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동아시아 주요 국가 중 12~18세 청소년 근시인구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과학전문 주간지인 네이처에 따르면 홍콩, 중국(광저우 기준), 대만,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때 국내 청소년 근시인구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기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2011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청소년 근시인구는 96%로 100%에 육박하는 숫자다.
같은 연도에 싱가포르는 82%다. 중국은 2010년 기준 84%, 대만은 2009년 기준 85%, 홍콩은 1995년 기준 87%다. 최근 자료를 다시 조사하면 비율에 변화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이 동아시아 국가 중 청소년 근시가 가장 높은 상태라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 역시 "대한민국은 세계 최악의 근시 국가"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네이처에 따르면 동아시아 청소년 근시인구가 평균 90%에 육박하는데 비해 서양은 50% 선에서 멈춰 있다는 것. 이에 과학자들의 분석으로는 서양과 아시아의 교육시스템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상해의 15세 학생들은 일주일에 평균 14시간을 학업 및 숙제에 보낸다. 이는 영국의 5시간이나 미국의 6시간 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시간이다. 실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만큼 야외활동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지난 수십년간 근시는 유전적 질환이라는 학계 가설이 지배적이었으나 현대 의학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싱가포르 국립대 근시연구소 소속 안 연구원은 "눈이 좋기로 유명한 알래스카 이누이트 족 아이들 근시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야외활동 대비 대폭 늘어난 실내 활동을 원인으로 꼽았다.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청소년들의 야외활동을 반강제적으로 강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근시율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네이처 역시 "낮에 하루 3시간 이상 밖에 나가 뛰어놀아라"라고 권유하고 있을 정도인데 성장기 청소년들의 경우 최소 1만룩스 밝기의 조명에서 하루 3시간 이상 노출돼야 근시 예방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1만룩스는 화창한 여름 대낮의 밝기로 실내의 인공조명은 아무리 밝더라도 500룩스를 넘기기 어렵다.
최근에는 야외활동은 물론 디지털기기의 발달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휴대폰을 사용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게임을 즐기는 인원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교생에게는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미취학아동들도 꼭 휴대하는 물품이 된 것이다. 디지털기기와 접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근거리 작업으로 인해 시력은 쉽게 상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나서서 청소년 근시를 걱정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국내에서 적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업 위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청소년 일과는 물론 대학 입시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체육, 미술, 음악 등 예체능 과목이 사라진지 오래다. 국사, 윤리 등 암기과목 역시 입시에 꼭 필요한 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축소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근시인구를 줄이는 노력 만큼 청소년에게 알맞는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생활반경, 학업 시간, 주력으로 하는 활동 등을 분석한 뒤 이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 역시 안경사의 몫이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도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고도수로 인해 안경 렌즈가 두꺼워지면서 그로 인해 외모에 자신감을 얻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학부모의 관리와 안경사들의 솔루션을 통해 콘택트렌즈도 충분히 안전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경을 착용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키즈 아이웨어 산업 역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토마토안경(대표 김승준)이 있는데 이미 일본,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았으며 국내에서도 키즈 아이웨어 시장 톱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