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안경사회 송현철 복지부회장일찌감치 세일즈 현장에 뛰어든 프로 영업자도 그렇지만 배운 게 많고 전문성이 높을수록 정작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원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아무래도 고객을 설득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 경험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생각보다 아주 짧은 시간에 호감 또는 비호감의 첫인상을 갖고, 조금만 적극적으로 다가서면 경계심을 갖고 방어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객에게 다가서는 것은 물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매우 어렵다. 혹자는 제품이 좋고,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신뢰를 얻고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고 고객이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말과 행동, 태도와 무의식을 제대로 읽어내는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비즈니스 현장에서 매우 유용한 도움을 주는 책이 바로 송현철 안경사(서울안경사회 복지부회장)가 쓴 '실전에서 통하는 심리화법'이란 책이다. '고객의 무의식을 터치하는 안경비즈니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고객의 심리를 읽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대화법, 그리고 고객의 클레임과 부정적인 생각을 사라지게 만드는 고객 응대법에 대한 지혜가 가득 들어있다. 이 책의 내용을 저자(송현철 안경사)의 기고 형식으로 새롭게 정리해 fn아이포커스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 칼럼 게재 순서>
▩01.공짜심리
□02.고객을 끄는 안경사의 행동 : 1권 131, 2권 60, 54, 80,
□03.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방법 : 2권 90~93
□04.고객의 마음 깊숙한 무의식을 터치하라 : 1권 127~130
□05.고객 거절을 이해하고 고객을 이해시키는 방법 : 2권 17~19, 81~86
□06.고객 성향별 고객응대 요령 1 : 2권 104~111
□07.고객 성향별 고객응대 요령 2 : 2권 104~111
□08.고객의 시각적 흐름을 파악하라 : 2권 62~63
□09.가격 책정의 법칙 : 2권 103
□10.상품가치를 높이고, 가치를 팔아라(고가제품 마케팅 전략) : 2권 73~75
□11.효과적인 클로징 : 2권 45~47
□12.클로징 화법과 적용 : 1권 90~92, 2권 12~15
□13.단골고객 만들기 : 2권 64~65
□14.고객의 심리를 읽는 방법 - 상품이 스스로 말하고 팔리게 하라 : 1권 178~182
인간심리를 연구하는 교수 한 분이 한 달 동안 아주 특별한 실험을 시작했다. 어떤 마을의 일정한 구역에 있는 각 집 대문 앞에 매일 1만원씩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누어 준 다음 그 결과를 관찰해보는 것이었다.
첫째 날, 집집마다 들러서 현관에 만원을 놓고 나오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제 정신으로 하는 행동인지 의아해 하면서도 멈칫멈칫 나와서 그 돈을 집어 갔다. 둘째 날도 거의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셋째 날, 넷째 날이 되자 그 동네는 만원씩을 선물로 주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산타클로스 같은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두 번째 주쯤 되었을 때, 동네 사람들은 현관 입구에까지 나와 돈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오는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언제쯤 올 것인가 기다리게 되었고, 그 소문은 이웃 마을에까지 퍼졌다.
세 번째 주쯤 되자 이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이상한 사람이 와서 돈을 주는 것을 신기하거나 고맙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넷째 주가 되었을 때쯤은 매일 만원씩 돈을 받는 것이 마치 세끼 밥 먹고 세수하고 출근하는 것 같은 일상사처럼 당연시 되고 말았다. 드디어 실험 기간이 끝나는 한 달의 맨 마지막 날 그 실험을 계획했던 심리학자는 평소와는 달리 그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지 않고 말없이 그냥 그 골목을 지나갔다. 그러자 이상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내 돈 만원을 왜 안 주느냐"라는 반응. 여기저기서 투덜거리거나 화를 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은 문을 거칠게 열고 현관까지 나와서 성난 목소리로 "우리 돈은 어디 있습니까? 당신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오늘 왜 내 돈 만원을 안 주는 겁니까?"라고 따져 묻기까지 하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매일 만원을 받는 일은 어느새 당연한 권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안경원의 부대비용과 A/S요금은 공짜?
고객은 돈을 지불하게 되면, 뇌의 변연계(편도체) 활동이 자극되어 "손해 보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공짜일 경우 전전두엽(측좌핵) 자극으로 인하여 손해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곧 공짜의 매력이자 중독성이다.
'공짜와 저렴함' 등의 단어는 고객의 경계심을 해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 지갑을 여는 힘이 있다. 사실 '공짜'라는 말만큼 고객의 관심을 집중시켜 유도하는 마법의 단어도 드물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는 물건에 대한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지만 무언가를 공짜로 얻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해 마음을 쉽게 움직이는 효과를 준다. 무엇보다 고객은 정보 지식 습득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관심(구매동기)'과 '필요의 시간'이라는 자신의 이익에 지불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안경원이 고객 유치와 고정 고객(단골)을 만든다는 이유를 들어 장기간 사용하던 안경이 불편하여 방문하였다거나 또는 무언가 문의하고자 하는 단순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안경 소모품을 무료로 교체해주거나 안경 클리너 무료 지급 등의 공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반드시 주의하고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공짜 서비스를 주변의 타 안경원도 동참하고 있거나 반복되어 지속되면 될수록 고객은 비용이 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마치 이러한 서비스는 공짜는 당연한 것이며 자신이 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로 생각한다. 이것은 공짜의 역효과 중 가장 큰 리스크다. 다음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리스크는 가격파괴를 행하고 있는 안경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고객은 안경마진에 대해 더욱 더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므로 안경의 소모품 교체 같은 부대비용이나 사소한 A/S 등을 실보다 득이 많도록 하려면 공짜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단순한 아이디어로 이루어진 저가 체인이나 제품이 넘쳐나면 날수록 가격은 보다 빠르게 떨어져 서로의 성장 동력인 경쟁력을 잃게 되어 자멸하거나 공멸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가 처해있는 위기적 상황에 맞는 필요의 방법을 스스로 강구하여 실행하고 성공된 결과는 주변 동료등과 논의하여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시장 가격이 무너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되도록 빠른 시기에 무료 서비스를 유상화하여 단순한 애프터서비스(A/S)가 아닌 비포서비스(서비스 강화)로 각종 서비스 단계와 고객 대응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공짜로 제공되었던 부대비용과 A/S 요금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동기와 가치가 깃든 슬로건이 먼저 필요하다. 고객들의 저항을 자발적인 이해와 동참으로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먼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대비용이나 A/S를 당연히 공짜로 해주지 말고 지불 받은 금액은 직접 받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월드쉐어 같은 NGO단체 또는 저금통에 고객이 직접 기부하게끔 만드는 것이다(당연히 기부금은 안경사의 재능기부인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을 반복적으로 자연스레 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고객은 안경사와 함께 불우한 곳에 나눔을 함께 동참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A/S료의 기부는 당연한 것처럼 지불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고객들의 반응은 A/S 요금 유상화로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초기에 약간의 반발(고객: 부대비용 및 A/S 요금은 공짜 아니었던가!)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수는 미미하다. 오히려 기부영수증을 받을 수 있어 연말정산에 도움이 되며, 고객은 카드사 문자 알림으로 기부 내용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안경원(안경사)에 대한 확증된 믿음과 신뢰를 주는 등의 장점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