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도매가 인상 악재 겹쳐, 내방고객도 줄면서 정상운영 어려워

수입도매업체, 환율상승 및 사입 저조로 매출 부진 겪어

 

자영업자를 포함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거치며 지난 2년간 100조원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의 원인으로 인해 안경원을 포함한 자영업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저축은행·보험 등 금융업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021년 상반기 52742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349614억원으로 1075370억원이나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이 같은 기간 93900억원에서 1463847억원으로 532947억원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으며, 은행은 4055388억원에서 4461645억원으로 406257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은 152508억원에서 221412억원으로 68904억원이 증가했으며 여전사는 126238억원에서 185873억원으로 59635억원 늘었다. 보험은 9215억원에서 16837억원으로 7622억원 순증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코로나19를 거치며 폭증한 것은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나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100% 보증에 나선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도입한 차주별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도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안경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고금리에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인건비 부담도 있어 안경원 운영이 더욱 빡빡해졌다. 경기도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내방고객은 줄고 금리랑 도매가격은 오르고 있다. 9월에는 역대 최저 매출을 찍었다. 추석 연휴가 길었던 탓도 있지만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 경기가 심상치 않다원래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이 오는 상권인데 요새는 찾아보기 힘들다. 누진이나 수입테들이 판매가 되어야 하는데 수요가 거의 없다. 한 명 있던 직원도 내보낸 상태로 버티고는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제조, 도매업계 분위기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잠시 안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요동치고 있어 수입 도매업체들의 경우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9월과 10월 휴일이 많아 영업일이 적은 탓에 매출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침체된 안경원 경기로 인해 사입량이 예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저가 수입 도매업체들은 높아지는 금리와 쌓여가는 재고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입 도매업체 관계자 B씨는 환율이 잠잠하다 했는데 계속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안경원에서도 제품이 있다고만 얘기하는 상황이라 영업도 잘 안되고 있다. 금리와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영업은 안되고 죽을 맛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2분기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실제 쓸 수 있는 돈)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인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급감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도 343만원으로 16.2%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이자비용,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으로 가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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