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제임스딘 안경, 조니뎁 안경 등으로 회자되고 있는 빈티지 안경의 오리지널 브랜드는 사실 이름도 생소한 타트 옵티컬(tart optical) 이다. 타트 옵티컬은 1950년대 미국에서 주류를 이루던 안경회사의 브랜드로 당시 정통 헐리웃 스타일의 트렌드 프레임을 생산했었다. 60년이 지난 지금 리얼 빈티지 안경으로 다시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타트 옵티컬의 일본 생산 현장을 가보았다.
타트 옵티컬의 f.d.r 모델 3단가시메 형식으로 최고의 품질을 보여주는 모델.
#복원의 절대 조건 셀룰로이드 시트
타트 옵티컬 셀룰로이드 시트 샘플사진으로 맨 왼쪽의 시트가 amber 컬러의 오리지널 시트이다.
타트 옵티컬이 활발한 안경생산을 시작하던 시기는 1950년대로 추정. 당시만 해도 아세테이트 소재가 생소했던지라 타트 옵티컬 프레임은 전 모델이 셀룰로이드로 제작되었다. (셀룰로이드 안경은 열에 약한탓에 현재는 유럽등에 원칙적으로 판매가 금지되어있다.)
일본안경의 97%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안경의 메카 후쿠이현에서도 역시 아세테이트 시트가 개발되고 나서는 셀룰로이드 소재 안경은 조금씩 쇠퇴하여 현재는 일부 브랜드에서 소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조니뎁이 즐겨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arnel 모델의 amber 컬러의 셀룰로이드 시트의 경우 현재 일본에서도 한곳에서만 공급을 하고 있다. 거기에 별로 수요가 없다 보니 항상 재고를 놓고 몇개의 회사에서 선점 양상이 일어나 항상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색상으로 아세테이트 시트가 존재하지만 amber 특유의 pine(후쿠이 장인들은 amber 색상의 시트를 파인이라고 부른다)의 은은함과 깊이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레트로 바람으로 셀룰로이드 소재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프레임은 아세테이트 소재가 압도적인 비율로 사용 되어지고 있다. 타트 옵티컬 역시 bryan, count down 등의 모델에는 아세테이트 시트를 사용하고 있다. 타트 옵티컬 arnel 모델 복원은 소위 3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필요로 한다는 오리지널 셀룰로이드 시트의 확보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장인의 고집은 품질로 말한다
장인의 상징 츄리닝(트레이닝복)을 입고 tart arnel의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통상 셀룰로이드 프레임은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장인들의 손에 의해 소량 생산이 이루어진다. 타트 옵티컬 역시 장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어서 월200장 정도가 맥시멈이라 하겠다.
타트 옵티컬을 생산하는 곳은 공장이라기 보다는 집 한켠에 창고를 만들어 놓은 가내 수공업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십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기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지만 이런 기계들이 정말 작동을 하는지 또 이 기계들로 안경을 만들고 있는지 의심 아닌 의심을 갖게 해주는 분위기가 싫지는 않았다. 70대를 넘긴 노인은 퉁명스럽게 필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50년간 몸에 베인 노련한 손놀림으로 타트 옵티컬을 만들고 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안경이 조니뎁이 즐겨쓰던 안경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노인은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가끔씩 장인의 부인이 일을 거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혼자서 일을 하다 보니 집안의 경조사라도 생기면 2~3일 공장을 비우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거기다 나이가 있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기도 하고 며칠 병원신세를 지기도 한다고 한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장인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편하고 쉬운 상대가 아닐수도 있겠다. 하지만 타트 옵티컬 일본 복원판은 최고의 기술과 품질로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다. 장인은 결국 품질로 말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타트 옵티컬의 복원이라는 중요한 비즈니스가 이 장인에게 맡겨진 것일 것이다.
#메이드 인 재팬 타트 옵티컬 중국생산의 타트 옵티컬을 인터넷으로만 판매해오던 미국의 회사가 2011년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대만 에이전시 등을 앞세워 작년부터 일본에서 생산한다고 발표하였다. 필자가 이 지면에서 소개하는 타트 옵티컬은 이 대만회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대만회사의 말이 맞다면 현재 후쿠이현에서 타트 옵티컬이 두회사에 의해 각각 생산되고 있다는 말인데 셀룰로이드 시트, 프론트의 다이아몬드 장석(장석 금형을 파는곳도 후쿠이현에서는 한곳이다)등의 상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모델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면 좁디 좁은 후쿠이현에 금방 소문이 날 것이다. 필자는 타트 옵티컬 복원이 시작되고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런 비슷한 얘기를 한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타트 옵티컬 메이드 인 재팬은 유일한 통로로 한국의 비숍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상표권 등록과 권리 문제로 시끄러울수도 있겠으나 타트 옵티컬을 복원하여 정확하게 100%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만 타트와는 완전한 차이점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그동안 조니뎁 안경으로 알려진 arnel 모델은 많은 브랜드에서 레플리카 모델을 선보였고 상당한 반응을 보여왔었다. 조니뎁 안경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타트 옵티컬이 등장하면서 빈티지 안경의 판도는 새로운 양상이 시작되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