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고도관리의료기기 분류

현지선 생산 안해… 대부분 수입

일본의 뷰티렌즈 제품은 강렬한 디자인과 컬러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눈동자의 색상이나 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색을 입힌 콘택트렌즈라는 의미의 카라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만 봐도 얼마나 강한 느낌의 뷰티렌즈를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을 꾸미는 사람이라면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 중 하나가 뷰티렌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강경성·이하 코트라)가 공개한 해외소식 중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약 1633만명으로 추정되며 2024년 시장 규모(출하액 기준)3153억엔(한화 약29,346억원)에 달했다. 미용렌즈는 눈의 뷰티 아이템으로 하나의 시장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에서 미용렌즈 카테고리는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더욱 성장했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부위가 눈밖에 없었기 때문에 눈을 강조하는 미용렌즈가 Z세대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 2024년 미용렌즈 시장 규모는 약 328억엔으로 전체 콘택트렌즈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판매처 중 한 곳인 돈키호테 매장에서는 2008년 대비 2023년 판매액이 약 10배로 증가, 200억엔 규모에 달했다.

지난 200911월에 후생노동성에서는 미용렌즈를 고도관리의료기기(Class )로 지정하면서 소비자 인식도 변화했는데 10대뿐만 아니라 30~40대 여성층은 물론 남성층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 하이드로겔 소재를 사용하거나 자외선 차단, 다초점 기능 등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이런 뷰티렌즈 시장 변화는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뷰티렌즈의 성별·연령 사용대가 넓어지고 있으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력도 갈수록 개선되고 있는 점이다.

한국의 가수겸 배우인 김민주를 모델로 기용한 일본 미용렌즈 브랜드
한국의 가수겸 배우인 김민주를 모델로 기용한 일본 미용렌즈 브랜드
한국에서 생산 중인 일본 브랜드 제품
한국에서 생산 중인 일본 브랜드 제품

그러나 일본 내에서 뷰티렌즈 자체 생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아일랜드 제품이며 이어 대만, 푸에르토리코,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순이다. 한국은 7위에 랭크돼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6300만 달러 규모다. 지난해 전체 수입액은 전년대비 약 4.9% 감소한 13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미용렌즈는 어떻게 유통되고 있을까. eyecity 등 콘택트렌즈 전문점, Megane Super 등 채널 외에도 Rakuten 등 인터넷 쇼핑몰, 돈키호테, 드럭스토어에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일본 현지 브랜드도 대만, 한국 등 해외 OEM 업체에서 생산돼 일본으로 수입하는데 최근에는 일본 기업이 기획한 제품이 OEM 생산지에서 직접 중국 등 제3국으로 수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 내에 해외 제조사들이 현지 법인을 설립, 일본 기업들이 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가 확산되고 있으며 자사 기획 제품을 돈키호테 등 잡화 체인점에 납품하거나 자사 온라인몰 플랫폼에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일본 전역에 체인망을 보유한 대형 소매점은 수입 기업과 소매점 사이에 대금 회수만을 담당하는 도매 상사가 중간에 개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에서 콘택트렌즈는 후생노동성의 규제 대상인 고도관리의료기기로 분류되면서 관련된 인증을 획득하지 않으면 유통이 불가능하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해외 생산품이며 WTO 협정 관세율은 무세, 통관 시 소비세 10%가 부가된다.

미용렌즈의 엄격한 규제때문에 가격 붕괴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일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기업간 가격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렌즈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류열풍과 함께 한국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한 예로 대만에서 생산 중인 ‘WANAF’ 브랜드는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서 홍보 중이며 ‘malun malun’은 한국말인 말랑말랑에서 따온 브랜드로 역시 대만에서 생산 중이다. 한국에서 생산 중인 브랜드는 ‘TOPARDS’가 있다.

코트라 일본 무역관은 한국기업이 일본 콘택트렌즈 시장에 진출한 경우 최근에는 해외 기업이 일본 내 현지 법인을 설립, 직접 인증을 취득하고 OEM 공급망을 확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의료기기 인증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경쟁 대상인 대만 기업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한류 이미지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시장 접근 전략일 것으로 조언했다.

 
저작권자 © fn아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