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소 제조사 중심으로 약 10~12% 인상 예고돼
글로벌 제조사 "계획 없어… 제품 업그레이드에 주력"
관계자 "환율 오르는 등 요인 많지만 인상은 쉽지 않아"
미국의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정책 등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3고 현상(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안경렌즈 공급 가격 인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A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중소 안경렌즈 제조사에서 약 10~12% 가량 인상을 예고했다. 원자재값 상승과 중국 봉쇄, 원화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필요한 자재를 수급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현재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일부 국산 업체이긴 하지만 인상요인이 다분한 만큼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경렌즈는 원자재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 정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금리 인상과 원화 가치의 지속 하락, 국제유가 급등,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과 함께 소비자 물가 역시 지난달 5% 가량 치솟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했는데, 이는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꼽힌다.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 속에 안경업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일부 중소 업체들에서만 공급가 인상 얘기가 나돌고 있어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원자재 및 환율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명확한 가운데 이러한 기조가 지속된다면 시장에서도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B 안경렌즈 도매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 탓에 안경원 경기는 현재까지도 예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가를 인상했다가는 안경원들에게 더욱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제조사들도 지속적으로 원자재값이 상승하게 된다면 가격 인상을 불가피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제조사들은 현재 안경원 상황을 고려해 "공급가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에실로코리아 관계자는 "안경원 공급가 인상 계획은 없으며, 오히려 변화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발맞춰 업그레이드된 기능과 소비자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포트폴리오로 신제품 출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안경원과 함께 타파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위기를 함께 이겨낼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호야렌즈 관계자 역시 "공급가 인상 계획은 없으며, 오히려 코팅옵션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제품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 만족을 증대시키는 계획만을 갖고 있다"며 "수입원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공급가 인상의 압박은 있지만 호야는 이를 안경사 분들에게 전가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안경원과 상생하는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예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안경업계는 국내외적 위기 속에 또 다른 어려움과 맞서게 됐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원자재 및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제조, 도매, 안경원 모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