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안경’ vs ‘구본무 안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룹 회장의 이름을 내건 ‘3차원(3d) tv용 안경 전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세계 최초로 3d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하면서 첨단 3d 안경을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도 25일 3d led tv와 함께 독자적인 3d 안경을 공개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

3d 안경은 3d tv 경쟁의 승부처란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3d 안경 개발에 매달린 이유다.


공교롭게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이 3d 안경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이건희 안경’과 ‘구본무 안경’이란 별칭까지 붙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3d tv사업부가 3d 안경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래 ‘이건희 안경’은 이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전시된 3d 안경을 착용하면서 유래됐다. 당시 이 회장은 자신이 착용했던 3d 안경 시제품에 대해 무게와 안경다리, 코받침 등을 개선토록 지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안경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붓는 등 3d 안경 개발에 한층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탄생한 ‘이건희 안경’의 가격은 공식 출고가 기준으로 배터리식 15만원, 충전식 20만원선이다. 배터리식 안경은 안경 테두리 속에 장착된 소형 배터리를 교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3d 안경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50시간. 충전식의 경우 범용직렬버스(usb)를 통해 충전하는 3d 안경이다. 충전식은 3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무게가 30g에 불과다. 이는 종전 3d용 안경 무게의 40% 수준이란 것. 이 제품은 성인용과 아동용으로 구분해 출시한 것도 특징이다.

‘구본무 안경’은 지난 10일 lg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전자의 3d 안경으로 영상을 시청하면서 유래됐다. 이날 구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lg전자는 무게가 가볍고 안경테도 얇은 3d 안경을 내놨다. 일명 ‘구본무 안경’이 탄생한 것. ‘구본무 안경’은 1년여에 걸쳐 3d 안경 전문 개발 프로젝트팀을 가동하면서 공을 들인 역작이다. 이 제품은 작동을 위해 ‘온(on)’ 버튼만 구현하면 된다. 가급적 작동을 단순화해 불필요한 방전 등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조치다. 무게도 40g에 불과하다. 충전방식을 적용해 40시간 연속 시청이 가능하다. 이 제품의 적용 거리도 최장 7m 거리에서 3d tv와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2만원.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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