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높이에도 깊이 있는 안정감과 편안함, 여성들이 즐겨 신는 '웨지힐 슈즈'를 발명한 사람이 살바토레 페가라모(Salvatore Ferragamo)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Ferragamo)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각선미를 살리면서 편안한 착화감에 할리우드 여배우가 먼저 찾았던 구두 디자이너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페라가모의 시작, 유명 여배우를 통해 미리 알려져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1898년 이탈리아 나폴리 근교에 위치한 보니토에서 14남매 중 11번째로 태어났다. 9살이 되던 해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성찬식에서 신을 신발이 없는 여동생을 위해 처음으로 구두를 만들었으며 11살 되던 1909년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나폴리의 한 구두방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구두 제작 공정을 습득했다. 29살이 되던 해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살바토레 페라가모 컴퍼니'를 설립, 이것이 살바토레 페라가모 브랜드의 시작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컴퍼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그의 아내, 그리고 그들의 6명의 자녀와 함께 운영하므로써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다양한 컬러의 독창적인 수제화를 선보이며 이탈리아 및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 나갔다. 유럽 시장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를 알린 후 1948년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미국 뉴욕에 첫 번째 직영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마릴린 먼로를 비롯해 오드리 헵번, 그레타 가르보, 소피아 로렌, 진 할로우 등 그 당시 대표하던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영화 의상의 소품으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구두를 착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더 넓힐 수 있었다. 마릴린 먼로가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바람에 스커트를 날리는 그 유명한 장면에서 선택한 구두 역시 살바토레 페라가모 작품이다.
■구두에 이어 안경.향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1960년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부인 완다 페라가모가 회사 경영을 맡고, 6명의 자녀들이 각자 뚜렷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명실공히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창조적 구두 디자인에 비견하게 완다의 사업수완은 탁월했다. 완다는 무엇보다 전통에 기반을 둔 페라가모의 명성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해외 틈새시장에 초점을 둠으로써 구두에서부터 안경, 액세서리, 향수, 시계, 가방, 벨트, 스카프, 지갑 등에 이르는 등 패션 전반적인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이탈리아 디자인 평론가 크리스티나 모로치는 "만일 신화가 확고한 기반을 가진 스토리라면, 페라가모는 모든 신화적 특징들을 갖고 있다"고 전했으며, 패션 관계자는 "페라가모 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페라가모사의 장인들이 만들어 낸 디테일들은 마치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이클래스를 위한 럭셔리 아이웨어, 페라가모 페라가모 제품 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라인은 단연 페라가모 아이웨어다. 패션 아이템이라 일컫는 아이웨어는 제2의 얼굴이기도 하다.
어떤 의상을 입느냐에 따라 착용하는 아이웨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포멀한 비즈니스 슈트에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는 뿔테안경, 깔끔함을 강조할 때는 메탈 안경, 지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싶을 때는 하금테 안경을 착용하는 등 자신의 얼굴형과 의상, 만나는 사람과 분위기에 따라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룩옵틱스에서 전개하는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 아이웨어가 내년 신상품을 선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17년 페라가모 역시 하이클래스를 위한 럭셔리 아이웨어가 기본 콘셉트로 얼굴형에 따른 다양한 안구 디자인과 함께 프런트부터 템플까지 볼드함과 유려한 곡선미를 최대한 살려 럭셔리함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페라가모 선글라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간치오(Gancino)' 장식을 메탈과 에나멜 소재로 고급스럽게 처리해 앤드피스의 디자인 요소로 사용했다. 올해는 스와로브스키를 새긴 한정판 선글라스가 페로가모 아이웨어의 대표 모델이며, 메탈과 플라스틱의 조화를 이룬 세련된 콤비 선글라스는 페라가모 특유의 우아함을 트랜디하게 표현했다.
룩옵틱스 관계자는 "빈티지하면서 도시적인 느낌을 살린 트렌디한 라인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주 타깃층인 중장년층을 포함해 2~30대의 젊은층까지 폭넓게 아우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중년 대표 아이웨어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지켜 올해는 페라가모 아이웨어의 해였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매출을 파악해 보면 올해 페라가모 선글라스는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마담 및 신사용 명품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중년 대표 브랜드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한국 고객의 선호 스타일과 페라가모 브랜드의 고유 콘셉트를 완성도 있게 디자인해 면세점 고객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면세점의 바이어들에게 최고의 브랜드임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페라가모의 선글라스는 '코리안 스페셜 핏(Korean Special Fit)'으로 특별히 디자인 되었으며, 한국인의 전형적인 얼굴형에 최적화된 황금 비율로 제작됐다.
실례로 마담테의 경우, '포테이토 쉐입(Potato Shaped)'이나 오픈테 등 국내에서 특히 인기 있는 디자인을 적용, 고급스러우면서도 차별화된 안구형을 찾는 중년 여성층에게 크게 어필을 했다. 또한 한국인의 두상, 광대의 길이와 형태 등을 철저히 고려하였기 때문에 감싸는 듯 흘러내리지 않는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특히 페라가모는 노세일 브랜드로 유명하다. 업계 전문가는 "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대부분 브랜드가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페라가모 아이웨어 브랜드는 세일을 통해 반짝 매출을 올리는 대신 일정한 가격을 내세워 할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명품 브랜드 자리를 확보했다. 또 유통 채널간의 가격 할인 경쟁 없이 안경원에서 판매가에 따른 마진율이 보존될 수도 있도록 했다"며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이야말로 경기불황을 이길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페라가모 아이웨어는 한국 시장에 맞게 별도 디자인된 제품을 국내 유통 전용으로 독점 공급함으로써 모조 상품이나 병행 상품으로 인한 가격 충돌을 방지하여, 도매 및 소매업체에게도 높은 마진을 보장하고 있다.
이렇듯 페라가모 아이웨어를 포함해 페라가모 전 제품 생산 라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설립자의 독자적인 창의성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뛰어난 솜씨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