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기획특집 간담회2-안경사의 오늘과내일>



fn아이포커스 창간 7주년을 맞아 지난달 20일 이형균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총무이사, 윤선재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홍보이사, 이병갑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총무이사, 최두열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기획이사를 초청해 '안경사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뻔한 얘기들이 아닌 진심 어린 안경사로서의 고충을 토로하며, 정치적 접근을 배제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진정성을 느낄수 있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과도한 가격할인 경쟁과 유통채널의 다변화, 해외직구 등의 악재 속에 대한민국 안경사들의 한숨이 날로 깊어져 가고 있다. 이에 fn아이포커스는 칭간 7주년을 맞이해 지난달 20일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및 지부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젊고 패기 넘치는 이사들을 초청. 서울 여의도 파이낸셜뉴스빌딩 fn라운지에서 안경사의 오늘과 내일에 관해 심도있는 얘기들을 나눠봤다. 좌담회는 오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 됐으며, 참가자들의 보다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구어체로 표현했다.


좌담회5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이형균 총무이사>

좌담회6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최두열 기획이사>

좌담회2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이병갑 총무이사>

좌담회3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윤선재 홍보이사>



사회자 :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업계 발전을 위한 특별 좌담회에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금일 좌담회의 주제는 '안경사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게 되는데요. 가감없이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네 분 모두 안경사로 살아오시면서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에 대해서 여쭙고 싶네요.

이병갑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총무이사(이하 이병갑) : 첫 안경사 생활을 시작하고선 3년 동안 한 달에 두 번 정도 쉬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98년인가 99년에 한 달에 네 번 쉬는 걸로 바뀌었어요. 저는 그때가 너무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업계에도 퇴직금이 생기고 보너스가 생기고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죠. 하지만 최근 가격파괴 안경원이 생겨나면서 과거가 더 먹고 살기 좋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현재는 서로들 가격만 너무 깎아서 다 죽어가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지만요.

최두열 대한안경사협회 인천시안경사회 기획이사(이하 최두열) : 다 똑같은 이야기 하실거같은데 안경원에 근무하면서 안경사로서 가장좋은 것은 고객이 마지막에 인사하고 가실 때가 제일 행복해요. 저희 안경원이 주택가여서 어르신들이 많거든요. 잘보이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 기쁘더라구요.

윤선재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홍보이사(이하 윤선재) : 저는 사실 다른 선생님들보다 안경을 되게 늦게 시작했어요. 늦은 만큼 더 열심히 그리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죠. 몇 년전에 모 마트사건으로 인해서 되게 속이 상했었어요. 그때 집은 인천인데 서울에서 안경원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같이 모이게 되면 꼭 싸울 일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친한 선후배들끼리 얼굴 붉히는 상황이 너무 싫었어요. 기뻤을 때는 저희 매장 근처에 정신병원하고 사회복지시설이 있는데요. 그곳의 선생님들이 오셔서 안경같은 것을 지원은 아니더라도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없을까'라는 뉘앙스로 망설이시더라고요. 그래서 괜찮은 제품을 정성들여 전달드렸죠. 연말에는 지원을 받은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와서 조그만 선물을 주고 사진도 찍고 해주는 데 그때는 너무 보람되고 기뻤어요.

이형균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총무이사(이하 이형균) : 안경사로서 제 실력과 능력을 인정받을 때가 제일 좋아요. 저희 매장같은 경우에는 안경원에 현수막이 붙어있어요. 가격할인 현수막이 아닌 신뢰의 문구가 붙어있는데 주변에 안경원들 거의 80%는 할인 현수막을 붙이거든요. 처음 그 상태로 안경을 운영하다보니까 매출이 조금 떨어지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에 고객들이 거기 가격보고 한번은 갔다가도 나중에 다시 저한테 돌아오시더라고요. 동네 안경원들이 가격에 흔들리지 않고, 남들이 하는데로 따라가지 않고 지켰던게 나중에는 돌아오더라고요. 그 순간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화가날 때는 할인 문구를 엄청 붙이는 안경원들 있잖아요. 그 주변에 안경원들도 다 세일을 붙이니까 너무 심해져서 주변 원장들한테 연락을 다 해가지고 거길 찾아갔는데 만나주지도 않고 계속 피하더라고요. 겨우 만났는데 "당신네들의 안경값이 비싸서 고객들이 안가는거야"라면서 너무 떳떳하게 얘길하더라고요. 안경사들의 윤리의식이 '너무 바닥으로 떨어졌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참담했죠.



