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건-김흥수교수

안경사 근무복지·면허체계 개선방안 연구
공무원 가산점·학제별 교육과정 정착 노력

우리나라에서 안경광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총 44개다. 안경광학과에서는 매년 국가시험을 합격한 1500명의 신입 안경사를 배출하고 있다. 학생들이 안경원을 비롯한 업계에서 전문성을 보여주며 전방위적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의회)가 있다.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흥수(대전보건대) 교수를 만나 교수협의회의 목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흥수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장>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20~30명의 적은 인원으로 출발한 교수협의회가 현재 166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큰 규모 단체로 성장했다. 우리 교수협의회는 순수 전임교수로만 이뤄져 있으며 국가시험을 출제하거나 교과과정 개선에 대한 논의, 연구 등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수들이 갖고 있는 각각의 최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이를 교육에 적용하거나 현장의 안경사들이 생업활동을 할 때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하고 대한안경사협회에 학술적인 내용을 조언, 제언하기도 한다.

―올해 교수협의회가 설정한 목표는 무엇이었나.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가 있었다. 첫 번째로 우수한 안경사 양성을 위한 개선안 연구다. 우수한 안경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또 앞으로 어떤 교육과정을 연구해야 하는지 등이다. 두 번째로는 미래지향적인 면허체계에 대한 연구다. 현재 시행 중인 안경사 면허체계가 정말 우리 업계에 꼭 필요한, 빈틈없이 짜여진 시스템인가에 의문을 품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교수협의회나 안경사협회가 더 나은 목표를 설정하는데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안경광학과에서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첫째로는 바로 장비확보다. 다양한 장비를 갖추면 실습이 활발해질 것이고 결국 이는 취업으로 이어진다. 현재 일부 대학 중에는 조제가공, 양안시, 콘택트렌즈 등 실습과정을 일정 수준이 되는 학생들만 패스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졸업 후 실무에 바로 투입되려면 대학 때부터 빈틈없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해외 어느 안경광학과 교육과정과 견줘도 국내 안경광학과 실습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이런 교육과정 때문에 신입안경사들이 업무에 적응하는 기간이 짧다는 것도 강점이다. 둘째로는 현직 안경사들의 근무여건 및 복지개선을 위한 자료제공 및 개선안 연구이다. 이 부분은 대학이 직접 나서기는 어려움이 좀 있다. 하지만 이에 필요한 근무의 효율성, 세금에 대한 혜택, 안경원 경영의 효율성 등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협회를 비롯한 직접적인 단체와의 왕성한 교류를 통해 사회적 요구조건을 전달하는 것이다. 더불어 안경사의 행복 추구를 위한 근무복지 개선안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최우선을할 때 안경사의 사회적으로 보여지는 시각도 매우 좋아 질 것으로 본다.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의 해외 취업이 늘고 있다. 좋은 현상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향후 해외취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데 문제는 제도적 차이다. 한국 안경사 포지션과 외국에서 부여하는 권한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 안경사는 전문성을 가진 집단으로 검안, 상담, 안경 조제가공이 모두 가능하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안경사는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안경사의 업무가 옵토메트리스트(Optometrist)와 옵티컬 디스펜서(Optical Dispenser) 또는 옵티션(Optician)으로 나눠져 있다. 옵토메트리스트의 처방을 통한 작업오더를 받아 옵티컬 디스펜서가 안경의 조제와 판매업무를 수행한다. 결국 해외 취업을 한다면 우리나라 안경사가 어느 권한으로 인정을 받느냐가 중요한데 만약 한국의 안경사가 옵티컬 디스펜서로 인정된다면 해외로 취업한 안경사들은 허무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한국의 안경사의 법적인 업무로 볼 때 외국의 옵토메트리스트와 옵티컬 디스펜서의 업무를 혼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안경사가 외국에서의 온당한 대우와 온전한 취업을 위해서는 한국의 안경사 교육과정이 옵토메트리스트와 옵티컬 디스펜서를 양성하기에 충분하다는 국제적 인증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추가한다면 학제의 통일과 세계와 어깨를 견주기 위한 4년제의 전환도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안경사의 영문표기에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교수협의회장으로서의 생각은?
