경테,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세가지로 분류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인터넷, 면세점, 길거리에 있는 수 많은 매장, 의류 매장, 대형 유통사 등 안경테가 하나의 구색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또 우리와 함께 해야 할 보건복지부는 콘택트렌즈의 개인 해외 직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한편 안경렌즈 시장은 일부 안경원들의 엄청난 할인 폭을 하는 등 공개적 난매로 무너져가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억지로라도 믿어 보며 안경업계가 가진 문제와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먼저 공산품인 안경테의 우후죽순 격의 판매 현상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요 현상이라 하겠다. 이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는 물가 안정이나 국민 편의 차원이라는 명분으로 장려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경사는 국민 눈건강을 지키고 시력지킴이라는 사명감을 부여받은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안경사는 안경 업계가 점점 취약해져가는 환경을 대처하는 데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외부에서 구입하여 안경렌즈만 구입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시력검사, 조제가공, 피팅이라는 안경사만이 지닌 고유의 업무이자 우리만 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전문 기술이 무상 제공되는 현 상황을 기술료라는 명목으로 통칭해 정당하게 유료화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선글라스 피팅비도 포함된다.

안경사가 가진 고난이도 기술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는 과거에도 시·도 지부별로 시행도 해 보았고 시도도 해 보았다. 지금도 일부 안경원에서는 개개인이 시행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안경사협회에서는 단일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한안경사협회의 주관으로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면 이번에는 한 사람의 이탈자가 없이 모두가 동참해 업권과 생존권 수호에 함께 하길 바란다. 대승적 차원으로 모두가 동참한다면 이는 도수테는 물론 잃어버린 선글라스 시장도 찾아올 수 있다. 이번 기회가 오히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배반적 행위들을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다음으로 콘택트렌즈 시장의 움직임을 짚어보자. 현재 온라인 구입 및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 콘택트렌즈를 개인 해외직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했다.

지난번 해외직구 금지 법안 통과는 실제 우리 안경사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는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현재 인터넷 및 온라인 거래가 금지되어 있는 법안이 다시 허용될 것은 뻔한 이치이며 이는 곧 우리 안경사에게 치명적인 현실이 도래할 것이다. 이에 우리도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며 국가면허 소지자로서, 전문가 단체로서 그 당위성과 부당성을 호소하여 관철시켜야 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단체 행동도 불사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면허증을 반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경렌즈 시장은 내부적 균열로 파괴되어 가고 있다. 모든 상업적 구조는 적절한 가치가 인정되고 적절한 가격이 형성된다. 우리 안경사는 사회 봉사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국민에게 품질 높은 기술과 상품을 공급하고 그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아 생존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일부 동료 안경사들의 터무니 없는 난매로 인해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시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선 동료 안경사님들에게 호소한다. 우리는 박리다매의 업종이 아니다. 적은 숫자의 판매를 하더라도 정당한 가치를 제공받으면 그 부가가치는 더 클 것으로 본다. 동료를 짖밟으며 당장 조금 더 가져오는 물질적 가치가 과연 당당하게 다가올까. 이에 대해 대한안경사협회와 시·도지부는 콘택트렌즈와 안경렌즈 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강력하고도 실효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안경사는 하루만 살고 가는 하루살이가 아니다. 많은 동료들이 자식들에게 업을 승계시키는 현실 속에 미래를 생각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선을 넘지 않는 정도와 힘과 지혜를 모아서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아가야 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우리 안경사들의 큰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도 뛰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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