사회자 : 네. 다들 열심히 살아오신게 말로만 들어도 느껴지네요. 다음 질문인데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들 치열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안경사로 살아가기가 어떠신가요.

이병갑 : 사실 전 20대 때는 몰랐어요. 30대 넘어가면서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 있었는데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이 제일 싫었어요. 열심히 치열하게 살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발전하고 사회 구성원들도 풍족해지고 좋죠. 하지만 여유가 없자나요. 다들 빡세게 살아야 한다는 슬로건이 저는 싫더라고요. 업계에 호주 이민 열풍 분 적이 있어, 저도 이민을 가볼까 준비를 하고 공부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게 결국은 국내 안경사 생활에 회의감이 들어서 한거잖아요. 안경사 입장에서만 봤지만 우리 사회가 개인적인 삶의 질을 생각해 보고 살아갔으면 해요.

최두열 : 한국에서 안경사로 살아가는 것. 힘들죠(웃음).오늘 내일 현수막이 매일 바뀌고 과대광고,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직원 안경사들도 원장들도 힘들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손님들마저도 '저 집은 반값 세일하는데 여기는 왜 안해요'하는 질문을 비롯해 근무시간이 아무래도 기니까 힘들죠.

윤선재 : 제 이야기가 이것만은 꼭 신문에 나갔으면 해요. 대한민국 안경사들은 원장이 됐던, 직원이 됐던 메이저 기업인 모 회사의 노예인거 같아요. 비유하자면 편의점? '우리가 그냥 물건 줄테니까 아무소리 말고 팔아', '니네가 많이 팔면은 이만큼 줄게' 라는 시장논리요. 또 어디는 리베이트 많이 받고, 어디는 적게 받고, 적게 받는 곳은 소위 말해 파트너쉽 체결을 못하니까 계속 손해보는 현상이 생기고 손해보다 보면 제품 활성화가 안되니까 손님은 줄고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근본적으로 한국에서 안경사로 살아간다는 문제는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하는데 안경사들끼리 단합이 안되서 횡포 자체를 막을 생각들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기만 장사 잘되고 돈만 더 잘 벌면 된다는 마인드가 문제인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안경사가 아닌 친구들이 저한테 물어요. "안경원은 이익이 많이 남는다며?"그러면 저는 농담식으로 "이익이 많이 남아. 남는데 그렇다고 안경이 쓰레기는 아니잖아 고물상은 이익 많이 안남아?, 내가 고물상이야?"라고 얘기하거든요(웃음). 그런데 안경사들도 바뀌어야 해요. 지인이라고 할인해 준다고 하고 저렴하게 해준다고 해서 지인들이 저렴하다고 생각할까요? 아니예요. 제 값을 받고 내가 열심히 투자한 노력에 비례해 제대로된 값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해요. 그런데 자꾸 장사꾼이 되려고 하니까 대기업에서도 '너희는 장사꾼이야' 하는 식으로 대우하는 것 같아요.

