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수입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 올해 5월, 美 수출제한 등 중단돼
현지온라인플랫폼선 한국산 1위
매년 성장세를 보이던 러시아 콘택트렌즈 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 위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유정열·이하 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은 전했다.
러시아 소프트 콘택트렌즈 시장은 수입이 2022년 기준 9% 증가하고 국내 생산도 2022년 기준 30% 증가하는 등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및 유럽 제품들이 85%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Johnson & Johnson Vision사가 시장의 선두 업체다.
그러나 러-우 사태로 인해 경제 제재가 가해짐으로써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23년 5월 기준 러시아 언론을 통해 발표된 바에 의하면, Johnson & Johnson Vision 아일랜드 공장 생산분(시장 점유율 60%)에 대한 러시아 시장 공급이 중단되고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제한 품목으로 분류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발표는 소비자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혼란을 야기했고, 현재 수입된 재고 분이 소진되는 가을쯤 러시아 시장에 콘택트렌즈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가을 이후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2022년도에 3억 개의 콘택트렌즈가 판매됐으며 이는 금액 기준 1억5000만 달러 정도다.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렌즈 타입은 소프트 실리콘 하이드로겔 타입이며 전체 판매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수분 함량이 60% 이상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하이드로겔 시장의 9%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하드렌즈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2022년 기준 주요 수입 국가는 아일랜드, 미국, 영국 및 한국이며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수입액은 약 1억 5000만 달러이며 2021년 대비 9% 증가했다.
대러시아 한국 제품 수출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기준 수입되는 주 브랜드는 ACUVUEE(Johnson & Johnson), AIR OPTIX(Alcon), COOPERVISION, BAUSCH & LOMB, ADRIA(Interojo INC)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다.
2023년 초 러시아 최대 온라인 플랫폼 중 하나인 Ozon(이미지 참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제품인 Illusion이 1위를 차지했으며 합리적 가격, 고품질 및 긴 교체 주기(3개월)가 주요 구매 사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Johnson & Johnson사의 ACUVUE는 2위를 차지했고 또 다른 한국 제품 아드리아는 4위를 차지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3년 5월 중순, 장난감부터 콘택트렌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품목에 대한 러시아 수출제한을 발표했다. 그 후 2023년 5월 24일 러시아 시장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Johnson & Johnson은 3개의 러시아 파트너 사에 ACUVUE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실제로 공급 중단 징후는 2022년 10월부터 감지됐는데 2022년 3분기부터 Johnson & Johnson사는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Contact lenses 1-Day Acuvue ТruЕуе with HydraClear 1’ 제품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통보했으나 해당 제품은 2023년 1분기 말까지 계속 공급됐다.
의료계에서는 수입 통제로 인해 러시아 안경원뿐만 아니라 병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산 다초점렌즈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현재 러시아 내에서 콘택트렌즈의 빠른 증산은 당분간 어려워 보이는데 그 이유는 생산설비가 모두 미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이 러시아 시장에서 전면 철수를 할 경우 생산설비 유지 보수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한 유일한 대안은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이다.
연방보건감독청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134개의 콘택트렌즈 인증이 진행 중이며, 그중 13개가 Johnson & Johnson사의 제품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다른 국가 생산업체들은 러시아 시장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청 발표와는 다르게 러시아 유통사들은 상이한 의견을 내놨다. 그들에 의하면 러시아 시장점유율 3위 규모인 CooperVision사의 제품 공급이 어려워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재 수입분과 재고 비축량은 충분하지만 가까운 시기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Johnson & Johnson사의 공급중단 통보는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였는지 아니면 정말 시장 철수를 의미한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실제로 시장 철수 뉴스가 발표된 시점부터 동사의 제품가격은 오르기 시작했으며 2023년 6월 기준 가격은 한 때 200~400% 인상됐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시적 가격 폭등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ACUVUE 제품은 3~4%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콘택트렌즈의 공급 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Alcon Laboratories Inc., Bausch & Lomb, Johnson & Johnson(J&J)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병행 수입 목록에 포함시켰다. 발표 이후 시장을 잃을 우려에 Johnson & Johnson사는 공급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렸고, 곧이어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됐다.
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이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전문가는 Johnson & Johnson사의 공급 부족 사태를 우려하여 러시아 소비자들은 자국 제품(OK Vision Retail, Firma Concor)을 구매하기 시작했지만, 30% 증산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이라고 말했다.
RNC Pharma(러시아 전문 분석 기관) 대표 니콜라이 베스팔로프의 의견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 제품들이 Johnson & Johnson사 제품들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해당 국가 제품들은 고품질, 합리적 가격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중국과 인도 제품들도 수입되고 있으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러-우 사태로 인해 러시아 콘택트렌즈 시장은 혼란 아닌 혼란을 겪고 있다. 콘택트렌즈 품목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공급량과 유통 구조 변화가 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해당 시장은 안정적이지만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노보시비리스크 무역관은 전했다.
해당 무역관은 또 현 상황에서 러시아 시장은 신규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는데, 콘택트렌즈의 인증은 다소 긴 시간이 걸리나 러시아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므로 미리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인증으로 인한 시간을 절약하고 싶으면 미국 장비와 부품을 사용하는 러시아 생산업체와의 협력 또한 선택지 중 하나다. 현재 생산에 투입되는 미국산 장비와 부품에 대한 공급이 언제 끊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