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적인 극사실 인물화의 대가 강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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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화백은 다양한 선글라스, 안경 제품을 즐겨 착용하는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한국 미술의 상징이자 극사실 인물화의 대가로 불리는 강형구 화백을 만났다. 평소 선글라스와 안경 마니아로 알려진 강 화백을 통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선글라스와 안경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안경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안경을 시력이 나빠서 착용하게 된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빨리 하고 싶었던 이유가 선글라스를 끼고 싶었기 때문일 만큼 관심이 많았다.


―선호하는 브랜드나 스타일은.

▲브랜드보다는 제품의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본다. 유명 메이커나 고가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들면 구매한다. 특히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이 눈에 띄면 바로 구매하는 편이다.


―선글라스나 안경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다면.

▲디자인은 당연히 마음에 들면서도 나에게 가장 잘 어울려야 한다. 또한 기능성도 중요하다. 특히 선글라스는 렌즈가 자외선차단이나 눈 보호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눈에 독이 된다. 그래서 테의 디자인만큼 렌즈의 기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제품의 렌즈가 좋지 않다면 따로 렌즈만 다시 구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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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화백이 소지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로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선글라스나 안경 구매 시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눈과 눈썹의 길이도 다르고 얼굴 폭도 다르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얼굴형, 눈과 눈썹의 길이는 물론 이마 넓이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있다.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선글라스와 안경 구매는 주로 어디서 하는 편인가.

▲백화점이나 공항 면세점에서 주로 구매하는 편이다. 거리를 지나가다 눈에 띄는 제품이 있으면 구매하기도 한다. 안경은 안경원에서 구매할 때도 있지만 마음에 드는 테가 있으면 구매해 안경원에서 렌즈를 교체하기도 한다.


―구매 매장을 선택할 때 기준은.

▲최근 유행하는 제품만 진열해 둔 쇼윈도보다 유행이 지났더라도 독특하고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놓은 곳을 주로 방문한다. 오히려 유행을 좇는다는 것은 평범해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유행했던 제품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도 신제품보다 훨씬 개성 있고 사람들 눈에 띄기 때문에 유행을 조금 벗어난 제품이 많은 매장을 선호하게 된다.


―선글라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선글라스는 장소와 때를 맞춰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아무 때나 착용해 예의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선글라스가 권위의 상징으로만 여겨져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선글라스는 옷처럼 예의를 갖출 수 있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경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젊었을 때부터 특이한 패션을 좋아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선글라스에서 렌즈를 한쪽은 빼 착용하고 다니기도 했다. 선글라스는 눈을 다 가리는데 선글라스를 착용하고도 내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하나가 있다면 장발 단속이 있었던 시절에 머리를 잘리기 싫어 선글라스를 끼고 관광지도를 손에 들고 다니며 외국인처럼 보이게 해 경찰들의 단속을 피하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구입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특정 제품보다는 폭이 좁으면서도 특이한 안경을 착용해 보고 싶다. 특히 바람막이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에 관심이 많다.


―선글라스에 주로 매치하는 소품이나 룩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글라스 컬러와 옷의 전체적 컬러는 조화를 이뤄야 한다. 심지어는 헤어 컬러에도 신경쓸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경우 백발 머리를 하고 있는데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머리는 훨씬 더 밝아 보이고 선글라스의 검은 컬러는 더 어두워 보여 강조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명품만 고집해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있으면 오히려 선글라스를 패션 포인트로 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평범한 패션이 된다. 또한 제품 로고가 너무 크게 박혀 드러나 있는 제품은 아무리 명품이라도 촌스러워 보여 지양해야 한다.


―가장 처음 구입한 선글라스는.

▲가장 처음 착용한 선글라스는 아버지가 착용하던 선글라스를 낀 것이 처음이다. 구입한 건 아니지만 선물받았던 선글라스는 샤넬 제품이 가장 처음이었다.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한 점이나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은.

▲아이웨어의 영원한 숙제는 코받침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코받침에 어떠한 기술을 적용시키느냐가 앞으로 중요할 것 같다. 최근에는 일체형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더 밀착되면서도 코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코받침을 쉽게 뺐다 끼울 수 있는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한 브랜드 마크도 탈부착이 가능하면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많은 브랜드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최근에는 '미우미우'라는 브랜드 제품에 관심이 많다. 최근 제품을 새로 구매했는데 미우미우의 오각형 프레임 선글라스다. 독특한 디자인이 많아 자주 착용할 것 같다.


―선글라스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햇빛이 강하면 자주 착용해야 하지만 때와 장소에 맞게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눈주름이 걱정된다거나 눈이 콤플렉스라면 착용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안경이나 선글라스에 대한 소회를 말한다면.

▲안경은 착용하는 기능도 있지만 벗는 기능도 있다. 속마음을 안경으로 감추고 있어도 안경을 벗으면 결국은 다 들킨다. 나는 안경을 쓰든 벗든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내 모습이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선글라스 렌즈를 한 쪽만 빼고 착용하기도 했었다. 선글라스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가 다르다는 이미지는 좋은 이미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선글라스를 착용했다고 해서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말 중에 '색안경을 끼고 본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선글라스를 함께 떠올리게 되는데 무엇인가를 곡해하려 하거나 감추고 싶을 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생각되는 것도 안타깝다.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10년은 젊어 보인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진정한 개성 표출이며 자아 표현의 시작이다.

정리=hyunjii@fneyefocus.com 노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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