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안경테 난립 등 어려움 해소 목표
조합강점 따라가되 교육.세미나 수시로
앱 만들어 조합 홍보하고 수시로 소통



이정배 전 대한안경사협회장이 전국안경사협동조합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8월21일 설립인가를 받고 올 연말까지 약 300여명의 조합원 모집을 목표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정배 이사장을 만났다. 전국 조직을 결성해 내년 3월경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인 전국안경사협동조합은 조합원인 안경사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안경원 경영전문가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연구하고자 한다는 설립취지를 밝혔다. fn아이포커스는 이정배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합 설립과 사업추진계획 등 궁금한 사항을 들어봤다.

이정배 이사장(좋은화질)
전국안경사협동조합 이정배 이사장




조합 설립의 계기 및 출발점은 어디인가.

대한안경사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조합 결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타 단체나 협회 등은 같은 영역안에 조합이 결성돼 있고, 이를 통해서 제도적, 정책적인 부분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안경업계에도 건전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협회 업무의 보조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한편, 조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부분은 안경테는 안경사가 판매하는 것이 당연한데 공산품으로 규정돼 일반인들이 판매할 수 있게 만든 부분이다. 이로써 저가 안경테 난립으로 안경시장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강력히 반대의 목소리가 나와주지 않았다. 협회는 비영리단체로 그러한 역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수익단체, 이익단체인 조합의 기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꼈다.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협회 등 유관 단체 주변에는 협동조합이 결성돼 회원들에게 공적 이익을 주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후배 안경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6년 동안 대한안경사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정치권, 유관단체들과의 유대관계를 통해서 느꼈던 안경업계에 대한 아쉬웠던 부분들을 조합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한다.

조합은 이익창출이 우선인데 이에 대한 방안모색은 되어 있나.

협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프랜차이즈는 매월 가맹비 등 관리비를 통해 기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조합은 출자를 통해 개개인이 주인이 되며, 조합운영으로 얻어진 수익창출로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배당해 주는 형식이다. 그런 면에서 조합에서 공급되는 제품구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제품구성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안경원에서 절실히 필요한 전문적이고 기능적인 부분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부분을 연구 발전시켜 조합원들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정기적인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서 조합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할 것이며, 경쟁력 있는 안경원으로 성장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다. 단순히 제품을 공유하고 독자적인 브랜드로 운영되는 부분에서는 프랜차이즈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본질은 많은 차이를 보일 것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조합원 개개인이 활동한 만큼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다.

조직구성은 어떤 형태로 돼 있나.

조합은 작은 것이 모여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소사성대(小事盛大) 믿음을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다. 현재 이사장 1명, 감사 1명, 이사 6명으로 임원진이 구성되었다. 또 각 지역마다 지역을 총괄할 수 있는 이사를 선임할 것이며, 지역이사가 주축이 되어 건전한 생각과 업계발전을 위해서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조합과 함께해 나갈 것이다. 1차적으로 약 300여명의 조합원 구성을 예상하고 진행하고 있다. 조합 임원진과 구성원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조합의 설립취지에 맞는 조합원들이 함께 한다면 향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며, 건전한 마인드와 업계발전을 위해 동참할 준비가 된 안경사라면 누구든 환영한다.

조합을 결성하면서 많은 고민했으리라 생각되는데

'내가 조합을 해야 하느냐'에 대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조합은 전문성이라는 가치를 찾아서 운영하면 길게 갈 수 있을 것이고, 상업적 논리로 가격 위주의 운영방식이라면 얼마가지 못해 붕괴하고 말 것이란 생각을 가졌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간의 마찰을 보면서 1인 안경원들이 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제안을 해왔다. 이들이 결집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조합을 운영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한편으로는 협회장 재임기간동안 안경사들의 대변자 역할을 열심히 해왔지만 막상 조합이라는 영리단체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다. 이런 부분에서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많은 성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있기에 결심하게 되었다.

조합을 통해서 업계에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조합은 이익창출을 우선으로 하고,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협회, 기타 안경관련단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안경업계에 힘이 되고자 한다. 협회가 가고자하는 길에 보조적인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전략적으로 함께 하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조합이 건전한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고 그로 인해서 영업이 활성화된다면 조합이 하는 일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편견과 왜곡된 시선으로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바르게 보이는 것이 없을 것이다. 조합은 철저히 수익을 내서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역할만 충실히 하도록 노력하겠다. 협회나 기타 안경관련단체들이 조합을 필요로 할 때에는 주저없이 안경업계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

홍보 및 마케팅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안경업계의 전문지를 통해 조합결성에 대해 알리고, 광고를 통해서 조합원 모집 등 구체적인 부분을 알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전국안경사협동조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조합과 조합원간의 소통, 조합원과 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안경사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라식.라섹, 노안교정술 등으로 많은 부분을 빼앗기고 있으며, 안경테, 선글라스 시장도 점점 위축되고 있는 현실이다. 조합원에 대한 교육, 세미나를 활성화 해 안경사들이 안고 있는 심각한 고민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도록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안경사의 역할은 안경사가 찾아야 한다. 전문가가 논리적인 싸움에서 비전문가에게 진다면 이는 전문가가 아니다. 논리적이고 전문가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의 정책적인 오류들은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확신과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겠다.

마지막으로 안경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협회장을 역임한 사람이 조합을 결성한다는 것에 대해서 왜곡된 시선이나 편견을 가지고 보지말고, '왜 조합을 결성한다고 할까'라는 고민부터 해 줬으면 한다. 앞에서도 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지만, 지금의 이 현실이 안경업계의 시장질서가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업계의 선배로서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여기고 일조하고 싶은 생각이다.

kkeehyuk@fneyefocus.com 권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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