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품 등의 시각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직접 연관이 되는 서비스 등 무형의 가치에 디자인을 담으려는 시도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지식경제부와 디자인진흥원은 우리나라 산업계가 주목해야할 ‘2011년을 이끌 5대 디자인 트렌드’로 △친환경, 지속가능한 디자인 △아시아적 디자인 △스마트 디지털 디자인 △럭셔리, 뉴 프리미엄 △과거회귀 디자인을 발표하였다. 이에 본지는 다음 5가지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사례들을 정리해보았다.
/정리=문성인기자
안경 디자이너 브랜드 친환경
친환경, 지속가능한 디자인

2009년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 실패 이후 2010년 멕시코 칸쿤 기후회의 역시 낙관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 온난화와 환경파괴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뜨겁다. 환경 문제가 단순히 보고서나 책 속의 이야기들이 아니라 파키스탄의 대홍수와 러시아의 가뭄 등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자원의 고갈도 예견되고 있다. 수년간 계속되어온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에코, 친환경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왔고, 이는 이미 가장 큰 메가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에코 디자인이 관심을 받기 시작하던 초기에는 자연에서 직접적으로 영감을 얻은 원시적인 디자인과 같이 우드 컬러나 재질을 그대로 적용한 것들, 거칠고 개발되지 않은 외관 등 최대한 자연을 연상시키는 방향으로 치중되어 왔었다. 그러나 최근 에코라는 개념은 21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디자이너가 고민해온 과거의 ‘에코 디자인=녹색’이라는 공식을 벗어나 프리미엄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안경 프레임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광학전에서 ‘최신의 안경과 패션아이웨어의 패션트렌드’라는 주제로 세미나에서 발표했던 이탈리아 패션 안경지 vedere의 isabella morpurgo는 “각종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올해 신상품을 봤을 때 자연적인 컬러와 패턴이 많이 보인다. 이국적인 해변가를 연상시키는 샌드 얠로우 컬러, 나무와 같이 가공한 브라운 컬러와 무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겨울과 같이 추운 날씨에는 레오파드나 얼룩말 무늬의 프레임 등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모피의 사용과 함께 비슷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한 소비자의 심리에 자극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컬러뿐 아니라 소재 역시 자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나무, 뿔, 뼈 등을 사용한 다양한 프레임이 선보이고 있는 추세이다. 대부분 자연을 소재로 한 상품들은 직접 손으로 깎고 가공하는 핸드메이드 공정을 거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원서도 스마트 이용 홍보-판매
△스마트 디지털 디자인

지경부는 2009년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글로벌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넘어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소재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는 직관적인 사용의 편의성을 고려한 ui(user interface),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제품·서비스 등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총체적인 경험인 ux(user experience)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ux의 경우 기술을 효용성 측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해하려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와 함께 기능이나 절차상의 만족뿐 아니라 사용자가 지각 가능한 모든 면에서 참여 및 관찰을 통해 경험하는 가치의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ux 디자인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열쇠로 대두되고 있다.
안경원과 안경업체 역시 이와 같은 추세를 따라 ux를 극대화하여 고객만족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안경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검안법으로 고객의 지루함을 덜어줌과 동시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업계인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실제 강남의 많은 안경원들이 애플사에서 출시된 아이패드를 사용하여 제품의 디스플레이나 안경렌즈의 가공 등에 걸리는 막간의 시간에 고객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활용은 안경원 뿐만 아니라 안경수입업체 역시 이를 활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직접 영업에 사용하고 있는 인투코리아의 관계자는 “영업을 다닐 때 많은 샘플과 브로슈어 등을 가지고 다닐 수 없지만 아이패드와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 한 개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다닐 수 있어 영업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온라인 서버를 구축하여 인터넷으로 제품의 오더를 받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주문서를 작성하여 본사로 전송할 수 있어 보다 빠른 소통이 가능하다”라며 스마트 디바이스의 장점을 밝혔다.
안경업계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업체에서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사용증가로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기반서비스를 사용하여 소비자 광고 및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시아 맞춤 디자인 트렌드로 부상
△아시아적 디자인

최근 아시아의 산업적·문화적 비중은 세계 사회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5년 미국 대학 이사회에서는 각 대학이 고등학교 학업과정에서 취득한 중국어 점수를 대학 입학시에 인정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지난해 2분기의 gdp 규모가 1조336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그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에는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서구적인 얼굴형에 맞춘 프레임이 출시되었으며 그것을 수입하여 바로 판매를 경향이었다. 물론 코받침이 존재하는 금속테의 경우 크게 피팅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뿔테의 경우는 다르다. 서구인의 얼굴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가 낮고 광대가 튀어나온 아시아인은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그들의 브랜드를 구매하였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의 구매력과 영향력은 안경 산업까지 미치고 있다. 여러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아시아인에 적합한 프레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자주 볼 수 있는 아시안 핏, 코리안 핏 등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기도 한다.
아시아의 영향력은 이뿐 만이 아니다. 이는 각종 산업을 뛰어넘어 패션 산업으로까지 미치고 있다. 20세기 초 동양복식의 영감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아시아 룩은 최근 경제, 사회, 예술, 문화 등의 전반적 분야가 동양으로 이동되고 있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하여 동양과 동양문화는 다시 패션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되고 있다. 서양인의 동양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애호로 시작되어 나타났던 아시아의 문화는 최근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풍이란 카테고리 안에 건축, 인테리어, 산업 디자인 등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도 새로운 요소로 표현되고 있다.
특히 현대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아시아 룩의 디자인 요소 중 가장 부각되어 지각되는 것은 문양이다. 패션디자인에서 문양은 여러 가지 조형적 특징에 따라 다양한 미적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기도 하듯 해외에서 생산되는 많은 프레임들 중 용, 꽃, 나비 등의 동양적 문양이 새겨 놓은 프레임이 종종 보이기도 하며 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아시아권의 전시회만 살펴보더라도 서구권의 바이어들에게 어필을 하기 위한 동양적 무늬가 장식하고 있는 프레임이 눈이 띄게 보이기도 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이와 같이 많은 글로벌기업과 디자이너들은 영감의 원천으로서 아시안적 소스에 대한 재발견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 최대의 디자이너 배출국임에도 불구하고 주체적으로 디자인 산업을 선도하여 세계 시장에서 디자인으로 성공한 사례가 부족하다"며 "그동안 아시아 디자인의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해외에선 생산비 절감을 위한 하청 기지로 밖에 여겨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의 디자인의 정체성 발견을 통해 아시아 디자인을 선도하고 글로벌 마켓으로 진출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문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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