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브 교육센터 매니져
장영은

얼마 전 놀이터에서 딸아이 친구 한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아이가 쓴 안경테가 부러지면서 고왔던 얼굴에 상처가 남게 됐다. 속상한 아이의 엄마는 '어서 커서 대학가면 라식해줘야지 안되겠어'하며 속상한 마음을 표출했다.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그리고 검안사의 견해로 아이들의 시력 교정에 적절한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우선, 시력 교정 대상자의 견해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던 소비자 연구 자료를 검토해 봤다. 학급의 칠판이 흐릿하게 보여 불편했던 기억부터 처음 안경을 접했던 추억 등 시력 교정이 필요한 고객들의 생각과 심리가 매우 상세하게 조사돼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본인의 시력이 우수하지 않다는 것을 처음 인지하게 된 계기를 다소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질에 있어 시생활이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만큼, 비록 어린 나이였더라도 매우 강렬하게 느꼈을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선명한 시력을 선물한 인생의 첫 안경은 아이들에게 자랑 거리이며, 안경이 불필요한 친구들로 하여금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성장을 하면서 이렇듯 자랑스럽던 안경의 존재가 다소 부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 연구 자료를 통해 취합된 사례들을 읽어보니 수학 여행이나 배낭 여행을 갈 때 안경이 부러져 남은 여정을 망치게 될까 걱정이 됐다는 스토리부터 졸업 사진 찍거나 첫 미팅에 나갈 때 한껏 꾸민 미모를 뽐내고 싶은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는 생각까지 안경에 대한 견해가 바뀐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즉, 어느 시점이 오면 성장한 안경 고객에게 콘택트렌즈나 시력교정술과 같은 새로운 시력 교정법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줘야 함을 시사한다.

놀이터에서 다친 초교 1학년 딸아이 친구를 기억하며, 조금 더 빨리 시력 교정의 수단으로 콘택트렌즈를 제안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다. 딸아이의 하루 생활을 둘러 보면 수영, 방송 댄스, 음악 줄넘기 등 안경을 착용한 채로 수업에 참여했을 때 불편감을 느끼거나 위험에 노출될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역 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로드숍 화장품의 고객 중 30%가 초등학생이라고 하니 곧 친구들과 화장도 해보고 美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는 시기도 올 텐데, 안경을 쓰고 있다면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십대의 콘택트렌즈 착용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머리에 종을 울리는 일깨움을 준 경험이 있었다. '어린이와 시력교정'에 대한 세미나 참석 중 한 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모든 어린이에게 콘택트렌즈를 추천해야 하는 이유는 안경이 부러지는 것과 같은 안전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자신감 향상을 위해서다."

영국의 1,014명 10대 콘택트렌즈 착용자와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86% 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콘택트렌즈 착용을 통해 자신감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mcparland m, 2013)

세미나 참석 후 필자는 실제로 적극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콘택트렌즈를 추천했고 나름대로 흥미로운 결론을 내렸다. 어른들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교육된 대로 렌즈 관리를 정확하게 한다는 점, 예를 들어 렌즈는 반드시 손을 세척하고 착용하기), 착용.제거 교육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2013년도 eye & contact lens 논문지에 발표된 walline j 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인한 안질환 발병률이 성인과 10대 그룹을 비교했을때 차이가 없다고 한다. 즉, 십대라 하더라도 콘택트렌즈 착용의 안정성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전문가가 착용.제거 방법 및 적절한 관리 교육을 철저히 해준다면 말이다. 보다 전문적으로 검토해 보면 고도수 근시라 안경의 무게나 주변 시야가 우려되는 경우, +3.00d 이상의 원시로 사시가 우려되는 경우, 부동시로 인한 부등상시증이나 안경 프리즘 격차로 인한 두통이 발생된 경우, 양안시 문제로 시기능 훈련을 할 경우, 등 어린 십대라도 콘택트렌즈로 교정이 필수적인 경우도 있다.

지인 안경사는 "콘택트렌즈를 초등학생한테요?"하며 놀라움을 표출했다. 성장하는 시기라 비성숙한 눈에 혹시 악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크단다. 하지만 실체는 이러한 어른들만의 생각으로 적절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무차별하게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가 이미 다수인 것도 사실이다. 필자에게 종을 울려줬던 세미나를 상기시키며, 한국의 미래의 주역들이 보다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콘택트렌즈 생활의 문을 열어주는 전문가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장영은 칼럼 '행복한 안경사, 행복한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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