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많은 제품들의 경우 불편함이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a/s는 말 그대로 판매 후 수리나 부품교환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무상 서비스를 말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a/s 기한을 명시한 약관이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안경원의 a/s 서비스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 실질적으로 안경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서비스는 고객이 원한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경원, 혹은 안경사 임의 서비스로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어떠한 규정이나 약관 없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는 전적으로 안경사 의지에 따라 진행될 수도 있고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경원 경우,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기 위해 크게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제품을 사용한 기간에 상관없이 수리비를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안경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무상 a/s를 요청하고 있다. 이미 관례화한 무상 수리 요청에 대다수 안경원에서는 안경테 제조업체로 제품을 보내 처리해주고 있다. 제조·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수리요청 제품 때문에 업무부담 증가, 비용발생 등의 문제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역 유통매장의 한 관계자는 “매주 전국 각 거래처에서 올라오는 a/s 의뢰 안경테 때문에 본사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a/s를 의뢰하는 안경원들도 수시로 들어오는 안경테 수리요청에 골머리를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수년 전 안경을 맞춘 고객들도 자신의 과실로 파손된 제품을 들고 와 막무가내 수리를 맡기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서울 동작구에서 근무하는 한 안경사는 “테 수리를 맡기는 고객의 파일을 검색하면 언제, 어떤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했는지 알 수 있지만 테의 종류까지 정확하게 데이터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간혹 “다른 곳에서 구입한 테를 들고 와 수리를 요청하는 고객도 있지만 서비스차원에서 처리해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안경 수리는 무조건 공짜로 해준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안경을 맞출 때 검안과 조제·가공비를 별도로 내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잘못으로 파손된 안경도 비용 지불 없이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서 테 수리 요청도 증가, 가뜩이나 불황에 어려움을 겪는 안경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후처리도 어렵고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a/s도 ‘공짜’라는 인식이 때문에 쉽게 소비자에게 관련 비용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안경원에서는 a/s 경우 안경테를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 소비자에게 대부분 무상으로 해준다. 그러나 장기간 시일이 지나고, 제품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 과실이 분명한데 무상 처리를 주문할 때는 난감한 입장이다.
안경업계는 a/s 서비스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먼저 안경업계 전체의 입장을 모아 각 품목별 a/s 기한 기준표를 마련, 모든 안경원 및 제조·유통업체가 공유해야 한다. 또한 현재 비공식적으로 각 안경원에서 적용하는 품목별, 파손부위별 수리비용 요청 기준도 통일되지 않아 소비자 인식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업체에서도 자신들의 제품들을 소비자가 믿고 쓸 수 있는 a/s 체계를 확립해 나갈 때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명문화 된 안경테 a/s 기한과 비용기준은 안경원과 소비자 분쟁을 막아주는 한편, a/s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한 안경 재구매 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다. 안경원은 소비자에게 안경테 수리에 대한 정당한 수리비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고, ‘공짜’라는 개념의 소비자들 마인드를 전환시킬 때 안경업계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방적인 소비자 배려 차원의 무상 수리 서비스는 안경원과 제조·유통업체를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다.
kbsin@fneyefocus.com|신경범 기자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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