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한안경사협회 - 김종석 협회장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는 무산됐지만… 앞으로 우리 태도가 더 중요
업권침탈 막을 인재양성등 온힘… 대국민 캠페인에 업체관심 절실
안경사 가치 제대로 인정받는 영업정책 당부… 회원들 의견 뭉쳐야
(사)대한안경사협회(이하 대안협) 김종석 협회장은 지난해 2월 25일 제48차 중앙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제21대 협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21대 협회장 후보에 단독으로 출마했던 김 협회장은 20대 때 이뤄냈던 유의미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회원들과 대의원들의 깊은 신뢰를 인정받아 다시금 대안협 수장으로서 5만 안경사들을 이끌게 됐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정부의 보건의료분야의 규제개혁 움직임이 거세짐에 따라 다소간 어려움이 예상됐던 김종석 호는 지난해 6월 느닷없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한걸음 모델 추진 발표로 최대의 위기를 맞게된다. 이에 대한 준비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의 발표라 대안협이나 안경사들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근용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 건을 막아낸 김 협회장이었지만 안경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해주던 20대 국회는 21대 들어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24명 중 19명이 새 얼굴로 바뀌며 국회의 도움을 얻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협회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국정감사 출석 및 국회, 정부 관계부처 등 각계 각층에 안경 온라인 판매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국민들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7월 열린 세종 정부청사 집회에서는 안경사 업권수호를 위한 눈물겨운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국민 눈건강 지킴이인 안경사들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11월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한걸음 모델 추진은 무산됐고, 안경사들은 기존대로 국민들 눈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후 김종석 협회장은 "안경 온라인 판매가 무산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우리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찾아 올 것"이라며 "앞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안경계의 미래를 지켜 나갈 수가 없을 것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지부와 분회 그리고 회원들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서 헤쳐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2022년도에도 작년과 같은 위기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오로지 회원들만 보고 일할 것이라는 김 협회장을 대안협 사옥에서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1년 힘겹게 달려 오셨습니다. 새해 인사와 함께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위기상황 때문에 저를 비롯해 많은 안경사 분들이 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어렵고 힘들지만 잘 견뎌오신 회원 분들과 안경사 분들께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보다는 훨씬 나은 임인년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1년간은 말로써 표현한다는 것이 부족할 정도로 저에게는 힘든 한 해 였습니다. 업계에 몰아닥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생존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 가족이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혼자서 만들고 지켜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가족, 동료들과 함께 지켜나가야 합니다. 우리 공동체에 닥쳤던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정말 긴 얘기입니다.
얼마 전 합의에 이른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한걸음 모델 정책과 2020년에 막아낸 근용안경과 도수수경 온라인 판매, 1인 다업소 헌법소원 문제까지 우리 안경업계에 불어닥친 여러가지 상황으로 고난과 역경의 2020년을 견뎌왔습니다. 다행히 우리 중앙회 및 시도안경사회 임원 분들과 회원 분들이 열심히 싸워주신 덕분에 이겨냈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더 똘똘뭉쳐 우리 앞에 닥치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하겠습니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전국 안경사 분들께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부정적이고 암담한 생각만 한다면 결과도 그렇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때에 그것이 현실이 되고 이뤄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안경업을 내려놓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생존의 근간이 안경사라는 직업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해서는 안되고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경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때 우리의 존엄성과 사회적 위상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무조건 싸게 판다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쪼록 잘 이겨내시고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버텨봅시다.
지난해 11월 마무리된 한걸음 모델 합의 안에 대해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 2019년에 라운즈라는 업체가 모바일 가상피팅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안경판매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규제샌드박스에 신청했지만 협회의 극렬한 반대 끝에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느닷없이 한걸음 모델로 선정된 것입니다. '혁신기술이다, 신기술이다' 이런 것들이 정부에 제안이 되면 한걸음 모델은 기재부가 규제샌드박스는 과기부가 관리하게 돼 있는데, 양 측 모두 업체와 우리에게 상의도 없이 느닷없이 한걸음 모델로 선정한 것입니다. 사실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큰소리는 쳤지만 굉장히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재부와 과기부, 소비자단체, 보건복지부, 안과협회 국과장들과 사무관들이 쭉 둘러앉아 몇달에 걸쳐 회의를 이어 나갔고 이 과정 속에 라운즈는 해당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선진시스템을 도입해 나가야 된다며 조율안을 마련하자는 주장이었습니다.
