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성공-남정안경원
임채진 안경사(맨 오른쪽)가 인터뷰를 마친 후 아들 임정섭과 딸 임수지 안경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급제품 주력으로 승부
안경원 가격경쟁 안타까워
불법광고물 신고도 확실히

서울 남대문 시장 골목 2층에 자리 잡은 남정안경원은 안경을 한 번이라도 착용한 사람이라면 모두 알 정도로 꽤 유명하다. 그렇다고 안경원의 평수가 큰 것도 아니고, 유명 안경체인도 아니다. 또 연예인이 착용해 유명해진 패션 선글라스가 있어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3일 남정안경원 임채진 원장을 찾아 유명해진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남정안경원이 꽤 유명하다. 이유가 있다면.
▲유명할 정도는 아니고 단지 단골손님이 많다는 것뿐이다. 안경원이 오래되어서 알 사람은 아는 정도다. 단 한명의 손님이 와도 성심성의껏 시력을 측정하고 안경을 맞춘다. 안경사로서 당연히 하는 일이지만 마음을 통해 손님을 대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

―단골손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안경사를 신뢰한다는 뜻인데.
▲안경원에 오는 손님은 시력이 나빠서 오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우리 안경원의 특징은 고급렌즈다. 현재 칼자이스 다초점렌드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눈이 편안하기 위해서는 최고급의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손님 대부분은 만족해 하신다. 싸구려 렌즈나 인증이 안된 제품을 사용하면 당연히 눈이 불편하지 않겠는가. 안경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을 편안하게 하는 렌즈가 우선이다. 안경사는 고객에게 신뢰가 있어야 그 다음에도 손님이 찾는 법이다. 안경사는 준의료인이기 때문이다.

―단골손님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우리 안경원에 오시는 교수님이 계시다. 그 당시 그 교수님의 시력이 워낙 나빠서 안경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 교수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본인 눈을 편안하게 하는 안경을 찾을 수가 없어 매 순간마다 불편했다고 하셨다. 우리 안경원은 지인 소개로 오셨는데 그 당시에 최고급 렌즈로 안경을 맞춰 드렸다. 워낙 예민한 분이시라 내심 걱정도 많았다. 한 두어 달 후 새로 맞춘 안경을 드렸더니 대단히 만족하셨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뿌듯한 기억이다. 요즘도 꾸준히 오시는 단골손님 중의 한 분이시다.

―소위 말하는 진상 손님이 있다. 어떻게 대처하는가.
▲딱 5분만 참으면 된다. 말도 안되게 고집을 부리는 손님이 있다. 그렇다고 같이 싸울 수는 없다. 손님이 원하시는대로 해 드리는 편이다. 그러면 그 손님도 속으로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시는 것 같다. 단골손님으로 종종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들과 딸도 안경사다. 좋은 점도 있겠다.
▲제일 좋은 점은 마음이 든든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녀들도 오너의 마음으로 안경원을 운영하다 보니 매출이 쑥쑥 오른다. 아무래도 가족과 함께 일을 하니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 매시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시간 날 때마다 안경에 대해 공부를 하고 손님에게 더 잘하기 위해 서비스 공부를 한다.

―현재 안경 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격경쟁이다. 저마다 80% 할인까지하며 가격경쟁을 한다. 어리석은 짓이다. 대부분 경기가 좋지 않으면 비싼 제품을 팔리지 않고 싼 제품이 잘 팔린다고 생각한다. 모든 안경원이 가격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싸구려 제품을 쓰는 사람은 계속 싸구려 제품만 찾는 경향이 있다 .이젠 단순 안경원간의 가격경쟁이 아니라 안경업계 전체를 흔들 만큼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하고 있다. 예전에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손님들을 유치하기 위한 안경원은 종종 있었다. 지금은 그 경쟁이 심해 전단지나 포스터에 안경원에 공급되는 도매가격에 가까운 가격으로 손님에게 판매를 하고 있다. 이것은 결코 안경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길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 죽이기 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싼 가격으로 팔면 지금은 당장 이윤이 창출될 지 모르지만, 손님들에게 결국 안경원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해결책이 있다면.
▲있다. 일단 전국 안경사들의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경기가 불황일 수록 더 많은 안경사들이 가격경쟁에 뛰어들수록 오히려 가격을 더 높이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본인 눈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손님은 결코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부분을 안경사가 알았으면 좋겠다. 만약 주변에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안경을 파는 안경원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전화 한통으로 마무리 짓을 수 있다. 전화번호 120번을 누르고 불법 광고 내용을 부착한 곳을 알리면 단 시간 내에 해결이 된다. 이렇게까지 야박하게 하는 게 그리 마음은 편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안경 시장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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