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협-한국갤럽, 학생 537명 조사
2023년 현재 전국 초‧중‧고교생 안경 사용률은 57%, 콘택트렌즈 착용률은 21%로 각각 조사됐다. 안경 사용률은 지난 2021년 조사 당시 37%보다 20% 가량 증가한 수치로 청소년들의 안경사용률이 2년 사이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택트렌즈 사용률 역시 2021년 4%에서 21%로 증가해 17% 이상 늘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따른 화상 수업 증가로 인한 디지털 기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초‧중‧고교생 안경사용 실태 조사는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가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6월29일부터 7월26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시력 교정장치 사용률은 고학년일수록 사용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학생 대비 여학생들의 사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남학생 안경사용률은 55%, 여학생은 58%였으며, 콘택트렌즈 사용률도 남학생이 18%, 여학생이 25%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안경사용률이 44%,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12%로 조사됐으며, 중학생 안경 사용률이 63%,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24%였다. 고등학생 안경사용률은 68%, 콘택트렌즈 사용률은 30%로 나타났다.
고학년일수록 안경사용률이 높아진 것은 디지털기기 사용이 고학년일수록 늘어날뿐만 아니라 근업 활동이 저학년때 보다 활발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학생 보다 여학생들의 안경사용률이 높은 원인으로는 여학생들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높은데다 여학생들이 시력변화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청소년 안경사용률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소아 근시 솔루션을 위한 국내외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으며, 관련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소아근시 유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은 지난 2019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 근시 관리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중국 근시 인구는 약 6억명이며, 이 가운데 청소년 근시율은 세계 1위로 나타났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청소년 근시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며 대책안 마련을 관계 부처에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교육부 등 8개 정부기관은 중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숙제량을 제한하라고 각 학교에 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호주의 경우 근시로 인한 현재와 미래 영향에 대한 우려로 WHO 사무총장에게 협의를 요청했고, 2015년 WHO 6개국 임상전문가와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대학에서 공동회의 개최 후 고도 근시, 근시의 병리학적 결과에 대한 범위와 정의에 합의하는 등 근시 예방 및 완화를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WHO 자료에 따르면 근시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5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그 중 약 10억여명은 고도근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근시는 전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로 특히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이하 심평원)이 2019년 어린이날을 맞아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어린이 다빈도 질병’을 발표했는데, 그 결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시력이상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근거리 디지털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2018년 한 해 동안 굴절 및 조절 장애 증세로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무려 31만191명에 달했다.
관련해 호야렌즈, 에실로룩소티카, 칼자이스비전 등 글로벌 기업들은 최신 기술이 가미된 소아근시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소아근시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초‧중‧고교생들의 시력검안 장소를 묻는 설문에는 ‘안경원에서 안경사에게 받는다’는 응답이 50%, ‘안과/병원에서 안과의사에게 받는다’는 응답이 48%로 성인과는 꽤 차이가 났다. 성인의 경우 안경원에서 시력검안을 받는 경우가 70%에 달했는데, 초‧중‧고교생들은 50%에 그쳤다. 이는 시력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학부모들이 많은데다, 청소년들의 경우 고도근시로 발전할 우려가 높아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안과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자녀들의 근시가 우려돼 안경원을 방문하는 학부모와 자녀 대부분이 안과에서 먼저 진료를 받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력에 큰 문제가 있다거나 안질환이 있는지가 걱정돼 안과를 먼저 방문하고 안경원을 방문하는데, 안과의 경우 드림렌즈 처방이 많기 때문에 안경원에서 안경으로 근시 억제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안경 및 콘택트렌즈 교체주기도 초‧중‧고교생들은 성인과는 상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초‧중‧고교생들은 1년 이내에 교체하는 비율이 29% 수준으로 성인의 9%에 비해 20% 이상 높았으며, 1년 이상은 71%, 성인은 91%로 조사됐다. 이 역시 성인보다 시력 변화가 심한 청소년들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자주 교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초‧중‧고교생 안경사용률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안경사용률은 20%, 콘택트렌즈 사용률은 17%나 증가한 것으로 지난 조사 때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4%에서 21%로 증가한 것은 안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높아졌다기 보다는 품질 높은 국내외 제품들이 매년 출시되고 있는데다 마스크를 매일 착용해야 했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김서림 같은 불편함이 없는 콘택트렌즈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와 같은 정책이 절대로 실현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무문별한 온라인 판매로 인해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청소년들에게 직접 전달된다면 국민들 안보건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안경사들은 콘택트렌즈를 단순히 가격 경쟁으로만 몰고 가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더 싸게 판다는 것만을 내세우기 보다는 안전한 착용과 보관, 관리 등을 소비자들에게 꼼꼼히 알려 콘택트렌즈도 안 전문가인 안경사에게 상담받고 구매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