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한 패스트패션 의류 매장. 최근 안경 역시 빠른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단종을 시켜 재고수량을 줄이는 패스트패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최신 유행 스타일 반영 인기

지난해 명동의 H&M 매장. 한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제작된 한정의류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을 샜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지금도 명동, 신사동에 위치한 H&M, 자라, 포에버21과 같은 SPA브랜드의 매장에는 항상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이 같은 SPA브랜드 매장의 쇼핑객들은 마치 빨래를 걷듯 옷걸이에서 옷을 척척 골라, 한쪽 팔에 걸쳐 놓고 돌아다니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이와 함께 SPA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속도를 꼽기도 한다. 일반 패션 브랜드들이 시즌별로 신상품들을 내놓는다면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2주일 단위로 신상품이 쏟아지기도 한다. 지난달 방문했던 고객이 똑같은 옷을 사려고 다시 매장을 방문해도 같은 옷을 살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심지어 명품보다 희소성이 높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프리미엄을 붙여 재판매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특히 자라와 H&M은 도요타 생산 방식인 저스트 인 타임(재고를 최소하하기 위해 입하된 재료를 바로 제품 생산에 투입하는 상품 관리) 방식을 적극 채택했다. 또 소수의 스타 디자이너 대신 200~300명의 일반 디자이너를 고용해 대량 디자인 체제를 만들었다. 또 중국과 인도 등 전세계에 걸쳐 임금이 싼 곳에서 제품을 생산하지만, 자체 유통망을 통해 생산과 판매, 배달 기능을 수직적으로 통합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것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패스트패션 매장은 국내 패션업계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으며 이어 지난해 제일모직에서는 이같은 SPA 매장 8SECONDS를 오픈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현상은 안경테 업계에도 불고 있다.

자라, H&M과 같은 직접 제조, 유통을 하는 SPA 방식은 아니지만 국내 디자이너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등지에서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경우 유통 마진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안경원을 통해 유통을 하고 있질 않고 있다. 직접 쇼룸과 판매점을 만들거나, 일부 의류편집매장,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직접 유통을 함으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해 고객 충성도도 높이고 있다. 심지어 한 의류브랜드는 직접 국내 공장과 연결해 아이웨어를 생산하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 패션업계에서 붐이 일었던 패스트패션은 안경도 패션아이템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빠른 시일내에 안경계 전반으로 퍼질 것이다. 패스트 패션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기본으로 한다"며 "다양한 아이템을 조금만, 그러나 빨리 만들어 빠르게 회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유행 스타일의 아이웨어를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업체로서는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말이다.

한편 한 안경원 관계자는 "패션 SPA 브랜드와 같은 패스트패션 안경테가 들어오면서 국내 안경원의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시기일수록 안경원은 검안과 같은 소비자의 눈 건강에 초점을 맞추어 의류매장과는 차별화되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paperstory@fneyefocus.com 문성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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