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회관 설립.레티나 개발 등 성과 정기휴무제 완벽히 정착안돼 아쉬워 선글라스 피팅료 등 함께 동참 호소 업계 물 흐리는 사안엔 강력 대처도
대한안경사협회 서울시안경사회는 1976년 5월20일 준비위원회를 거쳐 같은 해 6월14일 임시총회를 열고 대한안경인협회 서울특별시지부를 결성했다. 유영준 초대회장이 서울시안경사회를 맡았다. 현재 서울시안경사회는 3600여명의 안경사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약 2000여 곳의 안경원이 영업 중이다. 2015년 6월, 제19대 서울시안경사회장으로 지금의 김종석 회장이 취임하면서 교육회관 건립과 더불어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진행했다. 무상 회원관리 프로그램인 '레티나' 개발을 비롯해 병원, 무인경비업체 등과 MOU를 맺으면서 회원들에게 더 편리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발로뛴 2년이었다. 취임 2년을 맞은 김종석 서울시안경사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남은 임기동안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한지 2년이 넘었다. 그동안의 성과는 어땠나.
▲사단법인이라는 특성상 큰 일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 내에서 2년여동안 우리 서울시안경사회원들의 복지증진과 편의를 위해 발로 뛰었다. 그 결과 감히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가장 큰 성과라면 아무래도 교육회관 건립이 아닐까 한다. 전국 안경사회를 봐도 서울시만큼 깔끔하고 쾌적한 교육회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교육회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 가지 성과를 얘기하자면 단축근무제와 정기휴무제를 말할 수 있겠다. 현재 안경광학과가 40여 곳으로 집계되는데 초창기에는 보건계열에서 선호도가 높은 학과였는데 지금은 학생수 미달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안경사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데 원인이 있다. 통상적으로 9시에 출근에서 10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에도 근무해야 하는 근무환경을 선배 혹은 가족을 통해 듣게 되면서 지원자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오죽하면 월급 더 받는 것보다 주5일 근무제를 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내가 추진한 것이 의무휴일제와 단축근무제였다. 취임하면서부터 처음부터 강하게 푸시했던 사안이다. 월 2회 일요일에 쉬고 오후 9시에 마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우리 회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회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우리 협회가 해줘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안경사회가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예전보다 정기휴무제를 이행하는 안경원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완전히 정착되지는 않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물론이다. 일요일 휴무를 잘 지키고 있는 안경원을 보면 문을 닫을 때에 매출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지만 막상 두세달 휴무제를 하다보면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회원들도 많다. 다만 일요일에 높은 매출이 나오는 안경원의 경우 사실 그 매출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 안경원까지 강제적으로 문을 닫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울시에 위치한 모든 안경원이 한 번에 문을 닫는다면 내 고객을 다른 안경원에 뺏길 우려나 걱정이 없지만 이는 회원마다 의견을 존중해줘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강제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과거보다 저녁있는 삶을 사는 회원들이 늘어 기쁘다.
―앞서 언급했지만 19대 서울시안경사회 성과 중 교육회관 건립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안경사들의 교육이나 자기계발을 중시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회관 역시 이런 취지를 갖고 있나.
▲그렇다. 제1 목표는 안경사들이 좋은 여건에서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안경을 하나 구매하더라도 굉장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접근한다. 그렇다면 안경사는 소비자들보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고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특히 누진다초점렌즈의 경우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검색해볼 수 있는 내용들은 최대한 알아보고 방문한다. 그런데 안경사들과 대화를 할 때 정보력이 약하거나 질문을 했을때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한다면 구매를 포기한다. 안경광학과에서 공부했던 내용, 지식에만 고착돼 있다면 발전하기 힘들다. 물론 안경사들이 마음껏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용이 발생하는 교육기관의 교육은 고가이면서 안경사들이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교육에 열의가 있는 안경사들이 교육을 듣고 있지만 대다수의 안경사들은 쉽지 않다. 그래서 무상교육을 첫번째 목표로 둔 것이다. 그 성과로 2015년 9월15일 개관한 이래로 1년 6개월만에 약 2500명이 무상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교육과 비슷한 맥락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분증을 만들어 배포했다. 고객과 상담할때 신분증에 '대한안경사협회 소속 OOO안경사'라고 적혀 있으면 아무래도 더 믿음이 가지 않겠나.
―회원들을 위해 개발한 '레티나' 프로그램도 호응이 높다.
