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교체주기 길어지고 중고품 구입 증가
글로벌 경기 불황에 내수침체까지 '이중고'
국내-외산 경쟁구도서 '결합'양상으로 재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그리스의 imf(국제통화기금) 지원, 스페인 및 포르투갈의 재정지원 등 남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우리 경제도 이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장기불황에 따른 경기침체의 국면에 있다.

우리 업계도 이런 여파에 힘입어 질곡의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다. 특히 광학기기업계는 그 후유증이 더욱 심각하다. 안경테와 안경렌즈 등 일회성 제품이 아닌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반영구적인 제품의 특성상 교체주기가 긴데다 초기 비용이 크게 들어가 안경사들이 부담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불황의 시기 안경사들이 장비 교체시기를 늦추거나, 중고 제품을 구입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기기업계의 고충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다보니 서로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등 기기업계의 질서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업계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은 국내산 대 외국산 제품간의 경쟁, 국내산 대 국내산 또는 외국산 대 외국산간의 대결 양상을 띠었으나, 국내산 및 외국산의 결합이 이루어지는 등 새로운 형태의 대결 양상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먼저 프랑스제 옥습기로 조제가공분야의 강자 자리를 지켜온 s광학이 검안시스템을 완비한 국내 u광학과 손을 잡았고, 올해 초 국산을 생산해온 h광학이 일제 t제품을 수입하던 업체를 인수한 것을 들 수가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합종연횡이 일어날 전조가 보이는 등 국내 기기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국내 광학기기 분야에서 최근 선두자리를 고수해온 h광학이 그 아성을 지켜나갈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환율 인상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n사와 t사, c사 등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몇 십년간의 노하우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연구 개발에 매진하여 검안 및 조제가공시스템을 다 갖추고 무섭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기에, 앞으로의 경쟁이 더욱 점입가경의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최근에 들어와 외국산 제품간의 경쟁도 새로운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환율인상과 장기불황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 t사와 n사, c사 등의 외국산 제품은 점점 1, 2위 기업은 물론 그 외의 기업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서 점차 처지면 이를 만회하기 힘든 현실이다. 이에 선두그룹을 쫓는 기업들은 새로운 전략과 마케팅을 구상하는 등 심기일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그간의 경쟁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기업계를 힘들게 하는 것은 10여 년 전부터 곳곳에서 기업들이 설립되면서 생겨난 과당경쟁이다. 지나친 경쟁과 함께 살아남겠다는 생존본능으로 인해 마진율이 대폭 축소되어 기업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안경사가 개원을 위해 광학기기와 관련 상담할 시 3∼4개 업체는 기본으로 견적을 받아보는 관계로 서로간의 눈치경쟁이 발생, 마진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이런 식의 경쟁이 지속되면 결국 모두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기기업계는 결국 새로운 질서재편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역시 최근의 흐름이 1, 2위 또는 선두그룹만이 살아남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에, 기기업계는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을 치루게 될 것이다. 결국 살아남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yousn1@fneyefocus.com|유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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