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 안경디자인학과, 삼성 3d tv전용안경 디자인 개발

전국 유일의 안경디자인학과, 안경업계 인력 요청 쇄도


안경은 시력보호가 주된 목적이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패션으로서의 기능도 갖추고 있는 기능성 제품으로도 7각광을 받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페라가모, 베르사체, 캘빈클라인 등 세계의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 중에서 안경을 출시하지 않는 브랜드는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 중하나다. 멋쟁이들이 값비싼 유명브랜드에 거액을 투자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지만 안경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안경의 패션성이 강조되면서 안경 산업 역시 매력적인 업종으로 거듭나고 있다. 광학적 기술에 디자이너의 패션성이 더해지면서 여타의 굴뚝산업과는 달리 지식과 정보를 근간으로 하는 부가가치가 아주 큰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안경사 인력은 50여개 대학 안경광학과에서 매년 2,000여명에 가까운 안경사 면허취득자가 배출되어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다. 그리고 안경제조업 역시 고가품은 유럽 등 유명 브랜드에 밀리는 실정이고, 저가품은 중국 등 동남아 국가와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는 위기를 맡고 있다. 이런 레드오션 산업으로 치닫고 있는 안경산업을 블루오션 산업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안경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안경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한 안경사나 기업체에서는 본인이 직접 안경디자인학과에 진학하여 수학하거나 가족을 입학시켜 안경디자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면서 안경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미리 예측한 대구보건대학은 2003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안경디자인학과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대학은 1984년 전국에서 최초로 안경광학과를 설립하여 안경산업의 밑바탕인 안경사를 배출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였고, 이를 계기로 전국에 안경광학과가 파생적으로 설립된 원조라는 보이지 않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인연을 계기로 대구보건대는 안경산업이나 안경사와의 끊을 수 없는 끈끈 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보건대 안경디자인학과의 인기는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최고점을 치닫고 있다. 학과장인 장준영 교수는 “해가 갈수록 업계의 구인난이 커지고 있어 ‘졸업생을 꼭 좀 보내 달라’는 안경업계의 요청이 늘어가고 있지만 보내 줄 학생이 없어서 교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어려운 점을 토로하는 한편, “안경디자인과 학생들은 2학년이 되면 여러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경험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장준영 교수에 의하면 요즈음과 같이 안경디자인 인력부족 추세는 앞으로 약 5∼6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안경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하기에는 지금이 최적기인 셈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대구보건대 안경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최신식 안경디자인 전용 프로그램을 배우고, 손수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자부심을 키워가고, 손수 만든 작품은 전시회를 통해서 세상에 알리는 디자이너의 당당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취업률 100%의 국내 유일한 안경디자인학과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도 어느 때 보다 뜨겁다. 2010년 대구 소재 30개 안경업체에서는 3,000만원의 장학금을 조성하여 안경디자인학과에 입학하는 학생 전원에게 장학혜택을 주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장준영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 안경산업은 대구보건대학 안경디자인학과 출신들에 의해 주도될 것’임을 확신하고, “안정된 직업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세상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직업은 세상의 거울이고, 산업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유행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안경디자이너와 같은 블루오션을 선택하는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구보건대 안경디자인학과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삼성 3d tv용 입체안경을 디자인하고 제품으로 출시되면서부터이다.

삼성 3d 안경은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전시장을 방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3d안경을 시험착용한 이건희 회장의 모습에서 비롯되어 `이건희 안경`으로 불리는 특수를 누렸던 것이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착용했던 3d 안경의 시제품에 대해 무게를 더 줄일 것과 코받침과 안경다리를 더 편하게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이 지적이 반영돼 최근에 출시한 제품이 삼성 3d 안경이다.

학과장을 맡고 있는 장준영 교수는 “자신을 비롯한 동료교수와 제자들이 함께 디자인하고 삼성전자가 만든 3d 안경이 상품으로 출시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는 말로 감회를 밝혔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제품화 과정을 지켜본 대구보건대 안경디자인학과에서는 교수와 재학생, 외부전문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으로 삼성의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켰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kkeehyuk@fneyefocus.com|권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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