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선글라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안경원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안경사들의 아픈 손가락이 돼버린 품목이지만, 선글라스는 눈부심을 방지하고 유해한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안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품질 확인이 어려운 저가 선글라스로 인해 안경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눈건강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달 29일 mbc-tv '생방송 좋은아침'에서는 1만원대 선글라스와 10만원대 선글라스를 8가지 실험을 통해 전격 비교분석했다. 저가 선글라스가 얼마나 우리 눈에 유해한지 알아보는 것은 물론, 왜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착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방송이 나간 후 sns 안경사 커뮤니티에서는 이같은 실험결과를 소비자 홍보에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중량 비교 부분에서는 모양과 소재가 비슷한 두 제품을 비교한 결과 10만원대 선글라스가 더 무거웠다. 시야 비교에서는 1만원대는 어느 곳에서는 밝았고, 어느 곳에서는 어둡게 나타났는데, 이는 염료가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아 환경에 따라 밝기가 제각각이었다.
빛 투과율 실험에서도 1만원대 선글라스는 수치가 자꾸 변했다. 이 역시 염료가 고르게 분포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면 10만원대 선글라스는 안정적으로 빛을 투과했다. 시야 확보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뜻이다. 선글라스는 보통 가시광선 투과율 30% 이상, 자외선 차단율 90% 이상이 적합한데, 자외선 차단율에서는 실험결과 두 제품 모두 100%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도 실험에서는 철 수세미로 두 제품을 문질러 본 결과 1만원대 선글라스는 길고 깊게 홈이 파이는 스크래치가 난 반면 10만원대 선글라스는 모래알 모양의 스크래치가 났다. 이는 10만원대 선글라스는 1만원대 선글라스와 달리 흠집 방지와 빛 번짐을 줄여주기 위해 코팅을 입히기 때문에 렌즈 위 코팅 부분에만 손상이 생긴 것이다.
열 변형 테스트에서는 두 제품을 30분간 끓는 물에 가열한 결과 10만원대 선글라스는 모양 변형이 없었지만, 1만원대 선글라스는 변형이 생겼다. 이는 1만원대 렌즈 소재가 아크릴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릴 소재는 표면이 부드럽고 상처가 나기 쉬운데다 장기간 열에 노출될 시 변형되기 쉽다. 강도 비교에서는 1만원대 선글라스는 망치로 1번 내리치자 산산조각이 난 반면, 10만원대 선글라스는 5번 내리쳐야 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말미에는 선글라스 색상에 대한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갈색렌즈는 시야를 선명하고 또렷하게 해주며, 초록색은 자연색과 가까워 눈 피로를 줄여준다. 노란색 계열은 동공이 확장되는 야간에 망막 초점을 쉽게 맺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야간운전시 착용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선글라스 색상에 관한 팁은 김민혁 김천대학교 교수의 전화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선글라스가 무조건 비싸다고 해서 그 품질이 우수하다고는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실험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 선글라스가 국민들 눈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대한안경사협회를 비롯한 안경원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 제품의 소재나 렌즈의 특성 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명해 디자인과 가격만을 보고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줄이고, 안경원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