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297억 달러, 콘택트렌즈 67억달러 기록
2012년보다 24% 증가… 연평균 4.4% 성장
청색광 등 차단하는 기능성 안경 별도 구입
시력교정 넘어서 패션아이템으로 자리매김


와비파커
미국 안경제품 취급 온라인 쇼핑몰인 '와비파커' 메인 화면
우리나라의 든든한 우방국이자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 안경시장이 올해 시장규모만 36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 김재홍/이하 코트라)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안경 및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365억 6190만 달러(한화 약 41조773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콘택트렌즈와 솔루션 시장이 67억8280만 달러(한화 약 7조6205억원), 안경이 297억 7910만 달러(한화 약 33조 4568억)로 각각 집계됐다. 이와 같은 수치는 2012년에 비해 약 24.1% 가량 증가한 것이며,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4.4%였다.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프랑스의 '에실로(essilor)'가 2016년 안경 및 콘택트렌즈 시장점유율 16.8%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으며, 2위는 점유율 11.5%의 이탈리아 '룩소티카(luxottica)'가 차지했다. 뒤이어 '존슨앤드존슨 비젼케어(johnson&johnson vision care)'가 5.1%로 3위를 차지했다. 올 1월에는 룩소티카 그룹과 에실로 그룹이 전격 합병을 발표하며 제품의 구성이 다양해 지고 출시 제품의 가격대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현지 무역관은 전망했다.

미국 안경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오는 2022년에는 410억 달러(한화 약 46조 635억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현지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동시장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4%로 전망되는 것에 비해 안경시장의 성장은 괄목할 만 하다.

성장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볼수 있는데 미국내 노령 인구와 근시 인구의 증가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 미국 소비자의 소득수준 개선이다. 현재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 인구는 안경 및 콘택트렌즈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분류된다. 미국 센서스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인구수는 3억 2142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0대 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의 48%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40~49세가 13%, 50~59세가 14%, 60~69세가 11%, 70~79세가 6%, 80세 이상이 4%로 조사됐는데, 이는 시력교정인구가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디지털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이를 사용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시력 교정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의학 협회 학술지 'jama ophthalmology'가 지난 5월 6세 미만 어린이의 검안 자료와 센서스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 2015년 미국 내 3~5세 아동 가운데 17만 4000명이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는데, 2060년에는 약 26% 가량이 증가한 2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 어린이들 상당수가 난시, 근시, 굴절이상 등을 겪고 있으며 대부분 안경으로 교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유해광선 차단의 필요성을 인지한 미국 소비자들이 안경 및 콘택트렌즈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현지 무역관은 전했다.

또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자외선이나 컴퓨터 스크린, 스마트폰 등에서 나오는 블루 라이트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시력교정용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에 자외선과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력교정의 목적이 아닌 장시간 야외에 있거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사용할 경우 유해광선을 차단하는 안경을 별도로 구입해서 착용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안경은 단순히 시력을 교정하는 의료 목적이 아니라 의상, 헤어와 조화를 이뤄야 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태다. 안경과 선글라스 구입 주기가 짧아지고, 한번 구입시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안경·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2016년까지 안경·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매년 평균 15%씩 증가해왔다. 특히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온라인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안경테 5개를 보내주고, 직접 착용해 본 후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판매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러한 독특한 영업 방식으로 '와비파커'는 온라인 안경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미국 안경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안경 및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콘택트렌즈 솔루션 등 관련 품목 수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안경 교체주기가 짧아지고, 온라인 판매채널의 확대로 가격대도 한층 더 다양해지면서 개성있는 디자인과 선택의 폭이 넓은 가격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문자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한국기업들의 대미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의 수요가 다양해진만큼 장기적으로 바이어 및 소비자에게 제품 노출을 통한 자체 브랜드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현지 무역관은 조언했다.

아울러 온라인 채널을 통한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1년까지 미국 인구의 82%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안경 및 콘택트렌즈 시장 역시 온라인 판매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직접 디자인하고 안경을 제작해 판매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한국 안경 브랜드도 온라인을 통한 미국 진출에는 큰 무리가 없음을 알 수 있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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