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업계 제살깎기식 무한경쟁으로 침체 악순환…해법은?

부대용품 유료화 정착·안경인 복지정책등
제로섬 경쟁아닌 윈윈방안 찾기 힘 모아야
대안협 '클린! 안경원''1515운동'등 이끌어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장기간의 불황, 안경원 및 업체의 포화상태로 침체기에 있는 우리 업계에 대입해 보면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뜻으로 풀이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업계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해법을 찾아내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과포화상태에 있다. 관세사, 세무사, 변호사, 약사 등도 과포화 상태로 인해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으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결과 가격경쟁이 심각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 업계도 똑같은 상황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에 8,500여개의 안경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안경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나라의 인구 및 국민총생산(gdp)에 비례해 안경원 수는 4,000개가 적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처럼 과포화 상황은 악순환을 반복시킨다. 가격경쟁에 따른 마진 축소를 메우기 위해 고객을 더 확보하기 위한 전술을 사용하게 된다. 즉, 박리다매라는 허울 좋은 포장으로 가격을 더욱 하락시키는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자승자박이 되어 공멸의 길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의식개혁의 선행이다. 모든 일의 올바른 수순은 마음가짐, 즉 의식의 전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대안협의 경우 이전부터 ‘클린! 안경원’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지난해부터는 ‘범안경사 1515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515운동에서 앞의 15는 1.5의 건강한 눈을 상징하고, 뒤의 15는 15가지의 하지 말아야 할 일과 변화되어야 할 일 등의 운동 강령을 실천하여 협회를 중심으로 선진보건의료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의식개혁운동이다.

의식개혁운동은 말과 글로 그쳐서는 무용지물이다.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실천 속에 문제에 대한 방안 혹은 해법이 나오고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안경사는 물론 업체 관계자 등 모든 안경인들은 대안협이 주창한 의식개혁운동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대용품의 유료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부대용품도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므로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도 유료화가 되어야 한다. 이런 취지를 살리고자 모 업체의 경우 콘택트렌즈 용기를 캐릭터화한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내어 부대용품의 유료화에 적극 참여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안경시장의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한다. 예전의 안경테와 안경렌즈만 조제가공해서 팔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근 안경시장의 효자상품인 누진다초점렌즈와 콘택트렌즈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하고, 요즘 새롭게 출시된 프리폼 누진렌즈 등 다양한 고기능성 제품들에 대한 지식을 넓혀 나가 안경시장의 외연 확대를 위하여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과 함께 한 가지 중요한 일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가까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 일부 영세 안경원들은 도태와 함께 폐업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우리 업계가 선진보건의료단체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이들의 아픔을 메워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들을 구제해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실례로 월 매출 2천만원 이하는 연회비를 경감해주고, 월 매출 5천만원 이상의 안경원은 연회비를 더 부가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최근 기업들이 추세적으로 들고 있는 연금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더불어 각종 복지정책을 구상하여 실현하는 방안 등 정책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밑바닥의 의식부터 개혁해 나간다면 가능하다. 일부의 미꾸라지는 무시하고 하나의 단합된 힘으로 일을 밀어붙이면 실현가능할 것이다. 안경인들의 단합된 마음, 하나된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yousn1@fneyefocus.com|유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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