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않는 인기브랜드, 해외본사에 밀거래 직접 요구하며 선넘기도
안경업계를 비롯한 전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 기조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안경업계 일부 수입 유통사들의 상도의를 벗어난 행위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안경사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불경기일수록 수입‧도매업체들이 올바른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보다 노력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입 하우스의 경우 국내에서 소위 대박이 난 브랜드는 손에 꼽는다. 수입 하우스 제품 특성상 많은 안경원에 공급되지 않다보니 인기 브랜드의 경우에는 안경원들이 사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관계자들은 수입 하우스 제품의 경우 경기 탓을 덜 받는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이 길어진데다, 코로나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 등 내수 경기 침체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이 와중에 일부 유통사들이 인기 브랜드를 뺏어오기 위해 해외 본사와 밀거래를 시도하는 등의 행위로 인해 수입 유통사들간 브랜드 쟁탈 경쟁도 과열되고 있는 모양새다. 토털 브랜드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매년 국내 유통사들이 바뀌는 일은 빈번히 있어 왔다. 그러나 수입 하우스 브랜드의 경우에는 국내 유통사가 자주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브랜드 특성상 유통사가 자주 바뀌면 국내에서는 안정된 공급이나 가격대가 흐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안경원들도 그런 브랜드는 꺼려한다. 또 초도금액이나 세부 계약을 재설정 해야하고 점프 물건에 대한 우려도 있어 유통사들이 바뀌는 것에 대한 안경원들의 반감은 심한 편이다. 하우스 브랜드 해외 본사도 브랜드 밸류 유지를 위해 한 유통사와 오랜시간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최근에 일부 유통사들이 자신이 전개하는 수입 브랜드가 아님에도 안경원이 아닌 다른 채널로 자신들이 유통하겠다며 해외 본사 측에 밀거래를 요구한 정황이 알려지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수입 도매업체 관계자 ‘A’씨는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지만 오랜 시간 브랜드 관리에 애쓴 업체도 있는데 그 업체를 건너뛰고 다른 채널을 통해 자신들이 판매하겠다고 해외 본사에 얘기하는 것이 과연 같은 업계에서 함께 먹고사는 사람들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이야 불가피 하지만 그래도 상도덕은 지켜가면서 경쟁을 했으면 한다. 자신들이 정당하게 유통권을 가진 브랜드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남의 브랜드를 소위 날로 먹으려고 한다면 안경사들도 그 업체를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다들 어렵다지만 최소한의 상도의는 동종업계 사람들끼리는 지켜가며 영업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안경원들도 수입 도매업체들이 보다 클린한 유통환경을 만들어줘야 안경원에서 판매도 용이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B 원장은 “수입 하우스 제품의 경우 유통사가 자주 바뀌게 되면 유통사가 과잉 공급을 받게 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무리한 영업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 뻔하다. 이로 인해 점프 물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녀 안경원들도 혼란스럽다. 유통사들도 인기 있는 브랜드에 욕심내기보다 자신들이 전개하는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지켜가며 정직하게 영업할 때 안경사들도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제품을 한 장이라도 더 사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 유통질서 확립은 안경원들도 힘써야 하지만 안경원에 물건을 공급하는 제조 및 도매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남의 떡이 더 커보여 욕심을 낸다고 해서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없다. 자신들 자리에서 묵묵히 정직하게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많아질수록 안경업계 유통질서는 바로 잡히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안경산업 전체가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