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광학과 5개교 포함
"인기 학과를…" 반발
지난 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자금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30개 대학 명단을 전격 발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름이 공개된 대학들은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힌 것이나 다름없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 여기에 명단 공개 의도는 '대출 제한'보다는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교과부 측은 “이번 발표는 부실대학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와 관련한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8월 23일 이주호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출제한) 대학의 명단 공개가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부실대학 구조조정과 별개라고 할 수 없다.

이번 발표는 교과부가 전국 345개 대학을 대상으로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등을 평가해 하위 10% 대학을 선정해 b, c등급으로 나눴다. b등급 대학의 신입생은 등록금의 70%까지, c등급은 3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제한대출그룹에는 광신대ㆍ남부대ㆍ대구예술대ㆍ대구외국어대ㆍ대신대ㆍ루터대ㆍ서남대ㆍ성민대ㆍ수원가톨릭대ㆍ영동대ㆍ초당대ㆍ한려대ㆍ한북대 등 4년제 13개교, 극동정보대ㆍ김해대ㆍ대구공업대ㆍ동우대ㆍ문경대ㆍ백제예술대ㆍ부산경상대ㆍ상지영서대ㆍ서라벌대ㆍ영남외국어대ㆍ주성대 등 전문대 11개교가 속했다. 최소대출그룹에는 건동대ㆍ탐라대 등 4년제 2곳과 경북과학대ㆍ벽성대ㆍ부산예술대ㆍ제주산업정보대 등 전문대 4개교가 포함됐다.
이중 안경광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제한대출그룹에 4년제인 초당대학교, 전문대인 극동정보대, 김해대, 대구공업대가 포함됐고 최소대출 그룹에 전문대인 경북과학대가 속해있다.
해당 학교들은 "지나간 자료로 발목을 잡는다" "특성화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잣대를 들이댔다"며 기준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해대학 편금식 총장은 "이번 선정 기준은 08년 자료를 토대로 한 것으로 05년 개교 첫 해 취업률이 34%에 불과했지만 08년 67%, 09년 92%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불합리한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대학들과 연대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발표에 대해 비난이 만만치 않다. 해당 대학 신입생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 재학생들도 '부실대학'에서 교육 받은 '부실 인력'이라는 '낙인'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학 경영에 아무 책임이 없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되었고 또 졸업생들의 경우도 그렇다. 같은 안경사라도 부실대학을 나온 부실졸업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여러 학제 출신들이 섞여있는 안경사들의 경우 출신학교의 부실학교 발표로 그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취업이 잘되는 인기학과인 안경광학과, 치기공학과 등을 신설하거나 신생학교 설립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교과부 역시 이번 발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해당 학교들의 ‘소송불사’ 입장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등 민간사회단체들의 ‘학생·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예산정책, 교육내실화를 기하는 정책을 먼저 준비하라’는 질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대학들의 항의를 감안해 다음달 최신 자료를 토대로 다시 한번 대상 대학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힌 30개교와 오는 10월 수정발표에 포함될 학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jdw@fneyefocus.com 전동우 기자
전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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