우리는 해당 정책이 국민 눈 건강을 해치고 5만 안경사 및 이하 30만 가족들의 생존권을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했지만 자칫하면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정확한 조제가공과 피팅이 불가능하다며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강조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그러한 것들이 우리들 생각이라고 치부하고 '증명된 것이 있느냐'며 반문했습니다. 그들은 2년동안 해보고 문제점이 많다면 그때 취소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자본가들이 업권을 침탈해가는 상황을 잘 봐왔습니다. 근용안경 온라인 판매 법안 얘기가 나오자마자 판매업체들이 다수 난입했던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는 온라인 판매 정책이 안경업계를 망가뜨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생존권에는 관심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도 우리가 정부집회와 1인 시위, 대국민 반대 서명 등의 극렬한 반대의사를 전달한 끝에 4달간 이어진 9차 회의에 합의문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소비자연맹도 이 문제는 국민 눈 건강을 위해 우리 주장이 옳다고 했고, 안과협회도 우리들 주장에 찬성했지만 기재부는 끝까지 우리를 힘들게 했습니다. 기재부가 합의문 초안을 8차 회의에 보내왔는데, 맨 끝에 재설계를 해서 규제샌드박스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다시 적극적으로 수정을 해 달라고 해 맨 마지막 문구는 삭제해야 된다고 주장한 끝에 관철됐지만 유해성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조사를 일부 언론들에서는 향후에 허용된다고 기사를 내며 다소간 오해가 있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온라인 판매는 금지됐고, 다음에 비슷한 유형의 안건을 누가 규제샌드박스나 한걸음 모델에 제안을 하게 될 때 이를 막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조사를 하자는 의미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폐기라는 문구를 넣으려고 했지만 정부부처에서 반대를 했고 업체 기술이 유해하다는 문구 역시 업체 입장이 있어 넣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국가 공식문서에 안경사의 가치를 명확히 명시했다는 부분은 의미가 큽니다. 협의체를 구성한 객관적 전문가 단체를 통틀어 승자는 우리 뿐입니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제안을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보건복지부와 우리가 마련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안이 통과될 수 없습니다. 또 한걸음 모델에서 폐기된 안건이 재논의될 이유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쉽지 않은 승리가 됐지만 앞으로 모바일 피팅 기술이 눈 건강에 유해하다는 증명자료를 완벽히 만들어 나가 차기 집행부가 대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 계획입니다.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막았다고 해서 안도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겪어보니 신기술 부분에 대한 국가적 니즈도 그렇고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우리 사회를 급변시키고 있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모바일 시력검사 허용도 우리가 막아내긴 했지만 이것을 가지고 눈에 댔을 때에 90~95% 이상 디옵터가 측정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대자본에 빼앗길수 있는 업권을 지켜내고 있지만 우리가 잠깐 방심하면 언제든 위기는 찾아올 것입니다. 이에 잠깐의 달콤함을 위한 영업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강제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이 되기 때문에 회원 분들의 자정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장사꾼이 아닌 안보건 전문가로 세상에 비춰지려면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연임 전에 공약을 제시하셨던 부분이 있는데, 현재 공약실행정도는 어떻게 되시는지와 중점사업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저는 21대 집행부 출범 후부터 심하다 싶을 정도로 10개 부처 회장님들을 다그쳐 모든 부분에서 소홀하면 안된다고 당부해왔습니다. 특히 윤리법무팀 활동에는 모든 회원 분들이 만족해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있게 말씀드리지만 저는 단 한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공약 실천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개발팀에서 정기적으로 체크를 해 신경쓰도록 할 것입니다.
사업부분은 앞서 말씀드린 보건복지부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부분들과 향후에 예측되는 업권침해 부분에 대해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논리개발과 인재양성에 힘쓸 것입니다. 업권침해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우리에게 축적된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런 부분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는 안보건 전문가로서 사회적 위상을 위해 대국민 홍보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다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회비만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20년에 우리 예산으로 유튜브와 라디오 광고를 진행하며, 8개 업체에 향후 대국민 홍보를 위해 힘을 좀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들 반응이 미미해 지난해에는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자리를 빌어 업체 관계자 분들이 안경업계 대국민 홍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면허미신고자에 대한 행정조치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우리가 보건복지부를 대신해 면허신고를 받고 있습니다. 의무를 다한 회원들과 불공평하기 때문에 이를 강화해 나가는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협회 의무가입 역시 연내에 추진해 볼 계획이며, 전문안경사제도 역시 실행할 계획입니다. 전문안경사는 차원 높은 교육을 통해 양안시 전문 안경사, 누진 전문 안경사 등 전문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안경사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미래를 위한 것으로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요한 추진 정책으로 양 정당에 안경 국가지원제도를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초중고생들에게 국가차원에서 안경구입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이라도 쿠폰형태로 10만원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제안할 것입니다.
아울러 근무환경개선 노력 역시 하고 있고, 선글라스데이도 보다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기술료 청구를 위해 영수증에 '안경사의 기술료가 포함된 가격입니다'라는 문구를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안경원 누진마킹을 삽입하는 부분도 시행 준비 중입니다.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미비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며, 군인 안경지원 부분도 현재 몇 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안경사 이미지 쇄신과 국가면허소지자인 안경사의 역할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으니 회원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한걸음 모델 당사자인 라운즈 측과는 향후 어떻게 관계 설정이 되는 것인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 좋은 질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라운즈와 협회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오해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협회와 전혀 관계가 없고 어떠한 거래도 없었다고 이 자리에서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해당 업체 기술로 우리에게 1원 한 장 돈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합의문 역시 형식적인 합의문 작성이지 우리와 협의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그 분들도 우리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 안경사들이 특정한 계약이나 이런 것을 떠나서 업체 시스템이 오로지 안경원 영업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쓰여진다면 무상으로 제공 해달라고 했을 뿐 해당 업체와는 어떠한 업무적 협의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혹시 우리 안경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어 무상으로 제안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접촉할 이유도 접촉한 적도 없습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보수교육 개최도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 회원 분들과 소통강화는 어떻게 해나가실 계획이신지요.
- 먼저 1월에 시무식과 비대위 해단식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보수교육은 회원 분들과의 소통창구이며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16개 시도안경사회임원 면담을 마쳤고 현재는 보수교육은 현장에서 진행한다는게 계획입니다. 회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SNS나 다른 모든 채널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