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 직장인 k씨는 평소 눈이 침침한데다 오랜 시간 책을 볼 수가 없어 안과를 찾았다.

k씨는 젊어서 근시가 있었지만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후 시력이 좋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책을 오래 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데다 두통이 생기는 등의 증세가 생긴 것이다. 검사 결과 백내장 초기이며 노안이 오기 시작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k씨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수술 후 근거리가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착용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걱정이 됐다.

눈은 사진기의 구조와 원리가 거의 비슷하다. 그 중에서 눈 속의 수정체는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된다. 사진기의 렌즈가 더러워지면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처럼 우리 눈의 수정체에도 혼탁이 생기면 눈 속으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해 물체가 흐리게 보인다. 이 질환이 백내장이다.

백내장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일단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많으나 그 외에 약물이나 감염, 외상에 의해서도 생길수 있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예전에는 백내장을 수술하면 수술 후 가까운 거리를 보기 위해 돋보기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안 교정용 인공수정체 출시로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즉 수술 후 원거리의 시력 회복은 물론이고 근거리의 시력도 개선돼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신문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백내장 굴절 수술학회(imacrs2009)에서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교정하는 세 가지 인공 수정체의 성적을 비교, 발표한 바 있다. 세 가지 인공수정체가 모두 좋은 성적을 보였으나 특히 최근에 나온 ‘restor+3 비구면 렌즈’의 경우 근거리는 물론 컴퓨터를 사용하는 중간 거리에서도 동시에 좋은 시력을 보였다.

하지만 최신 노안 교정 렌즈 시술의 경우 과거에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존 인공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노안 교정 렌즈로 교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다. 노안 교정 렌즈가 모두에게 다 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눈의 상태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은 후에 시술해야 한다. 또 수술 후 일시적인 안압의 상승이 나타날수 있고 염증이 나타날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수술후 야간에 불빛번짐이 나타나 운전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 후 초기에는 밤운전을 삼가는 것이 좋다.

/연세아이센터안과 원장 donghlee64@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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