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입에 단 것이 몸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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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본격적인 '대하' 시즌이기도 하다. 몸집이 큰 새우를 의미하는 '대하'는 전어와 함께 나란히 가을을 대표하는 제철 음식이다. 대하는 보리새웃과의 일종으로 수염이 매우 길고 등이 굽고 헤엄다리는 붉은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대하는 봄바람이 불 때 서해의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한다. 이때 태어난 새우는 가을에 다 자라 좀 더 깊은 바다로 나가는데 이때가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좋은 시기다

대하는 9~11월 사이 감칠맛이 폭발한다. 이는 단맛을 내는 ‘글리신(Glycine)’ 함량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글리신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로 생체 합성의 중간물질 및 신경전달물질, 옥시토신 등 호르몬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이렇듯 맛 좋은 대하, 그렇다면 영양 성분은 어떨까?

흔히 대하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과다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식이 있따. 대하 100g 당 콜레스테롤 함량은 300mg로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하에 있는 ‘타우린(Taurine)’ 성분이 몸 안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준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능이 있는 ‘키토산’ 역시 풍부하다. 키토산은 몸 속의 불순물이나 노폐물을 배출하고 지방의 침착을 방지해 피부미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하는 눈 건강에도 탁월하다. 대하의 키토산 성분은 우리 몸에 흡수되면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대하의 비타민 A는 야맹증을 개선하고 시신경 건강을 회복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A는 ‘신체를 보호하는 장벽’인 면역력을 증진하는 효과도 있다. 요즘 같이 날씨가 급변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면역력을 강화하는 이 같은 식품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대하를 고를 때는 머리와 꼬리가 온전한 것을 골라야 하며 껍질이 투명하고 단단한 것이 좋다. 또 눈이 선명하며 수염이 빳빳하게 잘 서있는 것이 신선한 대하다. 대하가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구별하려면 꼬리와 뿔을 보면 된다. 꼬리가 분홍색이면 양식이며, 뿔이 머리보다 밖으로 길게 뻗은 것이 자연산이다.

“특정 음식이 당기는 것은 우리 몸에 해당 음식의 영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가을에 제철 대하가 마구 당기는 것은 쌀쌀한 가을 날씨를 대비하려 영양을 축척하려는 몸의 의지일 수도 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탐하는 탐식의 의지도 있을 터. ‘자연과 바다의 단맛과 자양분이 듬뿍 밴’ 통통한 대하를 보면, 입에 단 것이 꼭 몸에 나쁜 것 만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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