이형균 : 저 같은 경우는 앞에 분들이 말씀하신 것과는 다른 의견인데 저는 안경사가 굉장히 만족스럽거든요. 진짜 하고 싶었던 직업이고요. 안경사는 많은 것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저는 안경원 오너를 하게 된 것이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오너도 밑에 직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따라서 다르지만 자신의 능력에 의해 얼마든지 오너가 될 수 있고요. 그리고 오픈하는 것에 대해 금액을 3억, 4억 너무 크게 잡는 곳이 많은데 저같은 경우는 처음 시작할 때 1억 5천 가지고 시작을 했거든요. 또 안경원 오픈한 시기도 대학 졸업하고 딱 1년 만에 했어요. 굉장히 빠른편이죠. 그 당시 네이버 지식인이 한창 활성화 되어 가고 있을 땐데 그때 지식인에 열심히 답변을 달아서 전국 2위까지 했었어요. 그걸 보고 오시는 손님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만족해요 오히려 안경사들은 취업난이 아니라 구인난이잖아요. 또 연봉을 계산할 때 식비를 빼고 계산하는데 그런 것들을 다 포함했을 때 결코 연봉이 적은 편은 아니거든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해요. 우리와 근무시간 때가 다른 것이지 근무시간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초봉도 낮은 것은 아니에요. 4년제 나온 안경광학과 학생들이 다른 4년제 나온 학생들과 연봉을 비교해보면 낮을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여기는 3년제와 같은 전문대가 대다수인 실정을 따져 보면 취업도 잘되고, 급여도 괜찮고, 육체적 노동보다 정신적인 노동이기 때문에 몸이 많이 힘들지도 않아요. 타 직종과 비교해 보면 훨씬 더 좋은 조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사회자 :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안경사들의 복지문제에 대해 하실 말씀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윤선재 이사님 먼저 말씀해주세요.

윤선재 : 안경사의 문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불만이 복지 아닐까요? 요새 안경원에 근무하는 직원 안경사들은 복지가 보장이 되어 있어요. 오너가 되지 않는 이상 연금도 보장되어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쉴 수 있어요. 주2일 쉬는 곳도 많고요. 월 5일 쉬는 직원들도 많이 늘어났고, 직원들은 괜찮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1인 안경원들이에요. 365일 쉬는 날 없이 옆 가게 눈치보면서 일하게 되는데 해결방법은 간단한 것인데 못하는거죠. 다같이 쉬고 다같이 일하는 날을 정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어려운거죠. 소위 말하는 기득권을 가지고 계시는 안경원 원장님들이 그것에 동참안하려고 하니까 아무것도 안되요. 생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다같이 마음을 맞춰서 나아가면 좋은데…

최두열 : 저희는 1년에 1번씩 직원들을 다 모아요. 올해는 복지나 근무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해요. 예를 들면 주5일제 근무와 조기퇴근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죠. 안경사들도 하루종일 손님을 맞지는 않잖아요. 자기 계발 할 수 있게 책도 봐도 되고, 교육 관련 부분들도 신경을 써도 되죠. 그래도 '복지가 안좋네'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복지는 안경원 원장님들이 바꿔주려고 노력해도 직원분들 100%가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이병갑 : 저는 대한민국 광복 이후에 가장 좋은 직업은 은행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순위를 매기자면 직업군 중 안경사는 은행원 밑이라 생각하는데, 최근 영업시간 단축되고 수수료 받는 은행들 보면서 '안경 분야도 저렇게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해요. 검안료도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 될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요. 복지는 지금도 많이 좋아졌지만 앞으로는 더 좋아질거라고 봅니다.

이형균 : 저희는 직원들을 근무시간 격차를 두고 오픈조·마감조를 따로 지정해 직원들을 배려하고 있어요. 저는 직원 안경사나 원장들이나 근로 계약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악용하는 사례가 생기고 오너하고 직원 간에 불신하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잘 알고 일을 한다면 원장들도 복지를 위해 노력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잘 가르쳐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자 :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세대갈등 문제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는 있지만 세대 간의 사고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안경업계도 이런 문제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병갑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노동운동의 아이콘이었다가 지금은 말하기도 애매한 자칭 애국보수가 되었고,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됐잖아요. 저도 20~30대때는 진보적이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은 후배들을 만나면 제가 지킬 것이 있으니까, 잃을 것이 많으니까 보수가 된 것 같기도 해요. 이런 것들이 다 경험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모든 중·장년층이 보수는 아닐거예요. 하지만 경험을 통해 아닌 부분을 조언해 주시는 것은 좋은데 그것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고, 얘기하니까 갈등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해요. 그런데 저는 이 주제를 세대갈등보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안경사와 오로지 장사를 하기 위한 안경사의 갈등이 더 심하지 않을까 싶네요.

최두열 : 글쎄요. 저는 잘 못느끼겠어요. 요즘은 부장님과 직원들이 다들 잘 어울리고 대화도 많이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저희 매장은 그러한 갈등이 없거든요. 화기애애해요(웃음).

