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춤안경 길음점 이형균 원장
안경원에서 시력검사를 할 때 시험렌즈 세트를 이용해서 검사를 하거나 레티노스코프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장비는 자동포롭터이다. 포롭터는 구면렌즈 디스크와 원주렌즈 디스크, 특수렌즈 디스크들이 합쳐져서 5~6개의 디스크들의 조합으로 굴절력과 사위도 등을 검사하게 된다.
이때 렌즈 사이의 간격이 발생하게 되고 굴스트랜드 공식에 따라 디스크의 조합으로 구면굴절력이 장입될 때 구면굴절력이 감소하는 오차가 발생한다. 그리고 굴스트랜드 공식에 따르면 구면과 원주굴절력이 함께 조합되는 경우에는 구면굴절력이 클수록 원주렌즈의 굴절력이 감소하는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시험렌즈만 하더라도 고도수의 렌즈들을 겹쳐서 시험테에 장입하고 렌즈미터로 측정을 해보아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번 렌즈와 2번 렌즈의 합성굴절력 D의 굴절력 D=D1+D2가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디옵터의 구면렌즈와 –5디옵터의 구면렌즈를 합친 값이 S –15.00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보다 값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구면렌즈와 원주렌즈가 들어가면 또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10디옵터의 구면렌즈와 –5디옵터의 원주렌즈를 합친다고 하면 구면값은 그대로 S –10.00 이지만 원주값이 –5.00이 되지 않는다.
D=D1+D2는 얇은 렌즈가 공기중에 맞닿아 있을 때를 가정하는데 고도수라 두께가 두꺼워 두 렌즈 간의 광학중심이 벌어지고 심지어 두께로 인해 시험테에 한칸 떨어져서 장입이 되는 경우라면 그 오차는 더욱 크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기 위한 계산식은 아래와 같고 이 계산식에 따르면 원주렌즈의 굴절력만 변화가 발생한다.
계산식에 따라 포롭터에서 극단적으로 구면값 –20.00과 원주값 –8.00을 장입한다면 장비마다 다르지만 원주굴절력 값이 –5.0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가 포롭터에서 검사한 원주굴절력대로 안경을 만들어준다면 3디옵터의 과교정이 되버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차는 디스크를 겹치는 포롭터의 방식으로 인해 모든 포롭터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포롭터의 두께가 얼마나 얇고, 얇은 렌즈를 써서 렌즈 사이의 간격을 줄였냐에 따라 오차값이 크고 작음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오차가 0.125 디옵터 이상의 차이를 보이려면 고도수에 한하기 때문에 모든 검사에서 오차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초고도근시와 고도난시를 가진 피검자에게 만큼은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떤 노력을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첫째, 포롭터보단 시험렌즈를 통한 최종 검사를 권장하며 시험렌즈 보다는 기존 사용중인 안경에 도수클립을 장착하여 시험착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둘째, 안경 처방을 하는 경우 기존에 사용중인 안경이 있다면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포롭터를 통한 검안을 하고 콘택트렌즈 처방을 한다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으로 근사치의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검안을 진행한다.
셋째, 가능하다면 포롭터 헤드를 떼어 도수별 오차를 미리 측정하고 오차 보정값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으며 시험렌즈도 렌즈미터로 도수 측정을 해보는 것이 좋다. (필자는 실제로 안경원에서 사용하는 모든 시험렌즈의 도수와 겹쳐끼웠을 때 도수를 측정하여 표로 제작하였고 포롭터에 장입된 도수가 실제로 장입된 수치를 측정하여 표로 제작하였다.) 이러한 오차는 사실 포롭터 제조사에서 오차 보정값을 제시해줘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넷째, 가급적 포롭터는 두께가 얇고 렌즈 사이 간격이 좁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