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경류 매출 7조5000억
20대 청년층 안경착용률 증가세
최대 수입국 중국, 일본도 늘어
온라인 보다 오프라인을 선호
구입 전 테스트.as 수월 이유
한국기업, 유럽형 디자인 승산
독일국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경강국 독일은 글로벌 명품렌즈 제조사인 칼자이스가 태동한 곳으로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1000만개 이상의 안경이 소비될 정도로 안경시장이 활성화 돼 있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 김재홍/이하 코트라)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독일 안경류 총 매출액은 59억 유로(한화 약 7조5000억원) 로, 2015년 대비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시장 성장률 자체는 하락세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 판매 모두 성장률이 둔화됐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성장률 둔화 폭이 큰 데, 2013~2015년 20~30%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2016년에는 성장률이 10%로 하락해 온라인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진다.

안경테 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대비 2016년 전체 수입액은 2.3% 감소했으며, 수입 2위 국가인 이탈리아로부터의 수입액은 약 18% 감소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은 최대 수입국으로 2014년 이후 매년 1억1000만 달러 이상의 안경이 독일로 들어오고 있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 역시 2014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산 프리미엄 안경테 수입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독일 현지 무역관은 전했다. 한국의 경우 대독일 수출은 740만 달러로 8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안경렌즈의 경우 안경제작 시 칼자이스와 같은 자국산 렌즈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안경렌즈 수입은 안경테 수입의 1/6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소비자들은 안경테보다는 안경렌즈에 더 많은 지출을 하며, 200유로 이하의 안경렌즈는 중저가에 속한다. 안경렌즈 수입의 경우 상위 5개 대독일 수출국이 모두 eu 국가이며, 동유럽에서의 수입은 동유럽 자체 브랜드가 아닌 동유럽에 생산기지를 가진 독일 및 다국적 회사 제품의 수입 영향이 크다.

독일은 안경테와 안경렌즈 판매가 안경시장의 주요 수익원으로 전체 매출의 8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0년 81.2%. 2015년 81.8%와 비교했을 때 소폭 상승한 것이다. 또 독일 소비자들은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선호해 콘택트렌즈 시장은 2015년 대비 매출액이 1400만 유로나 감소했는데, 콘택트렌즈 오프라인 시장은 3.2% 축소됐으나 온라인 시장은 11% 성장했다.

독일안경사협회(zva)의 안경 착용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안경 착용자 수는 대략 48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또 독일인들은 안경 구매에 평균 340유로를 지불하며, 3년에 한 번씩 안경을 교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년간 20~29세의 청년층의 안경 착용률이 급증했는데, 1954년 11%, 2008년 26%였던 비율이 2017년 11월 현재는 32%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이용 증가로 청년층의 안경 착용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안경시장의 총 매출액에 95%정도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다. 온라인 안경류 판매 시장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한국과는 판이한 결과다. 독일 소비자들은 구매 전 테스트 착용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구매 후에도 쉽게 a/s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안경원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라고 독일 현지 무역관은 설명했다.

독일 안경시장은 유통구조에 변화를 맞고 있다. 소규모 안경원의 시장점유율 축소가 그것이다. 안경원 매장 수와 종사자 수는 지난 5년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나 전체 매출액과 안경 판매가 증가한 이유는 대형 유통사의 시장점유율 증가에 기인한다. 대형 유통사의 소매 점포 수는 2008년 1647개였지만 2016년에는 2046개로 확대됐다. 이들 회사의 점포 수는 독일 전체 안경원 수의 17.3%를 차지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45.1%나 된다. 독일 제1의 안경 유통사인 필만(fielmann)은 2016년 704개의 매장에서 800만개 안경을 판매했다. 연매출액도 15억 유로에 이른다. 이처럼 대형 유통사의 힘이 거센 독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형 유통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현지 무역관은 조언했다.

대형 업체의 경우 소비자 환불 정책으로 인해 제품 공급가격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필만 구매 담당자에 따르면 아시아 제품의 경우 유럽에서 선호하는 디자인과는 크게 다른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또 독일 소비자는 디자인 외에 렌즈의 품질을 많이 따지며 테의 내구성을 가장 큰 구매요소로 꼽는다고 덧붙였다.

독일 안경시장은 국내 경기에 영향을 받지 거의 받지 않으며 매년 성장해 오고 있다. 매년 1100만 개 이상의 안경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소비자들 역시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선호하고, 비교적 고가의 안경렌즈에 대한 소비에 대해서도 거리낌이 없다.

그러나 보수적이고 까다롭다. 소재는 전세계의 트렌드가 같이 움직이지만 디자인은 아시아와 유럽은 엄연히 다르다. 한국 브랜드가 독일 안경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성향의 독일 소비자에 맞춘 유럽형 디자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현지 무역관은 강조했다. 또 중국의 저가 제품과 차별화 된 품질과 디자인으로 대형 유통사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면에서는 독일 온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으나 마케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온라인 유통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역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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