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블루라이트,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눈을 망가뜨릴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기본적으로 선명하게 보일 수 있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우리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빛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블루라이트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정체 그리고 망막색소상피가 블루라이트 차단해줌으로써 눈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 매커니즘은 강한 블루라이트에 대해 아주 짧은 시간만이 작용하며, 낮시간 동안만 보호되는 한계가 있다. (이미지출처: http://www.completefamilyvisioncare.net/blue-violet-light-damaging-eyes)


황반변성은 블루라이트에 의해 황반의 세포들이 산화손상을 받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황반변성의 고위험 인자(고령, 흡연, 가족력등)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지출처: MBC 뉴스투데이)


밤시간에 지속적 또는 만성적으로 블루라이트에 노출 될 경우, 우리 뇌는 마치 낮인 것처럼 인지해 멜라토닌 생성을 감소시키고 수면리듬을 방해한다. (이미지출처 : http://www.shawnwhisenant.com/blue-light-and-sleep_S/36734/top-blue-light-and-sleep-f73-in-wow-image-collection-with-blue-light-and-sleep/)





"블루라이트는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눈에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있다는 안경, 컴퓨터 모니터,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의 광고에 종종 사용되는 문구다. 이런 광고를 보면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영상장비나 조명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눈의 피로를 유발하고, 망막에 손상을 주며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블루라이트에 관한 많은 연구들을 보면 장기간 블루라이트에 노출될 경우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눈의 피로, 수면장애, 두통 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최근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블루라이트에 대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 블루라이트 차단을 강조하는 광고들의 지나친 경고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마치 지방섭취가 우리 몸에 나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지방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분인 것처럼 블루라이트가 주는 좋은 영향을 배제하고 악영향만을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혹자는 말한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신경과학자인 Frida H. Rangtell은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 블루라이트는 보다 정신을 맑게 하고 업무 수행능력을 높여 준다"며 일을 할 때는 가능한 밝은 조명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블루라이트가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된다. 블루라이트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은 블루라이트를 방출하도록 설계된 반도체가 1980년대에 개발된 이후로 LED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각 영역에 적용되면서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LED는 light-emitting diod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발광다이오드라고 부르며 빛을 내는 반도체의 한 종류다. 우리가 최근까지 많이 사용해왔던 백열등과 비교할 때 LED는 크기가 작고, 내구성이 강하며 보다 활용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당연히 스크린이나 모니터의 광원으로 쓰기 좋았고, 빠른 속도로 사용되게 됐다. 최근에는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전력소모가 적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스크린이나 모니터뿐만 아니라 실내조명에서도 백열등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렇게 매일 사용하고 있는 조명에서도 블루라이트가 방출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는 핸드폰이나 태블릿 PC, 컴퓨터 화면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신경쓰고 있지만 정작 가정에서 쓰는 조명에서도 블루라이트가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고객은 의외로 많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실생활에서 블루라이트는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되버렸는지도 모른다.

블루라이트를 방출하는 장비들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우리 건강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의 이슈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눈 손상에 관한 것이며 두 번째는 신경학적 문제로 특히 불면증에 관한 것이다.

사람 눈에 있는 수정체(crystalline lens)는 파장이 300nm~400nm 사이인 자외선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블루라이트 파장에 속하는 440nm~500nm의 파장은 약 60% 정도만을 차단하고 나머지는 눈으로 들어 가게 된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렇게 눈 속으로 들어간 블루라이트는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황반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망막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뒤 블루라이트를 가했더니 세포 손상이 나타났으며 살아있는 실험용 쥐, 원숭이의 눈에 블루라이트를 가했더니 망막 세포 손상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눈길을 끄는 연구들이 있다. 먼저, 한 연구에서는 백내장 치료를 위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 중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와 블루라이트를 차단하지 않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를 비교했는데,

블루라이트 차단기능이 있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들에서 망막손상의 지표 중의 하나인 안저 자가형광이 더 적게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황반변성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지도형 위축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는데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에서 이런 지도형 위축이 더 느리게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두 연구를 통해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것이 눈에 보호 효과가 있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낄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눈부심이 적고, 아주 밝은 빛에 노출된 이후에도 빨리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보고를 해 블루라이트 차단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블루라이트는 낮 시간에 집중력을 강화시켜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밤시간에 지속적으로 또는 만성적으로 블루라이트에 노출될 경우, 우리 뇌는 마치 낮인 것처럼 인지를 해버려서 멜라토닌 생성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연구가 하나 있다.

연구팀은 12명의 건강한 성인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배정해 어두운 조명 하에 한 그룹은 아이패드를 이용하여 잠자기 4시간 전 전자책을 읽다 자게 하였고 한 그룹은 종이책을 읽다 자도록 했다. 이렇게 5일을 연속으로 책을 읽은 뒤 수면의 질을 평가했는데, 전자책을 읽은 그룹에서 종이책을 읽은 그룹에 비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으며, 다음날 졸음도 심했다고 한다. 실제 멜라토닌 수치를 측정해보니 전자책을 읽은 그룹의 멜라토닌 수치가 55% 적게 나타났다. 전자책을 볼 경우 '잠이 쉽게 들지 않았다', '평소보다 밤에 졸리지 않았다'고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으며 수면시간을 관찰한 결과 종이책을 봤을 때보다 10분 이상 늦게 잠이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봤을 때 블루라이트는 충분히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면 리듬을 방해하며 수면 부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면 장애는 정신질환에 취약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과거 연구들을 봤을 때 육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다음날 아침의 작업 효율과 집중력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블루라이트가 위에서 언급한 질환이나 문제들과 연관이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자연광이자 인공조명의 원천이다. 가능한 태양광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렌즈가 들어 있는 안경을 착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안경렌즈 브랜드마다 블루라이트 차단렌즈는 풍부하다. 블루라이트 차단율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차단율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1.Tolentino, Michael and Gary Morgan. Popularity of electronic devices, "greener" light bulbs increases blue light exposure. Primary Care Optometry News, Oct 2012, pp 18-19/ 2.Rozanowska, M et al. Blue light-induced reactivity of retinal age pigment. In vitro generation of oxygen-reactive species.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11 Aug 1995, pp 18825-30/ 3.The Vision Council. Lens options. Accessed March 30, 2018/ 4.Bauer M, Glenn T, Monteith S, et al. The potential influence of LED lighting on mental illness. World J Biol Psychiatry. 2018;19:59-73.

*정리 : 케미렌즈 교육팀 윤문주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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