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안과선 하드렌즈 고객 안경원 추천으로 방문 횟수 적지 않아
안경사 전문성+무너지지 않는 가격 큰 이점, 비즈니스 성장 도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은 하드렌즈 고객이 방문하는데 요즘 교육받을 기회가 자주 없다보니까 피팅이 수월하지 않다. 하드렌즈 고객의 경우 특별사례들이 많고 안과적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피팅이 더욱 조심스럽다. 요즘 안과에서도 하드렌즈는 손이 많이 간다고 취급을 꺼리는 곳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안경원에서 다시 하드렌즈를 적극적으로 취급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최근 한 안경사의 고민이다. 소프트 콘택트렌즈가 빠르게 업그레이드되면서 국내에서는 소프트렌즈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봐도 될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콘택트렌즈 제조·유통사에서도 소프트렌즈의 소재를 업그레이드 해 4세대 실리콘 렌즈 제품까지 선보이면서 착용감, 안전성 등을 갈수록 진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렌즈 착용시 시력교정의 불만족, 건조감 등의 문제로 하드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드렌즈도 안경원에서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소프트 콘택트렌즈가 활성화되면서 많이 사라진 모양새다.
최근 하드렌즈로 인해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이 한 두 명씩 늘어나고 있다. 대형 안과병원의 경우 하드렌즈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있지만 작은 안과의 경우 비즈니스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하드렌즈를 취급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안경원을 10년째 운영 중인 A 원장은 “몇 년 전과는 다르게 하드렌즈 있는지 물어보는 고객이 몇몇 들어오긴 한다. 안과를 갔는데 자신들은 취급을 하지 않으니 가까운 안경원으로 가보라’고 추천해주더란다. 안경원이 더 전문적으로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안경원에서도 하드렌즈를 세밀하게 정확히 피팅하려면 여러 장비가 필요한데 AR장비로만 측정해서 각막의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또 안경원에서 하드렌즈를 한창 취급하던 때와는 오랜 기간이 흐른 만큼 제품 정보도 다양해지고 스펙도 업그레이드 됐는데 안경원이 이런 정보들을 흡수할 수 있는 경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안경원 대상으로 교육을 하거나 제품 설명을 하는 경우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하드렌즈를 취급하는 회사들이 안경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네온렌즈 본사 담당자는 “현재 전국 안경원 4000~5000곳 정도와 거래 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문 교육도 진행 중이다. 또 영업담당자들이 전국 거래처를 수시로 방문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제품은 물론 하드렌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안경원이 언제든지 문의한다면 기꺼이 찾아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하드렌즈 전문 기업 아이멘토 이문주 대표는 “하드렌즈야 말로 안경원에서 꼭 취급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품목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우리 아이멘토에서는 초년차 안경사 선생님들이 오랜 시간 교육을 듣지 않아도 하드렌즈 전문가처럼 처방할 수 있도록 ‘홀케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ARK 값만 입력하면 하드렌드 처방값이 나올뿐더러 원격 시스템을 통해 5분 안에 컴플레인이나 추후 정교한 피팅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선글라스나 안경테의 경우 구입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에 안경원만의 전문성을 가져가긴 쉽지 않다. 콘택트렌즈도 현재는 안경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지만 실증특례로 인한 온라인 서비스 활성화 문제, 저가 체인의 과도한 가격경쟁 등으로 안경원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토릭이나 멀티포컬 등 기능성 콘택트렌즈 시장을 더욱 키워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경원의 먹거리가 점점 사라지는 이때 하드렌즈만큼 안경사들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품목이 또 있을까. 물론 당장에는 하드렌즈 고객이 극소수이거나 아예 방문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하드렌즈는 안경원에서 꼭 다시 취급해야 하는 중요 품목이다. 안경원에 하드렌즈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다면 드림렌즈 등의 품목도 안경원에서 다룰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릴 수 있다. 렌즈 부문에 있어서는 안경원이 안과보다 훨씬 더 전문적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도 각인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부 하드렌즈 전문가들은 몇 년이 지나면 기업화 된 안과병원에서 하드렌즈 처방 지분을 100% 가져갈지도 모른다고 얘기한다. 그 전에 안경원에서도 하드렌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처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남겼다. 안경업계 성장을 위해서는 먹거리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드렌즈를 안경원으로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