▲안경원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한 가지가 고객관리 프로그램이다. 우리 안경원을 방문하는 고객의 도수는 몇인지, 마지막으로 방문날짜가 언제인지 바로바로 체크하고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고객관리 프로그램은 적게는 최소 월 2만~3만원의 고정 지출비용이 든다. 큰 돈은 아니지만 매월 꼬박꼬박 지출하는 돈을 1년, 3년, 10년으로 계산하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래서 회원들이 무상으로 좋은 회원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 레티나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몇 번의 검증을 거치고 수정보완해서 우리 서울시안경사회가 단독으로 개발했다. 물론 안경사협회에서 공급하는 키스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는 비용이 든다. 레티나를 개발하기 전 협회에 회원관리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공급하자고 거듭 건의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레티나를 더 빨리 적극적으로 개발하게 됐다. 레티나를 통해 협회가 회원들의 회비를 받아 편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재 서울시안경사회 본부에서 띄우는 공지사항 등은 레티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이 공급받게 되면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법정보수교육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으로 안다. 보수교육은 어떻게 진행됐나.
▲지금까지 보수교육은 형식에 맞춰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보니 회원들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럽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올해 보수교육 중 가장 크게 개선한 부분이 있다면 '시간'이다. 무슨 뜻이냐면 그동안 현장에서 보수교육비를 납부 받다보니 그로 인한 인력과 시간이 매우 낭비됐었다. 시간에 맞춰 빨리 온 사람은 오래 기다려야 하니 자연적으로 불만사항이 생긴다. 9시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던 교육일정도 자꾸 늦춰지고 시간에 쫓기다보니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년 악습되는 안 좋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과감히 현장 납부를 없앴다. 물론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교육환경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질서있게 제시간에 맞춰 교육 스케줄이 진행됐다는 평가다.
―안경원에서 근무하다가 타업계로 빠져나가는 젊은 인재들이 많다. 서울시안경사회장으로서 또 안경사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나.
▲생각하는 만큼 보인다고 말하고 싶다. 안경광학과 오리엔테이션 등의 행사에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여러분이 안경광학과를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라고 말이다. 최근 취업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취업하기 위해서 다양한 스펙을 쌓아도 원하는 회사에 합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안경사들은 우선 졸업하고 국가고기에 합격하면 취업률 100% 아닌가. 또 원하는 곳에 취업했다고 하더라도 회사사정이 어려워지거나 어느정도 나이를 먹으면 정년퇴직이든 권고사직이든 내가 더 일하고 싶어도 그 여건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안경사는 다르다. 본인이 원하는 때까지 얼마든지 충분히 근무할 수 있지 않은가. 안경원을 개원하게 되면 본인은 물론이고 자녀들까지 안정적인 생계수단을 물려줄 수 있다.
―남은 임기동안 서울시안경사회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임기가 약 7개월 여 남겨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한다기보다는 기존의 추진했던 사업들을 정리하고 되짚어 보는 것은 물론 안경사 업권을 보호하고 우리 안경업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원년의 해로 만들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 현재 안경원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선글라스 시장이다. 이미 오래 전에 백화점, 면세점 등에 판매권을 빼앗김과 더불어 공산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경테마저 팬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 요즘 실정이다. 안경원에서 안경렌즈만 판매해서는 반쪽 안경사가 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피팅료, AS비용 책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부산시안경사회도 공정위의 제재조치를 받았듯이 담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안경원이 나서서 이 비용을 책정해서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한가지는 팩렌즈를 덤핑할인으로 판매하고 있어 이웃 안경원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형태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안경원은 정말 근절돼야 할 영업형태라고 볼 수 있다. 당장 몇 푼 더 벌자고 해서 업계의 물을 흐리고, 시장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나. 그래서 이에 대응하기 여러가지 대안을 계획 중이다. 고통받는 우리 회원들의 짐을 덜해주는 것이 협회가 하는 일이다.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은 시행한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콘택트렌즈 업체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다방면으로 방안을 찾고 있다.
―끝으로 임기가 끝난 뒤 또 협회일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고 싶은가.
▲대한안경사협회와도 긴밀한 협조로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65세 이상이 돋보기를 구매할 때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을 어필하고 있다. 현재 안경원의 큰 수익구조 중 하나가 누진다초점렌즈다. 비용이 비싸서 혹은 여러 이유로 안경원을 방문하지 못하는 누진고객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을 안경원으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지원정책을 시행해야 하고 안경원에 방문했을때 세밀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누진렌즈로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정책이 시행된다면 누진렌즈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