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도-소매 모두 '윈윈'하는 전시회돼야 - 손진영
개최지역 보다 개최목적·필연성 따져봐야 - 곽순호
봄·가을-해마다 번갈아 개최도 좋은 방안 - 김숙희
통합전제보다 각각의 특징 살리는게 중요 - 엄정희
공동의 목표 지향·지속적 만남-토의 갖자 - 김영필

지난 ‘5월 31일은 안경업계의 오랜 숙제 중 하나인 안경대전과 디옵스의 통합을 처음으로 수면 위로 부상시켜 고질적 상처인 고름을 제거해내고 싱싱한 새살을 돋게 함으로써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는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fn아이포커스가 주관하여 진행된 이번 디옵스-안경대전 통합 대토론회는 안경업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지난 5월 31일 오후 4시 서울역사 ktx 4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참석자들의 면면만으로도 회의실을 압도했다.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 회장과 손진영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장, 곽순호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해 김숙희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 회장, 엄정희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 의장 및 김영필 대한안경사협회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하여 약 2시간에 걸쳐 두 전시회의 통합을 이뤄내 안경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백가쟁명 식의 난상토론을 벌였기 때문이다. 원래 참석이 예정됐던 정영환 한국안경렌즈제조협회 회장은 해외출장 관계로 불참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자는 그간 두 조직위원회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통합과 관련된 협상과 조정에 전력을 기울인 본지(fn아이포커스)의 강민구 편집국장이 맡아서 진행했으며, 대안협과 지원센터의 실무진이 참가하여 토론회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강민구 편집국장은 토론에 앞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경의 마음으로 토론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인 토의 안건을 상정하여 토론에 들어갔다. 먼저 참석자가 차례대로 기조발언을 했다.
첫 기조발언에 나선 이정배 협회장은 오늘 토론회와 관련 “당장 이 자리에서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안경산업 발전을 위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다. 한국에서 두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 지원센터는 전문가 단체의 지원없이는 전시회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전시회를 하나로 합쳐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곽순호 이사장은 “전시회의 개최목적과 필연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전시회를 반드시 서울에서만 해야 한다는 의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대구의 안경테업체는 정부에서 보호 육성받는 기업임을 인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숙희 회장은 “디옵스는 국책사업이라는 특성이 있고, 안경대전 역시 나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서로 우리가 타당하다고 강조하면 안된다. 우선 두 전시회를 함께 해나가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 올해는 디옵스가, 내년에는 안경대전이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물리적으로 힘들다면 봄과 가을로 나눠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며 나름의 방안을 피력했다.
엄정희 의장은 “서로 윈-윈 하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로 상생을 통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슬기롭게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완전 통합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디옵스와 안경대전의 현황 순서에서 손진영 센터장은 “디옵스가 작년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전시회 중 전국에서 1등을 차지했다. 오늘은 협회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수용하고자 참석했다. 이태리, 프랑스, 일본 등 세계적인 전시회도 한 곳에서 전시회를 한다. 좁은 한국 땅에서 두 번의 전시회는 안경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안경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통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배 협회장은 “손진영 센터장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고객이 편리한 곳, 찾기 쉬운 곳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통합을 위한 큰 틀은 첫째 외국바이어의 접근성, 둘째 조직위와 참가업체가 상호 이익을 보는 것, 셋째 참가율이 높고 다양한 제품전시 등 볼거리가 많을 것, 넷째 외국인들이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것, 다섯째 국가브랜드와 접목하여 국제안경광학전시회로 성장시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구체적인 통합방안과 관련된 토의에서 곽순호 이사장은 “개별적 방안 등은 이전부터 오고갔던 이야기이니 이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진전방안을 생각해 보자. 안경사와 업체가 능동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숙희 회장은 “우리나라는 특색이 없다. 그 지역의 특색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하듯이, 지방의 특화사업으로 디옵스가 필요하다고 본다. 협회의 지원을 기대한다. 서로가 협력하여 안경시장의 파이를 키우면 된다. 하나로 뭉치면 제조업체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정희 의장은 “반드시 통합을 해야한다는 전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서로간의 특성을 살리는 방안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김영필 수석부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서로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시회 통합과 관련 미래를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된다.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통합의 기반을 닦자”고 밝혔다.
한편 이정배 협회장은 “잔치집에 사람이 없으면 이상하듯이, 전시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접근성과 효율성, 편리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안경대전, 디옵스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안경산업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디옵스의 한계로 인해 힘들다면 소비의 주체인 협회가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지원센터에서 사전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와 관련 손진영 센터장은 “대구는 안경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로 특화되었으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의 특성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며,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우선 양측의 실무팀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정된 결론을 바탕으로 토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먼저 통합하여 대구에서 하되, 미래에는 서울에서 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처럼 백가쟁명 식의 난상토론은 2시간여 지속되었으며, 그 결과 전시회 통합이 꼭 필요하다는 총론에는 모두가 동의하였다. 그러나 통합을 위한 전제조건과 지역 등 각론에는 이견을 보였으나, 실무팀협의체를 구성하여 이 곳에서 조율과 조정과정을 거쳐 좋은 방안을 마련한 후 심도있는 토론을 통해 통합의 발판을 다지자는 합의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후 참석자들은 한식당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찬을 즐기며, 안경산업의 미래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결의를 밝히는 등 안경업계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yousn1@fneyefocus.com|유승남 기자
유승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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