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윤정 스튜디오 오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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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오겐(대표이사 강윤정)은 일본 클래식 아이웨어 브랜드 그리피(GRRIFFI)를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이다. 그리피는 독특한 스타일의 안경으로 국내외 다수의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스튜디오 오겐의 기획으로 진행된 배우 정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입지를 더욱 단단히 했다.


-안경 산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교 때 특이한 안경을 판매하는 안경원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 그때부터 안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안경원에 자주 찾아갔다. 하지만 그것을 직업으로 고민했던 것은 아니다. 관광경영을 전공하며, 아르바이트로 제주 방송의 리포터를 했다. 당시 제주 지역방송에 내가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들 나를 찾아주었다(웃음). 너무도 당연하게 방송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노력했다. 그런데 막상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확고했던 꿈이 좌절되니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일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서울에서 직장도 얻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도 단골 안경원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장님은 살짝 당황스럽게 내게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말하셨다. 그리고 나는 더 당황스럽게 그러겠다고 대답했다(웃음).


-갑작스러운 제안에 흔쾌히 승낙한 이유는 무엇인가.

△서로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항상 사람을 배려하는 사장님의 모습을 보며 "저분과 일하는 직원들은 정말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또 안경을 보는 코드도 비슷했다. 당시 제주의 어느 안경원을 가도 색깔은 은색과 검은색, 모양은 동그란 것과 네모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사장님이 운영하는 매장은 달랐다. 다양한 컬러와 특이한 안경이 즐비했다. 그런 안경원을 오가며 차마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저런 안경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들이 모아져서 당시 그런 결정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안경원에서 막상 일을 해보니 안경사가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30살의 나이에 안경학과를 졸업하게 되었다.


-그리피와의 인연을 어떻게 닿게 되었는가.

△좋은 토양의 안경원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꿈을 키웠다. 이후 안경 체인점, 수입 안경 유통업체, 안경 디자인 등 안경과 관련된 일을 했다. 또 이전부터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안경이 업이 된 이후부터 안경을 쫓아 세계를 다녔다. 마치 사람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국내외 할 것 없이 유명하고 재미있는 안경원은 모조리 찾아다니며 세계지도를 다시 써내려갔다. 그리피는 수입 안경 유통업체에서 근무 할 당시 런칭한 브랜든데, 2012년 내 안경 회사를 준비하던 중 그리피가 힘들다는 소식을 접했다. 애정을 갖고 있던 브랜드였고, 국내시장에는 없는 스타일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리피 일본 사장님을 믿었다. 정말 소박하고 후덕하신 분이다. 콜라보레이션 때문에 일본 공장에 정우와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정우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기해하고 해맑게 반가워했다. 그런 분이다. 그런데 그런 외삼촌 같은 모습의 사람이 안경을 만들 때는 달랐다. 집중한 채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 모습은 장인이라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만든 안경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판단의 기준이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들마다 피부색, 패션스타일, 신분, 성격 등이 다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사람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도 다 다를 것이다. 오겐의 안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유럽 진출을 하고, 기업이 성장하는 그런 큰 꿈도 좋지만 최고의 목표는 오겐의 안경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hdh0323@fneyefocus.com 한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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