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라이트 차단 안경도 2000원… 유명 기업인 만큼 이름값 기대

일부 “싼게 비지떡” 부정적… 안경테도 안경원서 구매 더 강조해야

최근 다이소에서 패션안경을 출시, 소비자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안경업계에는 다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전망이다.

다이소는 지난달 투명테, 심플 뿔테안경, 얇은 테,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등을 선보였다. 가격은 1000원과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하게 형성됐다. 투명테의 경우 여름을 겨냥해 그레이, 브라운, 화이트, 베이지 등 가벼운 컬러감으로 제작됐다. 소비자들은 다이소의 안경테 출시 소식을 반겼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안경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저렴한 안경테를 선보임으로써 안경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다이소의 안경테 출시 소식을 공유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에는 ‘1000원이라고? 가격이 미쳤다’, ‘안경 마진이 그렇게 남는다더니 역시 다이소다’, ‘ 얼마전에 안경원에서 블루라이트 안경 8만원주고 맞췄는데’, ‘원가가 얼마길래 저 가격이 가능하다는 것인가등 폭발적인 반응이다.

댓글에서도 드러나듯이 안경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안경이 마진이 많이 남는 품목이라는 것부터 어차피 안경테는 소모품인데 저렴한 제품 구매해서 렌즈만 갈아끼우면 된다는 식의 의견이 적지 않다.

다이소는 최근에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화장품과 성분이 거의 비슷한 제품을 매우 저렴하게 팔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 기업에서 출시한 안경테이니 적어도 이름값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이다.

안경테가 공산품에 속해 있지만 안경렌즈 가공 및 피팅을 위해서는 안경원에서 구입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편리하다. 아무리 대량 생산으로 박리다매를 우선으로 한다지만 저렴한 가격인 만큼 좋은 퀄리티의 기본 안경렌즈를 썼을리는 만무하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역시 2000원의 가격으로 제대로된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이 만큼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딱 그 가격만큼 하는 안경’, ‘블루라이트 안경 사서 써봤는데 너무 커서 흘러내린다. 여러 사람의 얼굴 형을 맞추다 보니 크게 만든 듯’, ‘패션으로 활용할 사람들은 구매해도 되지만 나처럼 안경잡이들은 꼭 안경원가서 구매하도록’, ‘안경은 아무리 저렴해도 좋은 제품 쓰는게 좋다’, ‘너무 가벼워서 장난감 같다등 실제 착용해본 후기들은 반응이 그닥 좋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가격이 싸니까 구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혹은 기존의 안경은 두고 스페어 형식으로 구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품질이 정말 좋다면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지불할 소비자들은 많지만 가성비 있는 제품이라면 그 또한 지갑이 쉽게 열리는 것도 소비 특성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안경테를 여전히 안경원에서 취급하는 이유는 안경렌즈를 갈아끼우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크지만 소비자 얼굴에 맞게 피팅을 하고 구매한 후 안경테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A/S 등을 수월하게 받기 위함도 있다. 1000, 2000원짜리 안경테를 쓰다가 고장나면 버리면 되지라고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그러수록 안경테는 공산품, 소모품으로 인식돼 안경원과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다이소가 안경테 판매를 성공하게 되면 안경렌즈, 콘택트렌즈까지 넘보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실증특례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일부 허용되려는 시점에 안경업계가 아닌 외부 자본이 유입돼 안경업계 유통질서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몇 년 뒤에는 다이소가 만드는 컬러렌즈를 다이소의 공식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고 협회나 아이웨어 업체들이 나서서 다이소 불매 운동을 리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안경테를 왜 안경원에서 구매해야 하고 그 이후에도 사후관리를 어떻게 해주는지 몸소 보여줄 수밖에 없다. 다이소보다 몇 배 비싼 값을 주더라도 안경원에서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제2, 3의 다이소 안경은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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