윤선재 : 저같은 경우는 안경사외의 일을 많이 했던 사람으로서 경험에 비춰 말하자면 원장과 직원의 생각 차이가 있어요. 서로의 생각이 다른 매장을 가면 항상 공통점이 보여요. 원장님이 안경 분야를 오래하셨고 저희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대다수예요. 그 분들은 계획성 있는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에 따라 판매하세요. 직원은 검사를 열심히 해서 손님에게 제대로된 안경을 맞춰 드리고 싶은데, 원장님은 뒤에 손님들이 밀려 있으면 검사를 꼼꼼히 오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실 거예요. 이런 것들이 우리 안경사들간의 세대갈등이 아닐까 싶어요.

이형균 : 이병갑 이사님 의견에 동의하는게, 장사를 하기 위한 분들과 정말 열정을 가지고 하시는 분들과의 차이점 인 것 같아요. 저도 일을 할 때 느꼈던 것인데 관련학과를 나오지 않은 원장님 밑에서 배웠는데 너무 엉망이였어요. 기본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들을 제게 알려주더라고요.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것을 토대로 제 방식대로 검안을 해버리니까 원장님이 좋게 보지 않으셨어요.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딱 그 만큼의 값어치만을 채점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 같아요

윤선재 : 또 하나 더 말하자면 저희는 보수교육이 있잖아요. 보수교육에 열심히 참여하는 분들은 안경사예요. 그런데 등산이나 동네 마실가시는 걸로 생각하시고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다 그렇지는 않지만 잠깐 바람쐬러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원장님들이 많아요. 그러한 원장님들과 일하시는 직원 분들이 '과연 제대로된 일을 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사회자 : 다 좋은 말씀들을 해주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오늘날 안경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형균 이사님부터 말씀해주세요.

이형균 : 안경사분들이 원하는 것들 많죠. 저를 비롯해서요. 안경사들만을 위한 단체인 대한안경사협회가 있는데 저도 협회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정말 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요. 많은 분들이 선글라스 의료용구화 해달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결정적으로 국민들이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저희는 저희끼리의 입장만을 가지고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많아요. 그것이 법적으로 명분이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고 또 법적 테두리안에서 가능한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해요. 그리고 해달라고 하는 의견은 분명한데 누군가가 해주기만을 원하는것 같아요. 그렇다면 단합이라도 잘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되요.

최두열 : 저도 똑같은 생각인데 다들 단합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쟤는 누구편, 쟤는 누구편 이러면서 서로 욕하고 헐뜻는 편가르기 단합이 아니고 안경사 전체에 도움이 되는 단합 말이에요.

윤선재 : 제 생각은 좀 다른데 안경사들의 직업의식 개선? 이러한 것들을 표출할 때 뭔가 한 목소리로 힘있게 추진되어 가야하는데, 그럴 때 마다 시끄러워진다고 하고 시끄러워지면 우리만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항상 무슨 일이 있으면 다같이 공론화시켜서 단합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주변에서는 '아직 때가 아니다', '시끄러워진다고 좋을게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제가 맞다고는 생각 안해요. 하지만 단합을 하면 그 힘이 더 커지 잖아요. 서로의 목소리가 합쳐지지 못하니까 안타깝죠.

이병갑 : 많은 안경사분들이 사실 협회에 관심이 없어요. 내 주위에 가격파괴 안경원이 들어오거나 대형프랜차이즈가 들어서지 않는 이상 관심없어 하세요. 그런 매장들이 내 안경원 주변에 들어서고 해야 협회를 찾게 되죠. 그런데 저는 그전 부터 우리의 문제에 대해 무조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매장 뿐만 아니라 전국의 안경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조금만 생각을 해본다면 더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형균 :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여기 계시는 분들은 다 협회 쪽 종사자이신데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것이 없기에 다른 회원 분들은 하는 것이 없다고 느껴지실거예요. 그 부분은 좀 아쉬워요. 그리고 '안경사들이 무엇이 필요할까?'에 대한 답은 검안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검안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기에 소비자들고 안경사들도 서로 적절한 대우를 못 받는 것 같아요. 정상적인 보상을 통해 제대로 된 검안을 해야 소비자들도 좋고, 안경사들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병갑 : 맞아요. 보건복지부에 검안에 정의를 문의해보니 안경사는 의료기기를 만지는 것이지 의료행위는 아니라고 했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검안료 청구는 저희 안경사 희망사항이잖아요. 안경사 미래를 위해서라도 검안료를 받기위해 노력해 봐야죠