▲우리나라는 1984년에 대학에 안경광학과가 신설되면서 1989년에 정부로부터 안경사 제도가 시행됐다. 한국의 안경사는 독자적으로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안경 및 콘택트렌즈 처방 검사와 피팅 그리고 조제와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외국에서의 옵토메트리스트와 옵티컬 디스펜의 업무가 병합된 형태다. 따라서 외국의 용어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부족함이 많다.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의 안경사 제도와 유사한 조건이 많다. 독일은 안경사를 일반적으로 'Optiker'라고 총칭하고 있는데 이 옵티커는 다시 옵티커 마이스터(Optiker Meister)와 아우겐 옵티커(Augen Optiker)로 구분한다. 즉, 옵티커 마이스터는 옵토메트리스트와 그 업무가 유사하며 아우겐 옵티커는 옵티컬 디스펜서와 그 업무가 유사하다 이것을 놓고 볼 때 한국의 안경사는 독일의 'Optiker'라고 표현한다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3년제에서 2년제로 내리는 안경광학과도 있다. 이런 현상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수험생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학생을 단 한명이라도 더 모집하기 위해서 학제를 내리는 것이 신입생 모집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타난 결과다. 수험생 입장에서 안경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간이 2, 3, 4년제가 있다면 가장 짧은 2년제를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국민의 안보건 향상과 안경사 직종의 자질 향상, 탄탄한 안경사 업무의 전문성 보장을 위해서는 안경사의 양성제도의 무조건적인 제도개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 속에 합의와 학문적 정의를 통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안경광학과의 위기라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흔히 그렇게 얘기한다. 안경광학과 인기가 없어진다, 학과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맞지 않다.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올라간 학과가 있나. 답은 '없다'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낸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과가 의과대학인데 올해는 공대의 선호도가 앞서 있다. 12년간 힘들게 공부하고 개업해도 망하는 병원이 많다더라, 의사도 별 볼일 없다더라 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우수자원들이 공대로 쏠린 것이다. 그럼 의과대학의 위기인가? 그렇지 않다. 과거에도 안경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말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 그런데 근무조건이 안좋다, 3D 업종이다 라는 자조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으니 당연히 학과 인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원한 인기는 없다. 사회적 분위기를 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심의 안경원 난립으로 과포화 상태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대박은 없다. 고 정주영 씨가 고물상으로 지금의 현대그룹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고물상으로 현대그룹을 결코 만들 수 없다. 다만 시대의 흐름이 요구를 만들고 그 요구를 수용하는 자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안경광학과는 시대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보고 그 요구에 맞춰질 때 우리는 보다 안정된 자세로 다시한번 일어서게 될 것이다.

―교수협의회장을 연임하면서 임기가 이제 1년 정도 남았다. 그 안에 이루고 싶은 일이 있나.
▲첫째로는 안경사의 진로개척을 위한 것으로 보건직 공무원 시험의 가산점 제도 실현이다. 의료기사인 6개 직종에서는 모두 보건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받고 있어 많은 졸업생들이 공무원으로 취업의 진로를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안경사는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 3년 전부터 보건복지부와 규제개혁위원회 등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조율을 해 왔지만 계속적으로 불가의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교수들이 꼭 이뤄내야 할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둘째로는 학제별 안경광학과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끝으로 대한안경사협회와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 그리고 한국안경사업진흥원 등의 동반자적 교류다. 업무와 방향은 다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큰 그림에서 안경산업의 발전 즉, 교육산업, 제조산업, 판매산업, 안보건산업의 발전이다. 따라서 각각의 리더들은 사회를 보는 시각적 공감대와 진로의 방향적 공유, 그리고 연합적인 동반성장의 기류를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발전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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