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주력 대구업체들, 막막한 현실에 한숨
통관 갈수록 어려워… 베트남.홍콩 등으로 우회
사드보복

불매운동.무역제한

"한국 제품 안산다"
남대문.면세점 직격

중국수출 61만달러↓

잠잠해진줄 알았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조치가 북한의 핵실험 등 대외적인 악재 속에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한국 관광 금지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무역제한 조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에 전방위적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안경업계 역시 중국의 무자비한 무역 횡포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소재 수출업체 대표 A씨는 "3월 부터 중국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더니 현재는 직접 수출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오더를 받아 제품을 보내도 통관 허가가 나지 않아 결제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심천으로 향하는 수출품은 홍콩을 거쳐 들어가거나, 단양 수출품은 베트남을 거쳐 보내는데, 이렇게 되면 물류비도 더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게 돼 중국 바이어들 문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역제한 조치로 인해 최근 한국 기업들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중국외 아시아 국가로의 한국 안경 제품 수출이 늘어난 것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까지 중국으로의 안경테 수출은 711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61만 달러 가량이 감소한 649만 달러로 나타났다. 감소폭이 크지는 않지만 전년대비 베트남 수출물량이 올해 5백만 달러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선글라스 역시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수출은 45만 달러 가량 감소했다. 중국의 무역제한조치가 계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으로의 안경테·선글라스 수출은 지금보다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남대문 등 안경원들은 물론이고 면세점에 입점한 도매사들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부터 현재까지 5개월간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333만명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를 기반으로 연간 799만명의 관광객 감소와 함께 관광산업 손실액이 1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손실액은 34조원, 취업유발손실은 40만1000여명으로 분석됐다.

남대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B원장은 "유커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유커들이 직접 안경원에 와서 안경을 구매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다. 유커들 때문에 직접적으로 남대문 소매경기가 안좋아졌다고는 볼 수 없겠으나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 중국 외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손님들은 오히려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 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또 다수의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중국 수출액이 크지 않은 안경산업의 경우에는 더욱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중국 내 상황만 언론을 통해 알려질 뿐 소액이지만 피해를 입고 있는 안경관련 업체들의 경우에는 대기업들에 명함도 못내미는 상황이다. 수출을 위주로 하는 제조도매사들의 경우 업체 규모가 크지 않은 곳들이 많다. 비교적 영세한 안경업체 특성상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지면 경영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

서울 소재 수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내수경기가 계속해서 침체기를 겪자 수출로 눈을 돌린 업체들이 많다. 일본, 미국 등과 같이 수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 시장이 이런식으로 문을 닫아버리면 수출을 기반으로하는 회사는 운영이 될 수가 없다. 우리도 소량이지만 중국 현지로의 수출 물량이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올해 사드 사태 이후로는 문의가 뚝 끊겼다"며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는 있지만 현지에서 요구하는 인증절차가 있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 조속히 중국과의 마찰이 종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저작권자 © fn아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