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중시 가성비보다 심리적만족 '가심비'우선 고가.신상위주 백화점, 대형마트등에 매출 압승 안경원도 전문적인 상담.친절 서비스 적극 어필
장기적인 내수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취업, 고용, 생산, 설비 등 각종 경제지표도 빨간불이 켜졌다. 황금돼지의 해라는 기해년이 새롭게 밝았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안경소매업계 역시 국내 경기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구매 증가와 과도한 가격경쟁 등으로 인해 안경소매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최저임금인상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상품들의 공급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안경원은 오히려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늘어나는 인건비와 임대료만 해도 감당이 어려운데 업계 내부에서 할인 영업 방식을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어 놓다보니 폐업을 하거나, 직원 수를 줄이는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차별성 없는 단순 가격 할인 판매로 인한 영업 방식은 이미 화장품 소매업종 몰락을 통해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스마트기기 대중화로 인한 모바일 쇼핑의 급격한 증가로 온라인 채널이 크게 강화됐다. 오프라인 소매점과 온라인 채널은 가격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최근 대형마트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소비자가 빈번히 구매해야 하는 식료품 및 생활용품 등은 가격이 가장 큰 구매요소로 작용하는데, 대형마트가 아무리 저렴하게 판매하더라도 인건비와 임대료, 로열티 등의 부담이 적은 온라인 채널보다 저렴할 순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유통업체 매출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하는 등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오프라인이 3.6% 감소한 반면 온라인이 28.3%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매출 추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마트의 경우 2018년 3분기까지 매출이 10조125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줄었다. 롯데마트는 2018년 3분기까지 매출은 4조8439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고, 181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백화점의 경우는 매출이 증가했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 했던 소비흐름에서 가격 대비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고가지만 신상품을 가장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백화점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2018년 3분기까지 매출은 2조3378억원으로 2017년 3분기 2조2770억원에 비해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2891억원으로 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3분기까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1조2714억원의 매출과 15.8% 늘어난 14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채널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소매 형태의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안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많은 안경원들이 저마다 할인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지만 '가심비'를 중요시하는 최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큰 차별성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가격만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몇 번 발길을 하겠지만 정작 안경원에 고마진을 안겨다 줄 누진이나 기능성 렌즈를 찾는 고객들은 자신이 만족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 퀄리티를 원하기 때문에 단순 가격할인에는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서울 마포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우리 안경원은 비교적 변두리에 위치해 있지만 누진고객들 방문이 꾸준한 편이다. 최근 가격파괴 안경원들이 주변에 생겨났지만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경원 매출은 상권도 중요하지만 안경사 역량이 8할을 차지한다고 본다.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이고 전문적이고 디테일한 검안과 처방, 조제·가공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안경사만이 할 수 있는 전문성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해야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지갑을 열려고 한다. '가성비'에 '가심비'를 추가한 소비 트렌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안경업계도 이러한 흐름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함양을 통한 안전문가로서의 안경사 가치를 끌어올려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안경원만의 차별성을 지속적으로 어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