사회자 : 현재 안경광학과에 다니는 학생들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경기도 예전 같지 않고 계속 안경사 비전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현재 안경광학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이병갑 : 재학생들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공부가 중요하죠. 안경사를 해보면서 느낀 것이 판매, 검안, 경영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 때는 다른 생각하지말고 계속해서 배우고 외우고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업계의 흐름이나 이슈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최두열 : 학생들이 무엇이든 진지하게 임했으면 좋겠어요. 편하게만 하려고 하지말고 손님들에게 제대로 안경을 해준다는 생각으로 실습도 실전처럼 임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취업을 하게 되더라도 모르는 것 또는 애매한 것에 대해서는 원장이나 선배 안경사들에게 많이 물어 봤으면 좋겠어요.

윤선재 : 안경광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첫 수업때 모든 교수님들이 "좋은 안경이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질문을 하실거예요. 멋잇는 안경, 잘보이는 안경 ,비싼 안경 다 필요 없어요. '편안한 안경'이라고 말씀해 주실거예요. '편안한 안경이 최고다' 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꼭 새기면 좋겠어요. 또 '사'자 들어가는 직업은 사기꾼일지언정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경사가 된다면 장사꾼이 아닌 사명감을 가진 안경사들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형균 : 저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꼭 인성교육을 제대로 해줬으면 해요. 안경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것을 평가해낼 수 있는 시야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협회에서도 각 대학의 안경광학과 과대표들을 초청해 올바른 길, 틀린 길에 대해 설명하는것들을 해보려고 해요.



사회자 : 지금까지 오늘날의 안경사에 대해 말을 해봤는데요. 다들 같은 듯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해요. 지금보다 중요한게 앞으로의 일이잖아요? 참석해주신 이사님들은 안경사의 미래 어떨 것 같으세요?

이병갑 : 저는 손님들에게 항상 "3번의 노화가 올 겁니다" 라고 얘기해요. 40대에는 눈, 60대에는 치아, 80대에는 귀. 이렇게요. 보고, 먹고 들리고는 생존의 문제잖아요 안경을 쓰던 안쓰던 누구나 노안이 오게되요. 10~20년 후에는 노안시장이 엄청 커질 것으로 봐요. 노안시장 확대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또 그런 것을 고려해 투자도 해야 하는게 맞고요.

최두열 :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노안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요. 지금도 어느 정도 시장 파이가 형성되었다고 봐요. 또 국민들의 시생활이 변화하면서 기능성 렌즈에 대한 수요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안경사의 미래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그것을 저희가 잘 지켜내야죠. 미래가 밝으니 열심히만 한다면 후배 안경사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윤선재 : 저는 다른 생각인데 안경사들 미래가 암울할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지금 현재 시장 상황처럼 장사를 목적으로 둔 메이저 업체들이 많이 생겨 나고 있기 때문에 아까도 말했다시피 나중에는 편의점처럼 되지않을까 싶어요. 메이저 업체들의 횡포를 막지 않으면 안경사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 같아요.

