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영업보장으로 입점유혹… 매출오르니 타체인점 변경 요구
거절하자 같은층에 타안경원 오픈, 항의하니 강제 폐점 종용해
유동인구 많은 강점 있지만 전문가 자문통해 영업권 보장 명시해야
모 지역 대형 쇼핑몰에 프랜차이즈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A 원장은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같은 층에 비슷한 규모로 타 프랜차이즈 안경원이 예고도 없이 버젓이 문을 연 것이다.
A 원장에 따르면 입점해 있는 쇼핑몰 측은 2018년 A 원장에게 상가 임대차 보호법으로 인해 10년 이상 영업이 보장된다며 제안을 해 입점을 했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어렵게 버텨온 결과 2~3년 전부터는 매출이 급등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매출이 오르자 해당 쇼핑몰 측은 다른 프랜차이즈로 바꿀 수 없냐며 갑작스러운 제안을 했고, A 원장이 거절하자 수개월 후 쇼핑몰 측이 제안한 프랜차이즈 안경원이 지난 5월 버젓이 오픈을 한 것이다. A 원장은 상가 임대차 보호법과 쇼핑몰 측의 구두 약속을 토대로 항의했지만 쇼핑몰 측은 수수료를 인하해 줄테니 문을 닫으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복합 쇼핑몰이 각 지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오픈을 이어가고 있다. 편리한 주차시설과 음식점, 의류 매장, 대형 마트,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는 대형 쇼핑몰은 가족 나들이는 물론이고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도 첫 손으로 꼽힌다. 그만큼 상권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안경원 입점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안경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대형 쇼핑몰은 쇼핑몰 측이 절대적 갑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보장돼 있는 상권에 입점하기 때문에 가맹점주는 쇼핑몰 측의 제안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현재 대형 쇼핑몰에는 법적으로 안경원 입점 제한 수는 없다. 그러나 쇼핑몰도 위치와 규모, 상권에 따라 매출은 천차만별이다. A 원장의 경우처럼 비교적 규모가 작은 쇼핑몰이라면 안경원 입점 수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 원장은 “타 프랜차이즈 관계자와 대화에서 들었는데 모 쇼핑몰은 매출이 잘 나오더라도 1년이 지나 쇼핑몰 측에서 폐점을 요구하면 나가야 한다고 들었다. 점주입장에서는 안경원 입점할 때 정해진 기간 동안 영업할 것을 감안해 투자금이나 회수비용을 판단하는데 1년이 지나 쇼핑몰이 나가라고 하면 폐점해야 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쇼핑몰 입점을 고려하는 안경사 분들이 계시다면 10년을 보장하는 상가 임대차 보호법 내용을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해 계약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쇼핑몰 측에서 구두로 얘기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안경원 입점 제한과 같은 중요한 내용들은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 원장은 또 “저의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의 법적 자문이 없었다면 쇼핑몰 측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뻔했다. 쇼핑몰 측의 무리한 요구가 있다면 반드시 프랜차이즈 본사와 협의해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프랜차이즈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 쇼핑몰 안경원 오픈은 보장된 상권에 입점하는 것이기 때문에 쇼핑몰 측의 제안을 거의 다 수용할 수 밖에 없다. 가맹점주 모집만큼이나 힘든 것이 갑의 위치에 있는 쇼핑몰 측과의 계약이다. 안경원은 의류 매장과는 달리 안경원 수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합 쇼핑몰은 현재 계속해서 오픈을 이어가고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의 경우 안경원만 5~6곳이 입점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그렇기 때문에 쇼핑몰 측과의 입점 계약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계약서의 경우 전문가 자문을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영업권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은 반드시 명시하도록 해 나중에 발생할 불미스러운 문제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