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판매 금지됐지만 여전히 논의 가능성은 열려있어
보건의료분야 규제 개혁 목소리… 5만 안경사 단합 절실

 

지난 7월 세종 정부청사에서 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협회장이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결사 반대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세종 정부청사에서 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협회장이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결사 반대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제37차 비상경제 중재본회의 겸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한걸음 모델 신규과제로 선정된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에 대한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현행대로 금지하지만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연구조사를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지난 수개월간 안경업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논란은 우선 일단락된 모습이다. 그러나 공동연구조사는 물론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규제 개혁의지와 신산업 관련 규제 완화 기조가 명확해짐에 따라 해당이슈는 차기 정부에서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를 비롯한 안경관련 단체와 안경사 및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많은 안경사들 역시 앞으로가 더중요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모 안경사는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관련해서는 소비자 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안경이 비싼데 온라인으로 사면 싸게 살 수 있다는 소비자들 인식이 있다. 이러한 인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경사들도 안경원에서 소비자 응대시 안경사의 역할은 물론 전문성을 어필하고 온라인 구매가 소비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협회장은 기재부와의 합의문 발표 후 회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유해성 검증을 위한 연구 등 과제는 남았으나 안경온라인 판매 정책추진 철회라는 소기의 목적 달성과 함께, 정부의 공식문서에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역할을 명시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깊다고 할 것입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안도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에게는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칠수도 있습니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결코 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가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합니다. 나만 살겠다는 이기적 영업행태를 절대 지양해 주시고, 국가면허를 소지한 전문가로서의 가치를 꼭 담는 영업을 해달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보건의료분야는 제한된 범위기는 하지만 원격의료가 시행되고 있고, 관련 분야에 대한 정부와 유관기관들의 규제개혁 목소리가 그어느때 보다 높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됨에 따라 이에 대한 기조는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반면 보건의료인에 대한 권익을 위한 법안 추진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의료인들에 대한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간호사 단독법이 제정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 의료현장 간호사와 간호대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요집회를 갖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간호법의 연내 통과를 촉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간호법을, 최연숙 의원은 간호.조산법을 올해 3월 발의한 바 있으나 보건의료 직역 간 갈등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보건의료 분야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거센 변화의 물결로 인해 각 직역간 업권수호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 질 전망이다. 

안경업계도 지난 2014년 안경사 단독법 제정을 모색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바 있다. 앞으로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이슈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안경업계를 압박해 올 수 있다. 국민 눈 건강을 위한 안경사의 사회적 역할과 전문성을 정부와 국회는 물론 국민들에게 꾸준히 알려 안경사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보건의료인이라는 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5만 안경사들의 단합된 의지와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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