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경 업계는 어느 산업보다 붙임이 심하다. 업계의 높은 벽을 넘기도 힘들지만 발을 들여 놓는다 해도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20여명의 결코 많지 않은 직원으로 23년이란 시간을 한 결 같이 이어오고 있는 로덴코리아의 역사가 더욱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fn아이포커스 창간 특별 인터뷰에서 만난 강무섭 로덴코리아 대표는 ‘사람’을 그 원동력으로 꼽았다. “어떤 일이든 결과적으로 사람이 한다”고 말문을 연 강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모든 업무는 내 가족이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경영 방침에도 이는 그대로 녹아있다. 로덴코리아 제품은 도매 시장이나 인터넷 등에서 구하기 힘든 것으로 업계 내 명성이 높다. 강 대표는 “우리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안경사들이 온전한 이득을 보고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방법”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강 대표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경 업계 전반에 대해서 ‘좌절 보다는 희망’의 불씨를 이야기 했다.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좀 더 전문성을 기르고 내실을 다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로덴코리아의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면.
1988년 대흥정밀과학으로 출발, 오직 로덴스톡 제품만을 취급하고 있다. 프레임와 선글라스로 시작, 렌즈와 렌즈 측정 장치까지 다루고 있다. 한 개별 기업이 10년을 생존하기가 힘든데 많은 안경사들의 사랑 속에 발전해왔다. 1994년 로덴코리아로 법인을 바꾸고 2000년부터 렌즈 비즈니스를 시작, 크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로덴스톡사는 1877년 설립, 여러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회사로 독일에선 안경렌즈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 렌즈, 안경테분야에 있어서 로덴코리아만의 장점과 경영 노하우는.
안경은 이제 눈이 나쁜 사람만 쓰는 것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로덴스톡은 과거에는 기능성 위주였지만 시대 트렌드에 맞춰 패션과 럭셔리를 갖춰 올해부터 모든 제품을 이에 맞추고 있다. 물론 제품만이 기업을 살리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조지 알마니처럼 좋은 제품, 명품을 갖고 있는 회사도 부도가 난 바 있고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결과적으로 사람이 중요하다. 내부적인 인간관계 뿐 아니라 대외적인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로덴코리아는 매주 월요일 직원 교육을 하고 있다. “가족과 같은 개념으로 모든 업무에 임하자”라는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 국내 생산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독일에서의 수입 공급체제와 비교한다면
2005년부터 로덴스톡렌즈 progressive si 1.5, progressive life 2 1.6, progressive life xs 1.6 제품의 국내 생산을 시작하였고 2006년엔 로덴스톡렌즈 progressiv si 1.6, 단초점 perfalit 1.6, progressiv life xs 1.5 의 국내 생산에 돌입했다. 렌즈 분야의 경우 일반 보급 제품은 국내서 생산하고 있다. 배달이나 가격 등 서비스면에서 소비자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고가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설이나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는 프리미엄급 제품은 독일에서 공급받고 있다. 물론 독일에서 들여온다고 해도 공급시간은 최대한 단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 주요 타깃층은
솔직히 말하자면 로덴스톡은 ‘올드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많은 국회의원들이 우리 브랜드를 착용했다. 물론 많은 명품 브랜드의 출현으로 당시의 명성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여전히 선호도나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포르쉐의 경우 20대는 물론 30∼40대 그리고 그 이상까지도 좋아한다. 다만 인기에 비해 가격적으로 높은 만큼 크게 접근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회사 트렌드는 남성 제품이 주다. 새로 론칭하는 벤츠도 남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여성용 브랜드 두 개 정도를 론칭 할 예정이다.

- 로덴코리아 제품은 도매시장이나 인터넷에서는 구하기가 힘든데.
렌즈 분야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안경사를 주 고객으로 하고 있다. 시장에 덤핑이나 인터넷을 취급하는 업체에는 절대 공급하고 있지 않다. 안경사들이 제대로 이익을 볼 수 있고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영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안경 산업의 전망은.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부정적인 부분이 많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력의 과다 공급이 문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안경 학과는 장기적으로 업계 발전에 걸림돌이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업이든 현재보다는 미래를 봐야 한다. 안경 산업도 전문성을 더욱 높인다면 분명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시대에 맞춘 마케팅과 노력이 경주된다면 희망은 있다.

- 로덴코리아의 미래 비전은
기업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 최우선이다. 소비자들에게 경제적인 가격으로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회사의 규모도 키워나갈 것이다. 새로운 아이템의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소비자에게 더욱 다가갈 생각이다. 모두가 놀랄 획기적인 렌즈와 프레임을 출시할 예정이고 맞춤 렌즈를 측정하는 기계도 아주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물론 사회공헌도 더욱 늘려나갈 생각이다.

- 올 해 목표는
렌즈 분야의 경우 기존의 회사 브랜드가 아니라 명품 브랜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제작은 로덴스톡에서 하지만 브랜드는 ‘포르쉐 렌즈’라던가 하는 식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다. 프레임도 같은 형식으로 독일의 유명 최상위 남성 제품인 ‘발디사린’과 ‘메르세데스 벤츠’ 신제품이 하반기부터는 출시될 예정이다.

- 전국의 안경사에 하고 싶은 말은
20년 넘게 우리와 거래한 안경사가 많다. 이렇게 지면을 빌려 인사드리는 것이 죄송스럽다. 장기간 로덴코리아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항상 초심으로 고객분들을 섬기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 fn아이포커스에 바라고 싶은 점은
규모가 있고 조직화 되어 있는 언론 기관이 안경 관련 신문을 창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업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안경 산업을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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