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양국 통상장관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한.중 FTA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기술적인 사안을 연내 마무리하고 국회비준을 거쳐 FTA(자유무역협정)를 시행하게 된다.
정부와 경제계는 한.중 FTA를 통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다.
우선 한.중 FTA를 통해 대중 수출 연간 87억불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되며, 대중 수출 458억불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후 관세가 모두 철폐됨에 따라,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대중 수출 활로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됨에 따라 중국 내 주요 경쟁국인 일본, 대만, 미국, 독일 등에 비해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중 특혜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각종 비관세장벽과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에 역점을 둬 우리 수출기업 및 현지 진출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
그렇다면 한.중 FTA가 국내 안경업계에는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이번 FTA 타결이 갖는 의미는 지금껏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의료기기 기준.규격 및 인허가 절차에 높은 진입장벽을 유지했던 중국이 한국에게만 다소간 벽을 허무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안경렌즈나 콘택트렌즈 등 관련 제품의 진입장벽이 해소되고 특혜관세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높여 단기적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약 141억달러로 세계 4위권 규모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의료기기 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 2008년 이후 연평균 22.9% 급성장을 이어가면서 2018년에는 약 404억달러로 세계 2위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중 FTA 타결로 인해 가장 수혜를 품목으로 소프트콘택트렌즈를 꼽고 있다.
소프트콘택트렌즈는 중국에 대한 의료기기 수출품목 가운데 2011년 1위, 2012년 3위, 2013년 2위를 차지하면서 중국 수출 효자 품목이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23억 57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9.8% 상승한 가운데 콘택트렌즈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는 이유는 중국 렌즈 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의료기기 품목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국의 시력보정용렌즈 시장규모는 약 40억 달러 규모다. 2019년까지 연평균 10.5% 성장해 80억 5000만 달러의 세계 2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뉴바이오, 인터로조 등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한 국내 콘택트렌즈업체들은 기대감과 함께 한중 FTA 이후 공격적인 사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경의 경우 최근 중국에 대한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이번 한중 FTA가 중국시장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안경 제품들의 대중 수출은 올 9월까지 누계로 전년 동기대비 0.7% 감소하는 등 감소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지난 2012년 44.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안경의 경우에도 지난해에는 3.3% 감소하면서 중국 수출도 한풀 꺽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중 FTA로 관세 장벽이 없어지고 중국 내 까다로운 진입절차 등 비관세장벽이 완화되면 보다 활발한 수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중국내 한류 열풍 영향으로 연예인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칠 경우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출에서의 이런 긍정적인 기대효과에 반해 관세장벽 철폐로 인해 중국산 저가 안경제품의 국내 유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경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FTA로 인해 그동안 중국시장에 활발히 진출했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산 제품들의 무차별적 국내 유통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향후 세부 사항 조율과 국회비준 등의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발효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부터 수출과 수입 측면 모두에서 안경업계가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