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순(오른쪽 다섯번째) 이사장이 OVDRA 이사진들과 함께 한 기념사진이다. 신효순 이사장은 전·현직 이사진을 수차례 만나 ‘시기능훈련은 안경사의 영역’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신효순(오른쪽 다섯번째) 이사장이 OVDRA 이사진들과 함께 한 기념사진이다. 신효순 이사장은 전·현직 이사진을 수차례 만나 ‘시기능훈련은 안경사의 영역’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한국에서 검안사의 역할을 병행하는 안경사는 안경조제가공 이외에도 시기능 분야로 전문성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학문적 배경과 실무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실제로 미국 검안사와 대등한 자격을 인정받은 OVDRA Korea 국제지부 회원들은 다양한 시기능이상을 케어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기능훈련 분야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시점에 발맞춰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 아시아권 나라에서도 시기능훈련에 대한 열의가 뜨겁다. 시기능훈련 주제의 크고 작은 세미나가 빈번히 개최되고 있으며, 보수교육이나 다국간 개최되는 국제세미나에서도 시기능훈련에 대한 다채로운 교육이 왕성하게 열리는 추세다.

아시아권에서 시기능훈련에 대한 열의가 지속되면서, 필자는 매년 미국 OVDRA 연미팅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 회원들을 눈여겨 봐왔다. 그러던 중 2024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OVDRA 연미팅 참가를 준비하면서 문득 중국 안과의사가 OVDRA 국제시험인증위원회로부터 국제공인 자격을 취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뇌리를 스쳤다. 그 즉시 OVDRA 사무총장에게 연락해보니 중국 안과의사가 국제공인 자격을 취득하는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구두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국제공인을 취득하면 국제지부를 설립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신효순 이사장 한국시기능훈련교육협회·OVDRA KOREA 국제지부

필자는 OVDRA -현직 임원분들에게 검안사가 아닌 회원이 포함되어 국제지부가 설립되면 아시아권 검안사와 검안 분야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렸다. 다행히 2024년도 OVDRA 연미팅에서 중국 국제지부가 승인되지 않아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국제지부 요건을 갖춘 중국 측이 국제지부를 설립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사실 중국이 한국보다 교류한 기간이 오래되고 연미팅 참가 규모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매년 여러 차례 미국 강연자를 초청해 크고 작은 시기능훈련 세미나를 개최해온 터라 그들의 열의와 갈망을 OVDRA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한국이 유리한 것은 국제지부를 먼저 설립한 것. 필자의 간곡하고 강력한 요청에도 OVDRA 이사회로부터 국제지부 설립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답변만 거듭 들을 수 있었다.

2024년 연미팅 이후 필자는 줄곧 OVDRA 이사회, 국제위원회, 국제시험인증위원회, 역대 회장님들에게 검안사(안경사)가 아닌 자가 포함된 국제지부 설립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마침내 20254월 포트워스 텍사스 연미팅에서 이 사안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원래 다섯 분이 회의 참석 예정이었지만 열 분이 참석할 정도로 OVDRA 임원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한 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만장일치로 한국 국제지부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로써 OVDRA 중국 국제지부 설립은 무산되었다. 그리고 향후 OVDRA 국제공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검안사(안경사)로 제한해야 한다는 요청도 받아들여졌다.

필자의 논리는 미국이나 캐나다와 달리 아시아권 국가는 안과의사와 검안사(안경사)의 사회적 제도가 달라 검안사 이외의 전문가가 개입되면 검안사(안경사)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시기능이상이 있는 수많은 대상자에게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기 어려운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다.

시기능훈련 업무에서 검안사(안경사)의 독립성이 요구되는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권 나라에도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옵토메트리 시기능훈련은 검안사가 실시하는 시기능훈련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검안사 단체인 OVDRA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의 검안사가 시기능훈련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속해서 지지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리스어에 기원하는 OPTOMETRY는 눈을 측정하다 [OPT(EYE, )+METRY(MEASURE, 측정하다)]라는 의미이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아시아 주요국 등의 검안사 제도가 시행되는 나라에서 검안사에 의해 눈을 검사하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 검안사협회와 국제시각발달재활검안협회에서 정의하는 옵토메트리 시기능훈련(이하 시기능훈련)이란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시기능훈련은 시기능기술과 시각정보처리기술의 발달과 재활, 증진을 위해 검안사가 개별 맞춤형으로 훈련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신경감각 및 신경근육 활동을 말한다. 시기능훈련 프로그램은 포괄적인 시기능평가 결과와 상담을 바탕으로 렌즈, 프리즘, 필터, 특수 장비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연구에 기반한 시기능훈련은 안구운동이상(eye movement disorders), 비사시성 양안시이상(nonstrabismic binocular disorders), 사시(strabismus), 약시(amblyopia), 조절이상(accommodative disorders), 시각정보처리이상(visual information processing disorders), 시각운동통합이상(visual motor integration disorder), 시지각이상(visual perception disorder), 학습과 관련된 시기능이상(learning related vision disorders), 외상성 뇌손상으로 유발된 시기능이상(visual sequela of acquired injury) 등과 같은 시기능이상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뇌과학이 크게 발전하고 뇌의 신경 가소성에 관한 연구가 쏟아지면서 시각과 시기능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 신체의 가장 우세한 감각이 시각인 만큼 시각의 뇌라고 일컫는 과학적인 근거들을 보자.

각 눈에서 나오는 100만 개의 시신경섬유는 뇌에서 차지하는 모든 감각신경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시각이 뇌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다른 모든 감각신경을 합친 것보다 크다. 그리고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50%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뇌의 35개 영역에서 시각정보처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이 영역들은 305개 피질내 경로로 연결돼 있어 시각의 뇌라 부르는 게 아닌가 한다.

안보건 전문가인 안경사가 성장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더 큰 위협과 위기가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른다. 안경사의 전문성 증진과 발전을 위해서 지금도 많은 분이 다양한 위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상의 안보건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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