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등교때 착용하면 주위서 핀잔하기도
시력관련 수술후 착용하는 사람들 '난감'
안경원서 선글라스 주목적 적극 알려야


선글라스
"저는 선글라스를 각막이상 때문에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실내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야외활동을 하는데요. 가끔 출근하는데도 선글라스 끼고 오는 것은 너무 오버아니냐는 주위의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속상합니다. 일종의 치료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멋부린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자꾸 눈치를 보게 되죠."

선글라스 시즌이라는 8월 초,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어 달린 댓글에는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며 공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본격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 유명 여행장소나 피서지에 붐벼있는 인파들 대부분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SNS를 통해 근황을 알리는 사진 속에도 선글라스는 꼭 등장하는 휴가 필수품이 됐다.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더욱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돼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선글라스의 주목적인 자외선차단용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난감하다. 수술을 하거나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꼭 착용해야 함에도 주변의 시선이 따갑기 때문이다.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에서 다양한 하우스브랜드가 생겨나고 이에 따라 제품의 디자인이나 품질 등 퀄리티가 업그레이드 된 것은 사실이다. 명품 브랜드에 대부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던 안경원들도 콘셉트나 상권, 주타깃 고객에 따라 제품을 선별해 보유하면서 선글라스도 일종의 안경원 고유 아이덴티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점은 있다.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곳이 다양해졌다. 안경원뿐만 아니라 편집숍, 백화점, 면세점, 온라인마켓 등은 물론 노점상가에서도 취급하게 됐다. 백화점, 면세점에서도 명품브랜드 외에 하우스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글라스를 패션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보니 안경원보다는 백화점이나 면세점, 온라인마켓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경원에서는 선글라스가 자외선차단을 비롯해 시력관련 수술을 한 뒤 보호해줄 수 있는 의료목적이 첫 번째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경사와 충분히 상담을 거친 뒤 구매하려는 제품이 정식 인증을 받은 것인지, 자외선차단은 이상이 없는지, 내 시력은 물론 활동반경에도 잘 맞는지 등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한다. 디자인, 브랜드보다 우선순위가 돼야할 문제가 선글라스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안경사협회 울산시안경사회(회장 권순우)에서는 이런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라디오 광고를 통해 '선글라스도 안경사와 상담을 받고 구매해야 한다'고 알리고 있으며 시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해 검안과 상담을 통해 맞춤 선글라스를 추천, 인근 안경원을 방문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시안경사회뿐만 아니라 전국 안경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면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안경사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을 하고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펼친다고 해도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당장 안경원으로 발걸음을 하거나 구매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안경원 규모 특성상 젊은 취향을 아우른 제품을 모두 구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잃어버린 선글라스 시장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안경사 스스로 패션보다는 의료용 목적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안경원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선글라스 관리법, 자외선차단율에 대한 설명 등을 함께 하면 전문가로서의 신뢰감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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