이형균 : 소위 말하는 대형 매장에서는 저희가 이런 얘기 하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안써요. 그러다 그 분들도 나중에 옆에 비슷한 경쟁매장이 생기면 그때서야 협회에 불만을 표하죠. 자기들이 50%씩 할인하다가 옆 매장에서 더 할인해서 팔아버리는 상황이 올 때 말이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불공정 거래인데도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협회 노력을 불공정 단합행위로 보는 정부가 문제예요. 이번에 부산시안경사회 일을 보면 알 수 있죠. 지금처럼 계속해서 할인경쟁으로 업계 방향이 흘러간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 올수도 있죠. 또 검안 부분을 생각하면 그것을 안과에 전부 내준다거나 하는 상황이 오면 정말 참담하죠.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어요. 해외랑 비교해보면 안경업계 시스템이 우리나라는 잘 되어 있는 편이에요. 현재의 시스템이 확 바뀌지만 않는다면 안경사들 미래도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사회자 :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 볼게요. 참석해주신 이사님들에 대한 질문이에요. 조금 식상하실 수 있겠지만 오늘 좌담회의 핵심 질문이라고 해도 무관할 것 같아요. '안경사'는 이사님들께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병갑 : 제가 안경사를 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중학교 3학년때 안경을 처음 사용했는데 일주일에 3개를 부쉈어요. 90년 초 쯤이였는데 저희 어머님이 몽둥이들고 저를 ?아다니셨죠. 그때 굉장히 고가 였거든요. 그 이후로 안경이라는게 저한테는 전부가 되어 버렸어요. 제가 안경을 만지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자긍심이 들죠. 또 안경원 여건상 근무시간도 많고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업종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들을 전부 감안해도 안경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요. 많은 선생님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실 거예요.

최두열 : 저는 등 떠밀려 안경광학과에 입학하게 되었거든요. 장손에 장남이라 집에서 기대도 컸고요. 처음에는 문과 출신인데 이과계열 공부를 하니까 너무 적응이 안되었는데, 군대갔다가 휴학하고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도 해보니까 '안경사를 잘 선택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안경이 천직인 것 같다는 소리를 직원들에게 자주하거든요. 추우면 히터 틀고 더우면 에어컨 틀고 일하는 직업이잖아요(웃음).

윤선재 : 처음 안경사가 되기 전에 도매 쪽 일을 했었는데 안경사 면허가 없어서 그런지 안경사분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막상 공부해서 안경사가 되어보니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살고 있으면서 남들한테 '감사합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이 제 수준에 너무나도 과분하고 감사하더라고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었던가, 아니면 똑똑하고 체력이 좋아서 육사를 갔다던가 하는 나라에 충성하고 존경받는 인물이 되지는 못했지만 저에게 감사하다는 소리를 해주시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지금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요.

이형균 :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요. 저는 이 일이 노력 대비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소리도 듣고, 저는 스스로 장사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굽신거리는 일도 없어요. 가격으로 컴플레인 거시는 손님들이 오시면 저는 돌려보내거든요. 그런데 누군가가 장사꾼 마인드로 손님을 대하기 때문에 진상손님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으로는 노력대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안경사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자. 이제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네요. 시간이 너무 금방 흘러가버린 것 같아 아쉬운데요(웃음). 마지막으로 오늘 좌담회에 대한 소감들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형균 이사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이형균 : 우선 fn아이포커스 창간 7주년을 너무 축하드리고요. 앞으로도 업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주셨으면 해요. 한편으로는 좌담회 기사가 나가면 걱정되는게 직원 안경사 분들이 보고 "니들은 오너라 그래"라고 생각할까봐 겁이나네요(웃음). 제가 볼 때는 우리 안경사들이 바라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모든 갈등이나 불만이 생겨난다고 봐요. 저는 학생 때부터 오픈 직전까지 노력을 어마어마하게 했다고 자부해요.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제 나름의 홍보도 했고요. 생각의 차이지만 개인의 노력 인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나이대 분들과 이러한 깊이있는 얘기를 하게되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다들 말씀 들어 보니까 힘이 나네요.

윤선재 : 전국에 안경사 면허를 가지고 안경일을 하시는 분들 다들 잘 되었으면 해요. 누군가에게는 옳은 소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다들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니까요. 나쁘게 생각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최두열 : 먼저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많은 안경사 분들이 협회에서 진행하는 정책이나 업계 현안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병갑 : fn아이포커스 창간 7주년을 맞아 이렇게 좋은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드려요. fn아이포커스가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업계를 위해 진정성 있는 얘기들을 많이 해줬으면 해요. 또 우리 안경사 분들 너무 어깨 축 처져 계시지 마시고 매일매일 힘차고 새롭게 일하셨으면 합니다. 안경사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저작권자 © fn아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