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약사들도 세세한 상담·제품 설명 없는데 무슨 차이있나”
안경업계도 대중들 의견 되돌아봐야… 전문성 어필해야 살아남아
최근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이 풀리면서 약사협회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다이소는 루테인, 오메가3, 비타민 제품, 마그네슘, 밀크씨슬, 관절약 등 다양한 종류를 구비하고 있다. 제품은 모두 한달 복용 기준이며 몇 가지 성분을 제외하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거의 비슷하다는 의견이다.
성분의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은 약국에서 파는 가격의 10~30% 수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약국에서 한달 복용 분량의 비타민을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면 다이소는 비슷한 제품을 3000~5000원 사이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사는 물론 약국협회에서도 들고 일어섰다. 한 약사는 “약국에 너무 치명적이다. 몇몇 제품들을 제외하고는 성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며 우려했다. 다른 약사는 “제약사가 직접 다이소에 공급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제품이 어느정도 보장됐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차이가 없을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해당 소식은 포털뉴스뿐만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며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의 약사들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한 해당 제약사의 모든 제품을 자신들의 약국에서 빼겠다는 입장이다. 제약사는 많으니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서로 다독이는 입장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크게 호응하고 있다. 약국보다 매장 수가 많고 큰 규모때문에 부담없이 방문해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기는 눈치다.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이 입점된 것과 관련 그리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이전에 이미 안경, 선글라스, 돋보기 등 다이소에서 활발하게 판매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투명테와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더해진 안경까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경우도 있었다.
시력교정없이 패션 아이템으로만 착용하는 경우는 예외겠지만 시력이 안좋아 렌즈교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경원에 큰 위협이 됐던 것은 아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은 그 자체로 완전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다이소뿐만 아니라 팬시마켓, 패션 로드샵 등에서 안경테, 선글라스 판매가 비일비재 했으니 다이소에서 안경테를 판매하는 것을 크게 경계할 필요성은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큰 공감을 받은 댓글은 “어짜피 약국가서도 비타민 달라고 하면 특별한 상담없이 제품 내어주고 돈 받고 끝인데 그게 다이소와 큰 차이점이 있나. 전문가가 판매하는거나 소비자들이 직접 성분 보면서 고르는거나 똑같다면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도 크게 설명없이 ‘식후에 하루 3번 드세요’ 이 멘트가 끝일 때도 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을 굳이 약국에서 살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내용이다.
어쩐지 안경업계와 동일한 의견을 볼 수 있다. 소비자가 안경원에서 안경테나 선글라스를 구매할때 안경사가 제품에 대해 상담하고 설명할 내용은 크게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브랜드의 간단한 히스토리, 제품의 강점이나 소재 등은 가볍게 언급함으로써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콘택트렌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OOOO 제품 도수 OOO 주세요’ 했을때 제품만 건넬 것이 아니라 혹시 해당 렌즈를 착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는지 한 마디라도 더 물어본다면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안경원에서 안경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에 더 큰 신뢰를 느낄 수밖에 없다.
다이소에서 또 언제 새로운 안경테와 선글라스 신상을 출시할 지 모른다. 다이소에 도수없는 컬러렌즈가 판매되는 상황은 절대 만들어서는 안되는 각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