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전달보다 22% 줄어… 정치적 불안감 탓
남대문 안경원 "작년도 힘들었는데 올해가 더 걱정"

2017년 정유년 (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국내 안경원들을 비롯한 안경산업 종사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안감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호무역 움직임과 잇따른 제재로 인해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를 등에 업고 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안경은 중국발(發)악재 속에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국내 안경원들 역시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들며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52만 5000명으로 10월 68만 918명에 비해 22%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11월 대비 관광객 증가율에서도 1.8%를 기록해 다른 아시아권 국가의 관광객 증가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작년 7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호무역 확대와 중국 국가여유국의 저가여행 상품 제한 등의 제재가 계속되면서 한국 방문 여행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 수요가 비교적 높은 지역에 위치한 안경원들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이 심각한 편이다.

남대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작년 12월까지 연말 특수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매출이 부진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이유도 있겠지만 예년과 달리 유커들이 많이 줄었다"며, "중국인들의 방문이 줄다 보니 우리 안경원의 경우에도 매출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올해는 더 안좋아 질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은데 연초부터 걱정이다"라고 한탄했다.

중국에 직접 수출을 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타격을 받긴 마찬가지다. 중국에 안경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b업체 대표는 "작년부터 중국 수출량이 급격히는 아니지만 매달 줄고 있다. 또 중국 세관에서 부쩍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꼭 집어서 얘기 하긴 어렵지만 예전보다 중국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보다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오더가 늘고 있다. 중국만을 바라보고 수출을 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달라진 중국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요우커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598만 4170명의 명목 생산유발 효과는 27조 66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보다 3.2배 늘어난 것으로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2조 5085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2005년 70만명에서 2015년 8.5배 수준으로 급증했고 최근 3년간 연평균 40.6%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에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우리나라의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총생산(gdp)의 1%에 달한다. 이와 함께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자체가 가지는 가치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안경산업의 경우, 한류의 바람이 거센 중국 시장을 겨냥해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에 자신들의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 마케팅 열풍이 불기도 했으며,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또 안경원의 경우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을 대비, 안경사들이 간단한 비즈니스 중국어를 숙지하거나, 중국어 안내문 또는 포스터를 통해 중국 고객들을 맞을 준비를 해온 곳들도 있다. 해외전시회의 경우에도 중국 북경이나 상해 국제 전시회에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가해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실패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출전문기업 c업체 대표는 "중국시장은 거대한 대신 그 만큼 성공하기도 힘들다. 안경을 포함해 자국에서 히트친 아이템이 있으면 중국은 일주일새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낸다. 안경은 오히려 쉬운 아이템에 속한다"며, "중국 시장은 법적, 도덕적 잣대가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철저한 준비와 시행착오를 겪어보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시장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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