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경제조 70년사
80년대 6억원 투입해 고급소재인 하이니켈 안경 개발
96년엔 가격표시제 등장… 조제기술료 책정 끝내 무산





독일 수입,나사 깎는 기계
한국안경제조 역사가 70년을 맞았다. 1946년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가 설립된 뒤 14년만인 1960년에 대구 최초로 홍콩에 3000불 규모의 안경테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대구와 안경의 뿌리깊은 인연이 시작된다. 이듬해 1961년에는 한국광학주식회사가 설립됐으며 4년 뒤인 1965년에는 안경제품을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1968년에는 안경테 및 렌즈제조공장을 서울 구로공단에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안경산업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와 더불어 삼광, 코도광학, 한국공화안경, 대왕셀룰로이드, 삼성공업사, 한전사업, 대흥광학, 대이산업, 대구광학, 고려공업사, 삼양공업사 등의 기업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1980년에는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가 국제광학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에폭시 안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7년에는 하이니켈 소재의 안경테를 국제아피스공업에서 개발에 성공했다. 그 당시 한 경제일간지 기사를 발췌하면 만년필을 제조하던 국제광학이 일본의 기술지도를 통해 개발했으며 그 당시 6억원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들여왔을 정도로 고급 소재로 각광받았다. 국제공업은 하이니켈 소재 안경을 한달 7000개 생산했으며 판매가격은 6만5000원으로 고급화 했다. 이어 삼성공업사가 티탄 소재의 안경테를 본격 생산했다. 1987년은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다. 안경사 국가자격시험이 시행된 첫 해이기 때문이다.

1989년엔 서전이 루테늄 안경테를 국내 최초 개발하고 4년 뒤인 1993년에는 뉴욕비전엑스포에 참가,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에 국내 안경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안경테 KS산업규격이 개정됐다.

공장작업전경
1996년에는 안경테의 가격표시제가 시행됐는데 시행을 앞두고 업계와 소비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 당시 정부는 조제기술료를 별도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었는데 이는 사실상 안경테 가격인상을 부추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산업부 등은 안경사협회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안경테 조제기술료 산정작업을 1996년 6월에 완료함에 따라 가격표시제를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산업연구원이 산정한 조제기술료는 3만1000원으로 이를 안경가격에 적용할 경우 소비자들이 안경테와 렌즈를 더 비싸게 구입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 당시 2만~2만5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안경제품을 5만원 이상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없음
한국소비자보호원은 현재 안경 가격에 조제료가 포함돼 있는데 별도로 받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이중부담을 주게된다며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안경사협회는 안경은 조제가 필수적이지만 판매장소, 상품, 조제기술 등에 따라 차등가격이 불가피한데 정부가 조제료를 획일적으로 표시해 시행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조치라며 가격표시품목에서 안경을 제외시킬 것을 요구했다. 결국 가격표시제는 시행됐지만 조제기술료의 책정은 논란이 큰 만큼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현재 상황에서 보면 1996년이 전환점이 됐다. 안경 피팅 및 AS비용에 대한 유료화를 강력히 외치는 가운데 이 당시 안경테 조제기술료가 정착이 됐다면 지금 피팅비용도 당연히 자연스럽게 지불하는 것으로 시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997년에는 태성산업이 나무안경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에는 대한민국안경디자인공모전이 최초로 개최됐는데 현재 이 공모전은 디옵스가 열리는 4월에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디옵스에서 공모전 수상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없음
2001년에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가 건립됐으며 수출 1000만불 탑을 수상했다. 그리고 디옵스 1회가 개최된 해이기도 하다. 디옵스 1회는 11개국 233개 기업에서 682개 부스를 내며 화려한 첫 출발을 알렸다. 첫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행사규모와 참석인원이 눈길을 끌었다. 2005년에는 현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전신인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가 건립됐다.

건립과 동시에 향후 5년간 총사업비 63억원을 투입, 초대 김인수 사업단장은 안경산업의 국제화와 기술력 향상, 기능성 안경 및 브랜드 개발, 안경 디자인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할 인력을 책임지고 양성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대구 북구청은 전국 안경 제조업체의 88%가 밀집해 있는 대구시 북구 노원동과 침산동 일원 53만여㎡를 안경거리로 조성하고, 안경축제 등을 개최하기로 다짐하면서 국내 안경산업의 메카로 대구가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2006년엔 대구 북구 노원동, 침산동 일대가 대구안경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09년에는 안경거리를 조성했다. 침산교∼노원네거리 1.1㎞구간에 안경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노원네거리∼만평네거리 2㎞구간과 노원네거리∼원대오거리 1.4㎞구간에도 안경 관련 조형물을 설치하게 된다.

2014년에 와서는 안경산업토탈비즈니스센터가 착공되면서 대구를 글로벌에서도 내로라하는 명품 안경산업 도시로 만들고 이듬해인 2015년에는 지역연고산업육성 사업을 선정하고 안경산업토탈비즈니스센터인 아이빌(EYEVIL)이 완공됐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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