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톤이 꼽은 색깔은 '에메랄드 그린'. 팬톤 컬러연구소의 리애트리스 아이스맨 소장은 지난달 뉴욕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그린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특히 에메랄드가 2013년 패션 기업 뿐 아니라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선도적 색깔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팬톤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는 단순한 예언이 아닌 패션 산업, 인테리어 등 다양한 디자인 산업에서 진행된 조사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팬톤의 이사진과 고객들로 이루어진 컬러 위원회는 광범위한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의 컬러를 결정 하고 컬러 스와치 판매 및 교육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디자인 분야의 상품들이 올해의 컬러라는 옷을 입고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에메랄드 컬러는 2011년 가을부터 런웨이와 레드카펫에서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2년 가을 구찌, 랑방, 겐조의 런웨이에 성공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에메랄드 색상에 대한 제품 출시는 패션, 뷰티 산업에서 멈추지 않고 각종 디자인 분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식기, 가구, 심지어 자동차까지 그 영역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르쿠르제의 주방용품, 워터포드(Waterford)의 글라스 제품의 2013년 메인컬러로 에메랄드 컬러를 사용했으며 프랑스의 유명 페인트 브랜드 톨렌스(Tollens)가 새롭게 상품화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위블로(Hublot) 시계까지 등장하여 그 영향력을 확장했다. GM사는 지난해 가을 '흔치 않은 녹색'이란 이름의 그린 컬러를 입은 쉐보레 카마로 ZL1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의 노루페인트 역시 2013년 팬톤에서 선정한 올해의 컬러에 맞춰 사무실 벽을 모두 에메랄드 색으로 칠했다는 일화도 있다.
한편 아이웨어 부문에서는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가 에메랄드 컬러의 렌즈를 사용한 선글라스를 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패션넷코리아 관계자는 "에메랄드 컬러는 한동안 주목을 받지 못해 왔던 만큼 더 눈에 띄는 컬러가 될 것"이라며 "2013년 봄 거리를 물들일 에메랄드 무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포인트 컬러로 사용되던 그린을 코트 등의 아우터로 입는 게 부담스럽다면 우리 몸을 감싸는 작은 부분부터 시도 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톤 컬러연구소의 리애트리스 아이스맨 소장은 "에메랄드는 균형잡힌 색깔(balanced color)"이라고 지적한 그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뿐더러 자연친화적이어서 내년 크게 유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에메랄드는 성장과 치유, 일치와 부활을 상징한다"며 "블랙과 블루, 심지어 노란색과도 조화를 이뤄 앞으로 주방기기에서도 에메랄드 색깔이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팬톤은 색채표준을 제시하는 컬러북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이다.
팬톤이 지정한 색상은 산업 디자인의 표준이 되고 있으며 매년 유행할 색채를 선정, 발표해 기업의 관심을 끌고 있다.
paperstory@fneyefocus.com 문성인기자
문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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